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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한나 정 풀턴카운티 치안판사

지역뉴스 | 인물·인터뷰 | 2019-01-26 18: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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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 포기 말고 희망 보고 도전을..."

한인 2세들의 주류사회 진출이 눈부시다. 정계는 물론 영화계 등 그 동안 진출하지 못했던 분야에서도 한인들의 활약이 늘고 있다. 하지만 사법계 특히 판사직은 여전히 '넘사벽'이라면 과언일까? 조지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풀턴 카운티에서 4년째 치안판사(Magistrate Court Judge)로 재직하고 있는 한나 정(사진) 판사는 그래서 주목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휴일인 지난 21일 어렵게 시간을 낸 정 판사를 만나 볼 수 있었다. 

"대학 졸업 때도 무얼 할 지 몰라"

로펌 사무보조 근무 뒤 법대 결심

"선출직 판사,기회되면 도전 의향"

어려서부터 법조인이 꿈이었나?

"그렇진 않았다. 일리노이에서 태어나 6살쯤 가족을 따라 한국으로 돌아가 2~3년정도 거주했던 나는 이것저것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였다. 교수이자 국제경제학자였던 아버지가 한국정부, 은행 등에서 일하다 필리핀에서 일하게 되면서 9살부터 필리핀에서 살다가 14살 때  코네티컷으로 다시 돌아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때까지도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몰랐다. 따지고 보면 하고 싶은 것은 많았으나 어떤 일을 해야 겠다는 뚜렷한 목적은 없었던 것 같다. 대학교에 입학을 결정하게 됐을 때도 문과는 글을 쓰는게 싫어서, 이과는 수학을 잘하지 못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던 한 평범한 학생이었다. 결국 학부 전공으로는 경제를 선택 했는데, 이는 순전히 경제가 문과와 이과 사이에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경제학자였던 영향도 어느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매사추세츠 웨슬리 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할 때에도 나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서 일단 구할 수 있는대로 뉴스 리포터로 첫 직업을 가졌다. 이후 우연히 법률 사무 보조원(Paralegal)으로 2~3년정도 일했는데 이때 문득 내가 이들이 하는 일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20대 중반에 법대를 지원해 입학하면서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됐다"

▲ 법대 생활은 어렵진 않았나

"미국의 경우 법대를 입학하고 졸업한 후 학위를 받기까지 과정은 한국에 비해 크게 어렵지 않다. 물론 방대한 양의 법에 대한 정보를 어느정도 숙지해야 하기 때문에 쉽다고는 말할 수 없다. 내 경우에는 미리 준법률가로 일을 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법 또한 여러 세분화된 분야로 나뉘는데 나는 이것저것 많은 분야의 법을 사례들을 통해 배워 나가는 것이 재미 있었다. 이때부터 법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것 같다. 흥미가 생기니 자연히 노력하게 되고 그 노력이 결실을 이뤄 뉴욕 브룩클린 법대를 문제없이 졸업할 수 있었다"

▲ 법대 졸업한 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법대를 졸업하기 이전부터 나는 이민법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그룹에서  3~4년동안 일했다. 이민법에 관심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여러 분야를 경험해 보고 싶어서였다. 이후에는 상표법을 다루는 법률그룹에서 일을 시작했다. 상표법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약 5년간 일을 했는데 비슷한 상표들을 서로 비교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맡아서 해왔다. 상표법은 저작권법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회사에서 일하던 도중 나는 졸업을 했고 같은 법률가인 남편을 만났다. 1년간 연애를 했는데 남편이 부모님이 계신 애틀랜타로 이주를 결심하면서 나도 함께  직장을 그만두고 애틀랜타로 남하했다. 애틀랜타에서는 다른 분야를 경험해 보고 싶단 생각에 풀턴카운티 검사보로 2012년까지 일했다. 그후 잠시 공백기를 가진 뒤 2013년부터 디캡카운티 법무차관 밑에서 경범죄를 다뤘다. 그러다 2015년 카산드라 커크 풀턴카운티 치안법정 수석판사 지명을 받아 판사로 임명됐다"

▲ 선출직 판사직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

"나는 지금 내 직업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 변호사 혹은 검사의 경우 한 종목에 전문적이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판사가 되고 나서는 많은 케이스들을 접하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연방 혹은 선출직 판사에 도전할 마음은 아직 없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만약 기회가 주어지고 관심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도전할 의향이 있다"

▲풀턴 내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범죄 유형은

풀턴은 조지아 내에서도 가장 인구가 많고 큰 대도시 지역이다. 인구가 많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지만 특별히 타지역과 비교될 만한 사건들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현재 메트로 애틀랜타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건들은 아무래도 강도, 차량털이, 빈집털이 등 다른 지역에서 계속 발생하는 사건들이다. 폭행, 살인 등의 강력 범죄들도 일어나지만 내가 크게 관여하지 않는 부분이라 발언이 조심스럽다"

▲법률가가 되고 싶어하는 한인 청년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한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도전을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언제나 노력하는 자세만 잃지 않는다면 성공의 길은 자연스레 열릴 것이다. 청년들 중에서는 나처럼 법률가에 대한 뚜렷한 꿈을 갖지 않은 채 살아가다 문득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경우도 문제없이 법대를 졸업하고 법률 전문가로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다. 시작하기도 전에 두려움에 포기하기 보다는 먼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알아보고 도전해 보길 바란다. 또 모든 청년들이 진로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다 판사가 된 경우도 존재하지 않은가.  고민보다는 희망을 보라" 이인락 기자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한나 정 풀턴카운티 치안판사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한나 정 풀턴카운티 치안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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