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조울증, 유전 영향 커.... 스트레스 겹치면 발병 빨라져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7-03-03 08:46:02

조울증,유전,스트레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18~29세에 가장 많이 발병 대체로 다른 정신질환과 공존

치료시기 놓치지 않는게 중요 2~3년 적극 치료하면 호전

 

“양극성 장애라고요? 술 좀 많이 마시고 돈에 좀 헤프게 써서 그렇지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닌데요.

진단이 잘못된 것 같아요.” 3년 전 ‘최우수 사원’ 표창까지 받았던 회사원 김모(45) 씨가 병원에서 ‘양극성 장애(조울증)’ 진단을 받았다. 평소 감정기복은 좀 있었지만 의욕과 자신감에 넘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말 못할 비밀이 있다. 대부업체에서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돈을 대출받았다. 분에 넘치게 술 마시는 일이 잦아지고, 아내 몰래 이성교제까지 하다 보니 씀씀이가 커졌다. 소액으로 시작한 대출이 월 200만 원이 넘어 그가 감당하기 벅찰 정도가 됐다. 아내 손에 이끌려 병원에서 정신감정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양극성 장애를 인정하지 않으며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양극성 장애는 기분장애의 대표적 질환으로 기분이 들뜨는 조증(燥症)과 함께 기분이 가라앉는 울증(鬱症)도 수반된다. 극과 극의 기분이 교차해 양극성 장애라 한다. 조증 증상이 4~7일 정도 지속되고, 울증 증상이 2주 정도 계속될 때 조울증으로 진단한다. 

조증이 잘 드러나는 제1형 양극성 장애는 쉽게 진단할 수 있어 치료가 빨리 이뤄진다. 반면 조증이 잘 드러나지 않는 제2형 양극성 장애는 병을 인지하기 어려워 치료시기가 늦어진다. 

김씨는 전형적인 제1형 양극성 장애다. 하규섭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김씨 자신은 부인하고 있지만 20대 초반부터 양극성 장애가 노출된 것 같다”며 “초기에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알코올, 이성, 도박 등에 집착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양극성 장애 환자는 우울하면서도 쾌락을 추구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덧붙였다. 

 

유전적 영향 강하게 받아 

양극성 장애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가족력 있는 사람은 시기가 늦춰질 뿐 스트레스 등 외부 요인이 발생되면 병이 생기는 것은 시간문제다. 

하 교수는 “양극성 장애는 고혈압, 당뇨병보다 유전적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유전적으로 양극성 장애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이 스트레스 등 외부자극을 받으면 발병시기가 빨라지고,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10~20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초ㆍ중학생 때 학업성적도 우수하고,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다가 고교 입학 후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도 성적이 떨어지고, 매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일이 지속되면 양극성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청소년기에 조증이 심하지 않으면 기분이 좋고, 의욕이 넘쳐 학업성적이 오르고, 사교성이 늘어난다. 성인의 경우 업무적으로 인정받는 사람 가운데 양극성 장애를 가진 이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조증에서 울증 단계로 접어들면 의욕이 상실된다. 자신감도 떨어진다. 하 교수는 “평소와 달리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을 즐기고, 잠을 많이 자고, 활동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면 양극성 장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양극성 장애는 알코올중독, 불안장애 등 다른 질환과 공존하는 게 특징”이라며 “다른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면 치료하기 어려워 발병 초기에 치료해야 된다”고 말했다. 

 

고혈압처럼 꾸준히 치료해야 

양극성 장애는 18~29세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정작 치료는 만성화된 40~50대가 돼야 받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1~2015년 양극성 장애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40대가 전체의 20.8%를, 50대가 19.2%를 차지했다. 발병 후 10~20년 지난 뒤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조울증 증세를 가볍게 여기고 치료하지 않다가 증상이 악화된 뒤에야 치료하기 때문이다. 

양극성 장애는 적극 치료하면 다른 정신질환보다 예후가 좋다. 꾸준히 치료를 받고 약물을 먹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환자 대부분이 증세가 호전되면 약물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전 교수는 “양극성 장애는 2~3년간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양극성 장애는 치료경과가 좋아도 재발 가능성이 높아 고혈압, 당뇨병처럼 꾸준히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조울증, 유전 영향 커.... 스트레스 겹치면 발병 빨라져
조울증, 유전 영향 커.... 스트레스 겹치면 발병 빨라져

 

조울증, 유전 영향 커.... 스트레스 겹치면 발병 빨라져
조울증, 유전 영향 커.... 스트레스 겹치면 발병 빨라져

양극성 장애(조울증)은 유전적 영향과 스트레스 등 외부자극을 받으면 발병 시기가 빨라지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조기치료를 받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택 소유주 협회’(HOA·Homeowners’ Association) 주택의 외관과 단지 내 편의 시설 등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운영된다.‘커뮤니티 협회’(Co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집을 팔 때‘홈 스테이징’(Home Staging)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홈 스테이징은 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일종의 판매 전략이다. 홈 스테이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부진한 호텔 수익 만회 전략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지 기분경험·가치’중시 수요와 맞아호텔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객실 예약 없이 편의 시설만 사용할 수 있는‘데이 패스’를 판매 호텔이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엠폭스 바이러스 테스트 장비 [로이터]  아프리카에서 확산 중인 변종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미국에서도 나왔다.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6일 최근 동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UC 대학은 많은 가주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립대학이다. 타주에서도 입학을 원하는 학생이 많을 정도로 UC 대학 높은 교육 수준이 인정받고 있다. 각종 대학 순위에서 상위로 꼽히는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때만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유치원생 5세 아이를 둔 박모(40)씨는 지난해 가을, 아이를 나무랐던 일을“지금도 후회한다”고 했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그날은 아이가 하원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영유아 검진에서 난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다가 아이가 네 살 되던 때부터 안경을 썼거든요. 시력 발달 속도가 더뎌서 최근 검진을 해봤는데, 근시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저녁 식사를 후루룩 마친 뒤 곧바로 소파에 누워 TV나 스마트폰 등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음식물이 소화되기 전에 누우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못하게 막는‘하부 식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주말 아침 체한 증상이 있던 30대 남성 K씨는 복통과 구역 증상이 심해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누워서 쉬려고 해도 등으로 뻗치는 통증 때문에 똑바로 누울 수도 없었다. 검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초가공식품의 역사와 현재거의 매일 마트에 간다. 식재료를 사기도 하지만 남들이 무엇을 사는지도 관찰한다. 특히 계산대에 줄을 서 있을 때가 좋은 기회다. 각자 선택이 매우 다양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