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까지 위협하는 담석증
고지방·고콜레스테롤 식습관 원인
환자 4년새 21%↑… 주로 40대 이상
명치·상복부·어깨 통증이 주요 증상
심하면 혈압 떨어지고 패혈증 불러
2.5~3㎝ 이상 크면 담낭 잘라내야
배가 콕콕 쑤시는 복통 때문에 위내시경 검사를 했는데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의심해봐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담석증이다.
담석은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쓸개즙) 내 콜레스테롤 등이 돌처럼 굳어져 만들어진다. 쓸개에 생기는 담낭담석이 제일 흔하지만 간 또는 간외담관에 생기기도 한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진 뒤 담낭(쓸개)에 저장됐다가 식사 때 담낭이 수축하면 총담관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담석이 커져 담즙 이동경로 중 어딘가에 걸리면 정상적인 흐름이 정체되거나 막혀 쓸개·쓸개관·간·췌장에 염증이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담석증이라 한다.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간경변증·담관암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없거나 미미하더라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담석증은 미국 등에서는 성인의 10%, 국내에서는 5%가량 나타나는 질병이다. 인구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6년 건강보험 진료인원과 진료비는 15만1,677명, 2,670억원으로 4년 전보다 각각 21%, 44% 증가했다. 진료인원의 85%가량이 40대 이상 연령층이다.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저섬유질, 저단백, 단순 당 위주의 식습관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쓸개의 담즙 배출을 감소시켜 담석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비만 여성에서 담석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장기간 금식을 하거나 빠른 체중감소가 있을 때, 60세 이상에서 담석이 더 잘 생긴다.
담석증은 증상이 전혀 없는 것에서부터 복통·황달·발열까지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담낭담석은 평생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따로 치료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담석에 의한 통증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좋다. 대부분 증상이 재발하고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서다. 특히 담석 췌장염은 매우 통증이 심하고 위험할 수 있다.
통증의 위치는 명치 부위나 오른쪽 상복부가 가장 흔하다. 간혹 왼쪽 상복부나 오른쪽 어깨뼈 부위가 아플 수 있고 통증이 등 쪽으로 뻗치기도 한다. 통증은 비교적 갑자기 발생하며 수 분 안에 강도가 세진다. 이후 같은 강도의 통증이 지속적으로 유지됐다가 서서히 줄어든다.
주광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석이 담도를 심하게 막았을 때는 진통제를 맞지 않고서는 통증이 해결되지 않고 열이 나거나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면서 “빨리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혈압이 떨어지고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담석증은 담석의 위치에 따라 치료 여부와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간에 생긴 담석은 위치상 수술을 해야 한다. 담도에 생긴 담석은 내시경으로 꺼내보고 안되면 복강경 수술 등을 통해 제거한다. 담낭에 생긴 담석은 증상이 있거나 급성 담낭염·췌장염 같은 합병증이 있으면 수술이나 시술로 제거해야 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담낭벽의 석회화 등으로 담낭암 발생이 우려되거나 소아 환자, 담석이 2.5~3㎝ 이상으로 큰 경우에는 예방적으로 담낭을 잘라낸다. 담석이 3㎝ 이상이면 담낭암 발생 위험이 10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담낭담석이 담낭용종 등과 같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간관·담낭관에서 십이지장으로 담즙을 나르는 총담관에 생긴 담석은 수술 또는 내시경으로 제거한다. 담석이 담관을 심하게 막은 경우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는 응급 질환이다. 내시경을 입을 통해 십이지장까지 넣은 뒤 담관 입구를 내시경 칼로 절개해 다양한 기구들이 담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든 뒤 담석을 분쇄·제거한다. 시술 후 24시간이 지나면 식사가 가능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주선형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임신 중에는 통증이 있어도 담낭담석증 치료에 어려움이 많으므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복부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담석증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저콜레스테롤 음식을 섭취하고, 고콜레스테롤 음식의 양을 줄이는 식습관을 들이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