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추위에 위축됐던 우리 몸
기온 오르면 피로·졸음 몰려와
비타민·무기질 풍부 음식 먹고
부족한 것은 영양제로 보충
운동은 스트레칭·산책이 좋아
햇살이 따스한 봄철에는 충분히 잠을 자도 졸음이 쏟아진다. 춘곤증이다. ‘봄철 피로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춘곤증은 겨우내 위축됐던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계절의 변화와 함께 활기를 되찾는 과정에서 생기는 피로 증세다. 낮이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가면 수면·일생생활의 패턴과 우리 몸 안의 생체시계, 겨우내 추위에 적응했던 피부·근육에도 영향을 미친다.
춘곤증의 대표적 증상은 피로·졸음·식욕부진·소화불량·현기증 등이다. 겨우내 운동이 부족했거나 업무·진학 등으로 스트레스·과로가 누적될수록 춘곤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신체 적응능력이 떨어졌다는 반증이다. 그러잖아도 코골이가 심해 낮에 졸린 편이라면 춘곤증에 더 취약해지기 쉽다.
춘곤증을 이겨내려면 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고 부족하다면 영양제를 챙겨 먹을 필요가 있다. 우리 조상들이 봄기운이 절정인 춘분 즈음에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봄나물을 많이 섭취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흡수가 잘 되는 활성비타민 B군과 비타민C·D 등은 육체와 눈의 피로, 신경통, 근육통, 어깨결림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체내 필수 미량 원소인 아연(Zn)이 부족하면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결막염, 음식 알레르기, 두드러기 등 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 세계 인구의 약 25%가 아연 결핍증이고 우리나라 임산부의 76%가 아연 부족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연은 육류·굴·조개류,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에 풍부한 편이다. 채식주의자, 영양결핍자, 임신했거나 수유 중인 여성은 아연이 결핍될 위험이 있다. 크론병이나 흡수장애 증후군 같이 아연 흡수에 장애가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규칙적으로 식사·운동·수면을 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과도한 음주·흡연·카페인 음료 섭취는 자제한다. 밤잠을 설쳤거나 과로를 했다면 낮에 잠깐 토막잠을 자는 게 도움이 된다.
춘곤증을 이기는 운동으로는 몸을 전체적으로 펴주고 늘여주는 스트레칭이나 체조가 좋다. 사무실이나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가볍게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간혹 다른 질환의 초기증상도 춘곤증과 비슷하게 피로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봄철 피로의 주요인이 춘곤증일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장기간 피로가 쌓인 경우라면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중년층, 특히 남성이라면 겨우내 소홀했던 테니스·배드민턴·등산·골프 등 운동을 하다 어깨·허리·무릎 근육·관절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깨병변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만도 한 해 420만명을 넘는다. 남녀 모두 40~60대가 많고 월별로는 봄이 시작하는 3월(2016년 40만명)에 가장 많이 늘어난다.
적당한 운동, 바른 자세 유지, 온열요법, 가벼운 찜질은 부상이나 통증을 예방·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어깨 결림이나 가벼운 통증은 6~12개월이 지나면 자연 치유되는 질환으로 잘못 아는 환자들이 많지만 10%가량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1년 넘게 통증이 이어지고 어깨가 굳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