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88'·'도깨비', 스핀오프 예능으로 확장
KBS '구르미 그린 달빛'도 제작 논의…"새로운 즐거움 되길"
!['도깨비 10주년 여행' 속 배우 김고은(왼쪽), 공유[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image/fit/295078.webp)
배우 김성균을 본 안재홍은 "아버지!"를 외친 뒤 "이거 정말 반갑구만 반가워요!"라는 정겨운 그 시절 유행어 인사를 나눈다. 공유와 김고은은 빨간 목도리를 유행시킨 드라마의 명장면을 재연하고 "(함께하는) 다음 작품은 치정극이 어떠냐?"고 너스레를 떤다.
이는 드라마의 10주년을 맞아 제작된 tvN 예능 프로그램 '응답하라 1988 10주년'과 '도깨비 10주년 여행' 속 한 장면이다.
최근 방송계에서는 '10년'을 주제로 한 드라마의 스핀오프(파생작) 예능이 돋보인다. 과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의 방영 10주년을 맞아 출연진이 모여 작품의 추억을 소환하고 이를 예능적 재미로 치환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 10년이 지나도 유효하다…"세대 관통하는 IP의 힘"
2015년 쌍문동 골목에 사는 다섯 가족의 사연을 그려 사랑받은 '응답하라 1988'은 지난해 12월 특집 예능 '응답하라 1988 10주년'을 선보였다.
이 예능은 혜리, 박보검, 고경표, 성동일, 라미란, 유재명, 김성균 등 드라마를 빛낸 배우들이 총출동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각종 게임을 즐기며 1박 2일간 모꼬지(MT)를 즐기는 모습을 담았다.
배우들은 예능 출연 외에도 '매일 그대와', '걱정 말아요 그대' 같이 10년 전 드라마를 장식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도 직접 불러 음원으로 발매했다.
'쓸쓸하고 찬란하신(神)-도깨비'(이하 '도깨비')도 이달 예능으로 10주년을 자축했다.
'도깨비 10주년 여행'은 "10주년에 뭐라도 같이 하자"는 김고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드라마의 주연 배우 공유, 이동욱, 김고은, 유인나가 작품의 주요 촬영지였던 강원도 강릉에서 1박 2일을 함께하는 여정을 그렸다.
!['응답하라 1988 10주년' 포스터[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image/fit/295079.webp)
두 예능은 모두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변치 않은 작품의 생명력을 기반으로 한다.
원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언제든 작품을 다시 볼 수 있는 시대 속 지금도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라 회자하는 작품의 후일담은 현재진행형 콘텐츠로 소비된다.
동시에 대본이라는 짜인 틀을 벗어나도 여전히 공고한 배우들의 유대감과 케미스트리(호흡)는 드라마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팬서비스'다.
10년의 세월이 바꾼 배우들의 성장과 변화도 관전 요소다. 김선영과 고경표는 5살의 어린 나이로 늦둥이 막내 진주를 연기한 아역 배우 김설의 성장에 눈물을 쏟았고, 공유는 '도깨비' 속 자기 충신으로, 단역에 가까웠던 윤경호가 '최고 대세'로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며 "잘 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tvN 관계자는 "'도깨비'와 '응답하라 1988'이 10주년을 맞아 예능으로 다시 시청자를 찾게 된 것은 두 작품이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세대를 관통하는 지식재산권(IP)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완성도 높은 서사와 캐릭터, 배우들의 관계성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고, 무엇보다 배우들에게도 각별한 작품이었기에 이러한 재회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 '인생 드라마'가 담보하는 효율성…"'우려먹기' 제작은 지양해야"
방송사 입장에서도 '인생 드라마'라는 검증된 IP를 기반으로 하는 예능은 원작의 가치를 재발굴하고 확장할 수 있다.
새로운 포맷을 개발해 출연진을 섭외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드라마로 이미 탄탄한 팬덤을 확보한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화제성도 보장받을 수 있어서 효율적이다.
tvN 관계자는 "드라마가 품고 있던 정서와 인물 간 관계성을 예능 콘텐츠로 새롭게 만나보며 IP의 즐거움을 또 다른 방식으로 확장하고자 했다"며 "시청자들이 왜 이 작품들을 사랑했는지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자 또 다른 즐거움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응답하라 1988'과 '도깨비'는 워낙 국민적인 히트작이라 작품을 그리워하거나 추억하는 사람도 많아 자연스럽게 그들이 원하는 후일담 등이 예능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최근 플랫폼 간의 경쟁이 심화하고 양질의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신규 프로그램이 인지도를 올리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히트작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들면 시청자들에게 알려지기도 쉽다"고 봤다.
KBS도 10주년 예능 제작 흐름에 뛰어든다.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방영 10주년을 맞아 특집 예능 제작을 논의 중이다.
이 작품은 웹소설을 원작으로 왕세자 이영(박보검)과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궁중 로맨스를 그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최고 시청률 23.3%를 기록했다. 주연 배우들이 긍정적으로 출연을 논의 중이며, 프로그램의 형태나 방영 일자는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히트작의 스핀오프 예능을 IP의 확장으로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안전 지상주의에 기댄 제작은 경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청률이나 화제성의 담보를 위한 '우려먹기'나 '추억팔이' 식의 제작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 평론가는 "신규 예능 대신 너도나도 옛날 히트작들을 소환하는 예능을 만들게 되면 새로운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런 점은 각 제작사나 방송사에서 경계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연합뉴스>
!['구르미 그린 달빛' 포스터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image/fit/295083.webp)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