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카락 세는 이유는
유전·흡연·질병·노화 등 원인
속도 백인>아시안>흑인, 남>여
체중 급격 감량은 상관없어
나이 들면서 많아지는 흰머리는 누구나의 고민이다.
그런데 나이가 많이 들기도 전에 젊어서부터 흰머리가 생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많은 설이 있는데 급격한 체중 감소 혹은 강도 높은 운동 때문이라는 설, 여자들은 다이어트 한 후에 머리 염색하는 경우가 많은데 흰머리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추측, 또한 남자들은 마라톤 주자들 중에 머리가 세는 속도가 빠르다는 등의 갖가지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일반의 추측과는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머리카락이 세는 이유는 모낭의 근저에 있는 멜라노사이트라는 세포가 질병이나 환경 노출 혹은 노화에 의해 손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머리가 세는 경험을 하는데 대개는 40~50대를 기점으로 시작되지만 유전자, 성별, 인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메이요 클리닉의 노화센터 소장 제임스 커클랜드 박사는 말했다. 백인들이 흑인보다 더 빨리 모발 회색화가 이루어지고 아시안은 그 중간 정도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더 일찍 그레이 헤어를 갖게 된다.
흰머리가 나는 시기는 유전적 영향이 강하기 때문에 부모가 빨리 머리가 세었으면 그 자녀도 이른 나이부터 흰머리를 갖게될 확률이 크다.
흡연 역시 머리카락 색깔의 변화를 촉진한다. 그리고 이른 모발 회색화는 자가면역, 갑상선, 심장 질환의 징후일 수도 있다. 심장병이 있는데다 흰머리를 가진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고 커클랜드 박사는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수용소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영양실조로 인해 이른 나이부터 모발 회색화가 진행됐다고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피부과 전문의 닥터 윌마 버그펠드는 말했다. 모발의 색상을 관장하는 세포의 건강 상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체중 감소나 운동으로 인해 흰머리가 생긴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닥터 버그펠드는 말했다. 모발의 손상을 가져오는 활동, 예를 들어 급격하게 20파운드 이상 감량했거나 키모테라피 치료를 받았거나 하는 등의 변화는 머리카락의 색상 변화가 아니라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는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머리가 덜 빠지게 하는 모발촉진제 미녹시딜은 조기 실험단계에 있으나 희어진 머리카락 색깔을 회복시키는 약은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버그펠드 박사에 따르면 미녹시딜이 어떤 경우에 멜라노사이트를 재생시킴으로서 모발 색깔도 회복시키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니 흰머리를 다시 검게 만드는 약의 개발도 멀지 않았는지 모른다.
37세에 백발이 된 앤더슨 쿠퍼. 흰머리가 나는 시기는 유전적 영향이 강하다.
<사진 Michael Nagl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