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과 연계, 개인별 필요 맞춘 편의 제공
환자들‘노쇼’줄여 병세악화 방지에도 도움
노령층 급증 따라 서비스 성장 잠재력 무한
미국의 베이비부모들이 하루 1만명 꼴로 65세에 달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로 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동안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의료관련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비응급 상황에서 이들을 병원까지 데려다 주는 일이다. 노화관련 컨설팅 회사인 에이지 웨이브의 공동창업자인 켄 다이크월드 박사는 “앞으로 대단히 광범위한 현상이 될 것”이라며 “수천만 명의 필요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약한 노인들이 택시를 부르거나 통상적 교통편을 이용하면서 차에 타고 내릴 수 있을 것이라 바라는 것은 충분치 않다. 산소통과 휠체어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더욱 큰 문제이다. 또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할 경우에는 특수 장비를 갖춘 차량이 필요하다. 이런 차량들과 전문화된 운전자 서비스를 보험을 통해 커버 받으려면 종종 관료주의의 긴 미로를 헤쳐 나가야 한다.
많은 노인들은 약해서 휠체어를 타거나 가벼운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아는 민감하면서도 능숙한 특별자격증을 가진 운전자들을 필요로 한다. 다이크월드 박사는 “그저 차에 태우고 내려주는 것 이상의 일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 테크놀러지 기업인 SCI 솔루션 조사에 따르면 한자들의 30% 가량은 교통편을 이유로 진료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의 노쇼로 인한 의료산업의 연간 매출손실은 1,500억달러에 달한다. 또 진료약속을 지키지 못함으로써 가벼운 병세가 방치되고 이로 인해 질환이 지병으로 악화되면 환자들과 의료시스템이 장기적으로 입는 손해는 더욱 커진다. 한 의료관계자는 “병세를 따라잡거나 너무 늦어지거나 하는 차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크월드 박사는 ‘교통편 케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필요는 노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마약중독 회복환자들과 암과 투석환자들, 물리치료, 그리고 저소득층에게도 주기적인 병원 방문을 위한 교통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운드트립, 서큘레이션 잉크, 카이젠 헬스 등 여러 테크놀러지 스타트업들은 지난 2년 사이 이런 필요에 부웅하기 위한 샵을 개설했다. 이들은 연방정부 규정에 맞는 온라인 포털을 개설하고 환자들이 손쉽게 교통편을 찾아 예약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환자의 필요와 이에 부합하는 기술을 가진 운전자들을 연결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의료기관들, 그리고 교통편 제공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보험문제를 취급하기까지 한다.
2017년 라운드트립을 설립한 마크 스위타지는 응급 의료 테크니션 등으로 의료계에서 15년 일하면서 환자 교통편 관련 문제점들을 목격했다. 환자들과 의사들 모두에게 비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시스템이란 걸 발견했다. 그는 “교통편 부담 때문에 그냥 의사 찾는 걸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스위타지는 의료계 경험과 보스턴칼리지 등 대학에서 배운 비즈니스 스킬을 결합해 필라델피아에 라운드트립을 창업했다. 환자들과 소셜워커들은 라은드트립 포털에 접속해 교통편을 예약할 수 있다.
환자는 전화나 문자로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받게 된다. 스위타지는 택시 바우처보다 비용이 최고 40% 가량 절감되고 1분이면 에약이 가능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상황을 업데이트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포털을 이용한 환자들의 노쇼 비율은 4%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라운드트립은 15곳의 의료기간들과 파트너 관계이다. 많은 기관들은 10여 곳에서 운영 중이다.그의 네트웍에는 23개가 넘는 주의 200개 이상 교통기관들이 가입해 있다.
보스턴에 소재한 서큘레이션은 2016년 창업 이후 그속 성장하고 있다. 이 기업은 45개 주 95개 의료기관들(수십 곳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기관들이 많다)과 제휴하고 있다. 서큘레이션은 하버드 의대 존 브라운스타인 교수가 자신이 2014년 창업한 우버 헬스가 성공을 거두자 새로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우리는 우버 차량에 간호원을 태우고 사람들을 찾아가 독감 주사도 놓아주었다. 그러자 신청이 밀렸다. 전에 독감 주사를 한 번도 맞아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많았다”며 이에 고무돼 비응급 진료예약을 위한 교통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교통편 제공 뿐 아니라 처방전과 의료기기 등을 날라주고 실험실 자료를 수집하는 등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 중이다.
금년 78세로 뉴저지에 거주하는 빌 루브나우는 암 치료 후 과정으로 일주일에 4번 씩 고압산소 치료를 받기 위해 한 시간 운전해 기차역에 간 후 여기서 기차로 필라델피아로 도착, 병원까지 걸어가는 수고를 해야 했다. 그러나 시카고에 사는 그의 딸이 라운드트립을 통해 교통편을 예약해 주면서 병원 가는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 딸도 아버지가 병원에 잘 도착했는지, 집에는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하기가 용이해졌다.
캘리포니아 요바린다에 거주하는 66세의 카렌 프레이저는 지난 5월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때문에 운전을 할 수 없게 된 프레이저는 집에서 8마일 떨어져 있는 병원에 물리치료를 받기위해 가는 게 고민거리가 됐다. 그녀는 “교외지역에서는 대중 교퉁수단 찾기가 쉽지 않다. 배우자가 일하고 자식들이 없으면 병원 가는 일도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운드트립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프레이저는 “이 플랫폼이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통편 케어가 상당히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전 인구의 16%인 5,250만명이 65세 이상이며 이 숫자는 2030년 전 인구의 21%인 7,31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이상 인구들 가운데 21%는 운전을 하지 않으며 많은 경우 질병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한 노인문제 전문가는 지적했다. 또 베이비부머들 가운데 자녀가 없는 비율은 약 20%에 달한다. 이전 세대의 경우 8%였다. 결혼하지 않았거나 이혼, 사별 등의 이유로 홀로 사는 65세 이상 노인들 또한 1,900만에 달한다. 이런 추세 속에서 노인들을 위한 교통편 케어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스타트업‘라운드트립’ 직원들이 병원에 가야하는 환자들을 위한 교통편을 연결해주고 있다. 이 업체는 15개의 병원체인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