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파격 행보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처음이자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지난달 31일 개최했다.
오늘(1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FOMC에서는 지난해 12월 금리인상의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은 보류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달러 강세를 견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제에 재닛 옐런(사진) FRB 의장이 어떤 식으로 응수하느냐는 것이다.
FRB는 지난 12월 FOMC에서 1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5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돌파하는 등 금리 인상 후에도 시장은 전반적으로 호조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논의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의장은 지난 18일 한 강연에서 “1년에 2~3회 금리를 인상해 2019년 말에는 기준금리가 3% 정도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은 2015년과 2016년에 연 한 차례에 그쳤지만 2017년 이후에는 연 3회 정도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FRB가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건 10년 간 5조달러로 예상되는 트럼프의 재정지출 정책이 물가를 끌어 올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이미 완전고용에 가까워졌고, 여기다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경기 부양책까지 더해지면 임금 상승 압력이 강해져 인플레이션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시장은 트럼프 정부와 FRB 사이의 ‘갈등’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후 “달러는 너무 강하다. 미국 기업은 경쟁할 수 없다”고 발언하며 노골적인 구두 개입에 나섰다.
트럼프의 발언은 중국의 위안화 약세를 비판한 것이었으나 달러 강세 요인은 오히려 FRB의 금리 인상 속도에 있다. FRB의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를 더 부추기면 트럼프가 우선 과제로 내세운 미국 제조업의 수출 확대에도 역풍으로 작용한다.
옐런 의장은 “정치 상황은 고려하지 않겠다”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선 당시 옐런의 정책 운영을 직접 비판, 일찍부터 둘 사이의 힘겨루기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