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부의 절반, 최상위 1%에 편중
저축 줄어 비상금 400달러도 벅차
일반적인 미국인들의 재정 상태를 살펴 볼 수 있는 분석자료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 재정전문 웹사이트 마켓 워치는 이 자료를 토대로 보편적 미국인 가정이 재정적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주거비와 부채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저축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최근 연방 준비제도가 발표한 전국 경제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70%는 편안하게 살고 있으며 모든 생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지난 3년 연속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미국의 부에서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 대한 부의 편중도는 50%나 된다.
연방 센서스국이 실시한 소비자 재정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 평균 순수 자산은 53만4,600달러로 나타났지만 순수 자산 중간치는 고작 8만1,000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부의 대부분이 상위 1%에 쏠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미국인들의 저축도 예전만 못했다. 미국 가정의 절반가량이 비상금 400달러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예전보다 크레딧 카드 부채도 늘어났고 학자금 융자, 자동차 대출 역시 많아졌다. 이로인해 크레딧 카드, 자동차 대출 연체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부채와 기타 재정 균열로 인해 미국인들의 생각하는 미래 전망은 그다지 밝은 편이 아니다. 미국인 37%만이 현재의 미국 어린이들이 미래에는 부모 세대보다 더 잘 살 것이라고 믿고 있다.
역시 증가세에 있는 주거비로 인해 생활비에서 자치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대학 학자금 역시 증가한데다가 대공항 이후 대부분의 식품 가격이 인상됐다.
▲재정
미국인 가정의 순수 자산은 대공항 직전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런데 가진 자와 갖지 않은 자의 차이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인들의 저축 수준도 우려된다. 이는 은퇴후 생활에 먹구름을 예견하는 징후이자 재정적 위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많은 연구 보고서를 살펴보면 미국인들의 거의 절반(44%)는 급할 때 400달러 지출 능력조차 없다.
▲부채
2008년 부동산 시장 붕괴로 시작된 대공항으로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지 못해 주택 차압에 내몰렸다. 하지만 요즘은 당시 보다 모기지 부채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다른 부채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학자금 대출 부채가 위험 수준을 넘어 1조4,000억 달러 달한다. 특히 지난해 학자금 대출자 400만명 이상이 페이먼트를 제때 내지 못했다. 매우 우려스러운 수치다.
미국인들의 크레딧 카드 부채 역시 기록적이다. 무려 1조21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불경기 이전에 기록했던 최고 부채 수준을 뛰어 넘은 수치다. 하지만 1인당 부채는 아직 2008년 이전 최고치보다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다소 위로가 되기는 하다.
자동차 대출 부채 역시 증가하고 있고 돈을 내지 못해 빼앗기는 자동차 수 역시 늘어나고 있다.
▲생활비
대공항 기간중 곤두박질 친 주택 가격은 요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 구입으로 많은 미국인들의 재정적 부담은 더 가중되고 있다. 집값 상승 때문이다. 주거비가 미국인 지출에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늘어난다. 그로인해 여유 자금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학 등록금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싼 공립 대학의 학비는 미 전국 50개 주에서 계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가지 다행은 개솔린 가격이 그다지 오르지 않아 국민의 주머니를 그나마 현상태로 유지시켜 주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개솔린 가격은 지난 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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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의 부채 부담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만족감은 3년 연속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삽화 Glynis Sweeny/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