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은 따가운 바깥 햇살이 부담스럽다. 자동차 유리가 자외선을 일부 막아주지만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이용한 보다 적극적인 자외선 차단이 필요하다.
라섹·라식 등 각막굴절교정 수술을 받은 뒤라면 각막혼탁, 근시 재발을 막기 위해 수개월 간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자외선 노출은 백내장, 망막질환 같은 안과 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단시간에 과다한 자외선에 노출된 눈은 급성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광각막염이 대표적인데 각막상피 손상과 염증이 수반되며 환자는 눈부심, 눈물흘림, 통증 등을 호소한다. 다만 자외선으로 인한 눈의 급성 손상은 실제로는 매우 드물다. 광선이 눈의 여러 매질을 통과하면서 흡수돼 망막까지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눈의 자체적인 손상방어 기전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
만성 손상은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의 누적으로 발생한다. 백내장과 익상편(군날개)이 그 예인데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서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이게 된다. 익상편은 결막주름이나 섬유혈관성 조직이 날개 모양으로 각막을 덮으며 자라나는 질환으로 보기에 안 좋고 심해지면 난시·시력저하를 일으키기도 한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로 인한 안과 질환을 예방하려면 자외선지수가 높은 날에는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직업적으로, 혹은 여가활동을 위해 야외에서 오랜 시간 심한 햇빛 노출이 불가피하다면 챙이 넓은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 자외선차단제가 코팅된 안경·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게 좋다. 예방적 보호 조치를 잘 하면 자외선으로 인한 눈 손상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선글라스의 경우 안경 색조의 진하기와 자외선 차단 효과 간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색조가 강할수록 투과되는 광선의 양은 적어지지만 그에 따른 동공 확장으로 자외선 유입량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차단제가 코팅된 가벼운 색조의 선글라스가 가장 권장할 만하다.
자외선에 의한 여러 눈 손상 기전을 완전히 규명하기는 어려우나 각종 실험 결과에 따르면 광열반응에 의한 직접손상, 광화학반응에 의해 형성된 활성산소로 인한 간접손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항산화제 복용은 자외선 차단과 활성산소로 인한 손상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안과에서 많이 사용하는 항산화제로는 루테인, 아스타잔틴 등이 있다.
<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