“빈곤주민 130명에 월 500달러 조건 없이 지급
“스토리텔링 데이터 취합 2021년 보고서 발표
“기본소득 홍보용 실험일 뿐” 부정적 시각도
젊고 솔직하며 빈곤의 경계선에서 자란 수키 사므라는 어렸을 때 최저임금을 받으며 투잡을 뛰어야 했던 엄마가 있다. 그녀의 엄마는 낮에는 주유소에서, 밤에는 서브웨이에서 일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장애인이었다. 만약 월 500달러 추가수입이 있었다면 가족에게 무엇을 가져다주었을지 그녀는 잘 안다. “나는 5학년과 6학년 상당 시간을 서브웨이에서 보냈다 엄마의 친구가 돼 주기 위해서였다”며 “월 500달러는 엄마가 우리와 저녁에 몇 시간 더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을 의미했을 것”이라고 사므라는 말했다.
올 23살인 사므라는 스탁튼 경제자활 시범프로그램의 책임자이다. 이 프로그램은 보편적 기본소득의 효과를 테스트하기 위한 시험적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1년 반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센트럴밸리의 이 도시 주민 130명에게는 아무런 조건 없이 월 500달러가 제공된다. 취업이나 음주관련 요구 등 어떤 조건도 달려 있지 않다.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투명성을 약속했지만 이 프로그램은 상당히 비밀스럽게 진행된다. 수혜자들의 신원은 기밀이다.
스탁튼에서 일어나게 될 일은 향후 전국적으로 정치적인 토론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예상 밖으로 대선주자들 사이에 뜨거운 이슈가 됐다. 경제적 불안과 소득 불균형이 진보 보수 유권자들 모두를 괴롭히는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 다른 도시들이나 전국적 단위의 기본소득 실시를 위한 로드맵이 될 수 있다.
실리콘밸리 소재 단체인 경제안전 프로젝트의 공동설립자인 나탈리 포스터는 “우리는 거대한 아이디어가 중요해지고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시점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총 310만달러가 소요되는 스탁튼 프로그램 예산 중 100만달러를 제공했다. 포스터는 “스탁튼으로부터 나오는 스토리들은 경제적 불안정이 어떤 것인지, 또 정치적으로 다른 결정을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관해 실제적인 이름과 얼굴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초기단계이지만 거의 모든 민주당 주자들은 기본소득과 배상금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있다. 민주당 선두주자인 캘리포니아 출신 카말라 해리스는 그랜트를 통해 저소득층 소득을 올려주는 ‘생활가능 수입’을 제안하고 있으며 인디앤나의 작은 대학도시 시장인 피트 부티기에도 ‘보편적 기본소득’을 “고려해볼만한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지지도에서 뒤처져 있는 후보인 앤드루 양은 기본소득을 캠페인의 핵심 아이디어로 제시하고 있다.
스탁튼의 마이클 텁스 시장은 스탁튼 프로그램 도입 후 해리스와 많은 접촉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또 뉴저지 뉴웍의 라스 바라카 시장, 그리고 시카고의 아메야 파와르 시의원 등과도 접촉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두 도시는 기본소득 실험을 검토하고 있다. 텁스는 “다른 이들이 이 아이디어에 긍정적 반응을 보여줘서 기쁘다”며 “전국적 토론으로 이어졌으며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보편적 기본소득과 함께 떠오르고 있는 아이디어는 배상금이다. 이 아이디어 역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배상금은 명시적인 피해가 인정돼야 하는 만큼 기본소득과는 다르다. 민주당 대선에 나선 워런 엘리자베스 상원의원과 텍사스 하원의원 베토 오루크는 배상금 문제를 연구할 위원회를 구성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탁튼 프로그램은 배상금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문제에 관한 통찰은 제공할 수 있다. 스탁튼의 전체 빈곤률은 22%이며 특히 흑인들의 빈곤률은 35%에 달하고 있다.
스탁튼의 첫 번째 기본소득은 지난 2월 데빗카드로 지급됐다. 4월 말 사므라는 ‘스토리텔러’라는 이름이 붙은 수혜자의 일부와 스토리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 보고서가 나오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 수혜자들이 주기적으로 자신들의 경험을 대중들과 나누도록 함으로써 기본소득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길 프로그램 지지자들은 희망하고 있다. 이들은 통계와 그래픽보다 개인적 스토리들이 훨씬 더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연구자 중 한사람인 펜실베이니아 대학 에이미 카스트로 베이커 교수는 “우리는 사회안전망에 대해 어떻게 얘기해야 하며 그것을 얻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됐다”며 스토리텔링이 통상적인 리서치연구의 일부는 분명 아니라고 말했다. 카스트로 베이커 교수는 편향적이라 생각되는 25명 정도의 스토리텔러들 경험은 최종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스토리텔러들은 그녀를 포함한 패널들이 가진 인터뷰를 바탕으로 골랐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100명으로부터 얻은 데이터가 리서치의 바탕이 될 것이라며 다른 5명의 참가자들은 중도 탈락자가 생길 경우에 대비한 백업이라고 설명했다. 카스트로 베이커 교수는 최종 보고서는 2021년 정도 나올 예정이지만 일부 정보들은 온라인 ‘대시보드’를 통해 빠르면 올 가을쯤 스탁튼 주민들에게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탁튼의 텁스 시장은 빈민지역에서 성장했다. 현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는 지역이다. 센서스에 따르면 이 곳의 중간소득은 4만6,033달러이다. 주 평균보다 2만달러가 적다. 스탁튼은 2008년 주택난 이후 인구감소가 가속화됐으며 현재 여기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기본소득에 대한 지지는 전체적인 정치적 스펙트럼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우파에게 이것은 웰페어 국가를 간소화하는 방법이며 좌파에게는 소득불균형을 드러내는 이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캘리포니아 노동연맹 대변인인 스티브 스미스는 노조는 이 프로그램의 동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토리텔러들을 심사를 통해 선정했다는 사실에 혼란을 느낀다며 “스탁튼의 실험은 기본소득을 위한 홍보 메커니즘 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점은 보편적 의료와 대학학비 인하, 그리고 다른 평등 이슈들에 맞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LA타임스 본사특약>
스탁튼 시청 앞에 선 마이클 텁스 시장. 스탁튼은 주민 130명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월 500달러씩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에 들어갔다. <LA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