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자전거 타기보다
수명 연장효과 훨씬 커
1주 4시간 이상 달려도
수명은 더 늘어나지 않아
“한시간을 달리면 수명이 7시간 늘어난다”
달리기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는 그동안 수없이 나왔지만 이것은 가장 최근에 발표된 구체적인 수치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달리기는 수명 연장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며,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년 정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천천히 달리거나 비정기적으로 달리더라도 마찬가지이며, 심지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거나 고혈압 또는 비만이 있는 그룹군도 마찬가지였다.
달리는 속도나 횟수와 관계없이 꾸준히 달리는 사람은 약 40% 정도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할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달리기만큼 수명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닌 운동은 없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이덕철 신체운동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4년 미국 쿠퍼(Cooper) 연구소가 조사한 ‘운동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지난달 학술지 ‘심장병에 관한 진보’ 저널에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하루에 5분이라도 뛰는 사람은 수명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3년전 쿠퍼 연구 결과가 발표됐을 때 연구진에게는 수많은 질문이 쇄도했다. 걷기나 자전거 등 다른 운동도 뛰는 것만큼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에서부터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이 뛰는 것인가, 어느 정도의 거리가 적당한가 하는 질문들이었다.
이덕철 교수팀의 새로운 연구는 쿠퍼 자료와 다른 많은 대규모 조사 자료들을 종합 분석한 것으로 운동과 수명 사이의 관계에 집중한 것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달리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달리기를 시작하면 전반적으로 사망률이 16% 줄고, 25%는 치명적인 심장마비 위험이 줄었다.(연구 대상자들은 대부분 백인 중산층이었다)
연구진이 통계적으로 계산해보니 달리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수명에 보태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주 2시간 정도(쿠퍼 조사에서 나타난 평균 달리기 시간) 달리면 약 40년 동안 6개월에 못 미치는 시간을 달리게 되는데 기대 수명은 3.2년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3.2년에서 달리는 시간 6개월을 빼더라도 2.8년의 순 수명 증가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시간 달릴 때마다 수명이 7시간 정도 늘어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 교수는 “물론 수명 연장이 무한하지는 않다”고 말하고 계속 달린다고 사람이 죽지 않는 것은 아니며 아무리 더 달려도 수명 증가 수준은 3년 정도에서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팀이 전한 또 하나 좋은 소식은 달리기를 많이 하더라도 수명이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달리기를 과하게 하면 수명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일부 주장을 반박한 셈이다. 이 교수는 어느 수준까지는 달리기 양과 수명 증가량은 비례해 일주일에 4시간까지는 수명이 꾸준히 늘었으나 그 후부터는 더 달려도 수명은 더 늘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다른 종류의 운동도 수명 연장에 도움을 줬지만 달리기만큼 많이 늘지는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걷기, 사이클링 등 달리기와 같은 정도로 힘이 드는 운동을 했을 때는 조기 사망 위험이 12% 정도 낮아졌다.
왜 ‘달리기’가 여러 운동 중에서도 유독 더 효과적일까? 이 교수는 “정확한 원인은 불확실하지만, 아마도 달리기가 조기 사망을 야기하는 위험요소와 싸우기 때문으로 보인다. 달리기는 고혈압을 막고, 배 둘레 지방을 없애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한 유산소적 능력을 키워주는 부분도 수명 연장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산소 능력은 ‘장기적 건강’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이덕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