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필요한 규제엔 소극
양대 선도국 미국과 중국
기술 패권 경쟁에 더 몰두
최근 수년간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각국 정부의 정책 공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AI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면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거의 모든 곳에서 정부들의 규제·감독 역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기술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가 2년 전에 통과시킨 AI 규제법은 효과가 제한적이며, 세계 곳곳에서 다른 많은 AI 규제 법안들이 표결 절차를 거치지 못하고 계류 중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국제 정상회의에서 대응 방안이 논의됐으나 이미 빠르게 잊혀지고 있다.
NYT는 AI가 정책 결정과 기술 사이의 격차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렸다며 “많은 정부는 AI를 활용하기를 원하면서도 그 위험을 두려워하며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 국내 정치, 제한된 기술적 전문성, 지정학적 분열, 그리고 향후 수십 년의 경제력과 국가안보를 좌우할 수 있는 경쟁에서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우려가 더해져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많은 나라들은 AI 양대 선도국인 미국과 중국의 정책을 지켜보며 방향을 정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 두 나라 역시 방향이 확실치 않은 상태다.
미국 정부 내에서는 AI 안전을 둘러싸고 규제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산업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가 혁신을 해친다며 규제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규제 탓에 중국에 주도권을 내줄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중국은 챗봇 콘텐츠 검열을 중심으로 일부 AI 규제를 도입했지만, 동시에 개발 경쟁도 빠르게 이어가고 있다. 국제 안전 기준 마련을 위해서는 AI 분야의 양대 선도국인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양국은 서로에게 기술적 우위를 뺏기지 않으려고 경쟁 중이다.
지난주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의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안전 의정서에 합의하지 못했다. 또 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20여개국 지도자들이 AI 안전을 위한 공동 행동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AI 기술을 통제하기 위한 “글로벌리스트 계획을 구축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미국은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의회에서는 AI 모델을 감독할 연방 기관을 신설하는 법안, 작동 중지 장치 의무화 법안, 인간 능력을 뛰어넘는 가장 강력한 모델을 금지하는 법안 등이 발의됐으나, 표결 추진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에서 정책 공백이 심해지고 있으며,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AI 기업들은 대체로 외부 안전 규제 제도도 없이 방치된 상태다. EU는 2024년에 AI 규제법인 ‘AI 법’을 통과시켰지만 핵심 조항의 시행은 보류된 채 수년이 지났으며, 제대로 시행조차 되기 전에 그간의 기술 발전을 반영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