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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끝났는데 왜 계속 아프지?…‘롱 플루’ 주의보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6-10-02 09:25:42

독감 끝났는데 왜 계속 아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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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기침·열 사라져도‘독감 장기후유증’수개월 가기도

폐뿐 아니라 뇌·심장·신장까지 장기적 영향 가능

인지·기억력 저하 등 신경계 증상도… 감염자의 3~5%

독감 백신이 최선의 예방책…“10월이 접종 적기”

 

독감 시즌이 다가왔고, 수백만 명이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최소 3,200만 명이 인플루엔자에 걸렸으며, 이로 인해 거의 40만 명이 입원하고 최소 2만4,000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독감은 기침과 발열, 콧물이 사라졌다고 해서 항상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지속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이른바 ‘롱 플루(long flu·장기 독감 후유증)’를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처음 공격하는 호흡기뿐만 아니라 뇌를 포함한 신체의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4년 의학저널 ‘랜싯 감염병’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독감으로 인한 장기적인 건강상의 영향은 처음 독감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의 선임 임상역학자인 지야드 알알리는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롱 코비드(long covid·코로나19 장기 후유증)가 등장하기 전까지 알알리를 비롯한 의사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감에 걸려도 길어야 몇 주 정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독감에 걸린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살펴본 결과는 놀라웠다고 알알리는 말했다.

 

■롱 플루와 롱 코비드

이 연구에서 알알리와 동료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입원한 8만 명 이상의 환자와 계절성 독감으로 입원한 1만 명 이상의 환자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두 집단 모두 감염 이후 최대 18개월까지 건강 문제를 계속 호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롱 플루는 코로나19와 비교해 특히 폐에 미치는 영향이 컸으며, 흉통, 빠른 심박수, 기침, 혈중 산소 저하, 호흡곤란, 제1형 당뇨병 위험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은 성인과 어린이 모두에서 제1형 당뇨병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다른 장기 계통에 미치는 영향은 롱 코비드만큼 심각하지 않았지만, 독감의 장기적인 영향은 뇌와 심장, 신장을 포함해 연구진이 평가한 거의 모든 장기 계통에서 단기적인 피해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6명 중 최대 1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산되는 롱 코비드와 마찬가지로 롱 플루 역시 정신건강과 신경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랜싯 감염병’ 연구에서는 100명 중 59명이 정신건강 관련 진단을 받았으며, 인지기능 저하와 기억력 문제, 졸림 등의 신경학적 증상은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의 경우에는 100명 중 63명에게 정신건강 증상이, 100명 중 57명에게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났다.

롱 플루는 새롭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얼마나 흔하게 발생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알알리는 자신이 수집한 데이터를 근거로 독감에 걸린 사람의 약 3~5%가 장기적인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역사를 살펴보면 롱 플루나 롱 코비드와 같은 현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거 여러 차례 발생한 독감 팬데믹에서도 만성질환과 장애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1918년 독감 팬데믹 당시와 그 이후 사람들은 무기력증과 건망증, 흐릿한 사고 등 오늘날 롱 코비드와 관련해 말하는 ‘브레인 포그(brain fog)’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했다. 그로부터 수년 뒤에는 독감과 연관된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이 증가했다. 이와 동시에 극심한 졸림과 운동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수면병, 즉 기면성 뇌이 유행했는데, 이 역시 독감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

급성 감염 후 증후군으로 알려진 이와 유사한 장기 증상들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을 비롯해 에볼라, 라임병, 뎅기열 이후에도 나타났다.

알알리는 급성 감염이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을 일으키는지 더 많이 이해할수록 그 장기적인 결과에 대해서도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은 일종의 무언가를 갉아먹는다. 우리 몸이 가진 기능적 예비력의 일부를 갉아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염은 어떻게 뇌에 영향을 미치나

흔한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를 비롯해 1918년 팬데믹을 일으킨 바이러스까지 많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종은 일반적으로 신경계나 뇌를 직접 감염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감염이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면역반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면역체계는 감염에 대응하면서 혈액 속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방출하며, 이 물질은 뇌까지 침투할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이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공과대학 세포신경생물학과 연구원 시린 호세이니는 “이러한 사이토카인은 다른 장기, 특히 뇌의 기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뇌에 있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고, 이것이 일부 신경세포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세이니와 동료 연구진은 이미 2018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장기적인 신경학적 영향을 일으킬 수 있는 과정에 대해 보고했다. 그러나 이 연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였다. 호세이니는 “롱 코비드가 등장한 뒤 제 논문의 인용 횟수가 갑자기 늘어났다”며 “사람들이 ‘그렇다. 이러한 호흡기 감염이 신경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경과학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호세이니와 동료들은 생쥐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뒤 한 달 후 뇌를 검사했다. 감염된 지 30일이 지난 뒤에도 신경염증의 징후가 나타났으며, 학습과 기억에 매우 중요한 뇌 영역인 해마의 신경세포에도 변화가 관찰됐다. 호세이니는 “해마는 이러한 염증반응에 매우 민감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종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알알리는 바이러스 변종을 개의 품종에 비유했다. 그는 “하나는 저먼 셰퍼드이고 다른 하나는 치와와일 수 있다”며 같은 종에 속하더라도 서로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쥐 실험에서는 과거 ‘돼지독감(swine flu)’으로 불렸던 계절성 독감의 하위 유형인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H1N1 변종의 경우 30일 뒤 장기적인 영향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계절성 독감의 하위 유형 가운데 보다 심각한 H3N2 변종과 조류독감인 H7N7에 감염된 생쥐에서는 해마 신경세포의 신경가소성이 감소했고 기억력도 저하됐다. 신경가소성이란 뇌가 신경 연결을 변화시키거나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120일이 지나자 젊은 성체 생쥐의 뇌는 감염 이전의 기본 상태로 회복된 것으로 보였다. 호세이니는 현재 나이가 많은 생쥐를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결과에서는 이들의 뇌가 젊은 생쥐만큼 잘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롱 플루를 예방하려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 “가능한 한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호세이니는 말했다. 다행히 독감 백신은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도록 미리 준비시키는 역할을 하며, 단기적·장기적인 건강상의 피해를 줄여준다. 알알리는 “여기서 정말 올바른 선택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백신 접종이 심각한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롱 플루의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이 롱 플루를 어느 정도까지 예방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심장질환 위험을 20~50% 낮추는 것과 연관돼 있다. 또한 치매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 백신은 생후 6개월이 넘은 어린이와 성인에게 권고된다. 미국가정의학회에 따르면 10월이 독감 백신을 접종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 By Richard Si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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