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정 이상 섭취땐 간 손상
음주 후 복용하면 간부전 위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건네는 타이레놀 500mg과 어린이 타이레놀 시럽의 편의점 판매를 즉각 중단해 주십시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는 지난달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타이레놀은 치명적인 간(肝) 독성과 천식 위험을 부른다”며 이 같은 청원을 시작했다.
청원이 성공하진 않았지만 약준모는 7일 약사 1,660명의 서명을 받아 보건복지부에 비슷한 내용의 정책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타이레놀 편의점 판매 금지’ 주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반대로 소비자단체들은 “타이레놀의 부작용 발생 등 안전 문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과연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일까. 둘 중 누구 말이 옳은 것일까.
우선 타이레놀을 구성하는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시판되는 약물 가운데 간 독성이 가장 큰 약물 중 하나인 것은 맞다. 아세트아미노펜의 하루 최대 허용량은 4,000mg이며 짧은 시간에 타이레놀을 8정 이상 섭취하는 등 과복용할 경우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해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특히 술을 마신 상태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하거나 간이 망가진 상태에서 약을 다량 먹으면 급성 간부전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로 미국에서는 연간 수백 명이 타이레놀 과다 복용으로 사망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방정은 체내에서 장시간 약물을 방출해 효과가 오래가도록 만들어진 제형으로 약을 여러 번 먹어야 하는 불편함을 줄여준다. 단 약효가 오래 가는 대신 늦게 나타나 약을 더 먹는 일도 많았고 결국 일일 최대 허용량을 초과할 정도로 남용하는 사례가 나왔던 것이다.
단 과다 복용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진통제·감기약과 비교하면 부작용이 가장 적은 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세트아미노펜과 더불어 가장 잘 쓰이는 진통제·감기약 성분인 이부프로펜의 경우 해열 효과뿐 아니라 염증 완화도 돼 진통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도 하지만 약물 기전 상 위장 장애·출혈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기관지나 혈관 수축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어 천식 환자나 고혈압 환자에게는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또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인 약이라 카페인 등 다른 성분과 섞어 만든 복합제보다도 안전한 편이다.
특히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타이레놀 500mg의 경우 포장 단위를 작게 변경해 한 팩에 든 약(8정)을 다 먹어도 최대 허용치인 4,000mg을 넘지 않도록 했다.
그럼에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타이레놀뿐 아니라 다른 진통제·감기약 복합제 등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으니 과다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다. 특히 아이들의 열이 떨어지지 않아 약을 여러 번 먹이면 위험할 수 있다. <김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