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걸린 절차 종지부
메가캐리어 탄생 임박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을 위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제시한 조건부 승인의 선행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2020년 시작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이 4년 만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2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EU 경쟁당국(EC)은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미국의 경쟁당국인 연방 법무부(DOJ)에 EC의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 DOJ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승인한 것으로 간주한다. 업계에서는 EC의 최종 승인으로 DOJ의 소송 제기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어 사실상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셈이다.
결합 심사가 끝나면 합병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된다. 238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합병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이 세계의 항공·물류 허브로 입지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회사의 저비용항공(LCC) 계열사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통합이 추진되면서 국내 항공 산업의 구도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합쳐지면 여객 수송 규모 기준 세계 11위의 국적 메카 캐리어로 거듭난다. 지난달 말 기준 합병 회사의 여객기는 대한항공 135대, 아시아나항공 68대 등 203대를 보유하고 있다. 화물기는 대한항공 23대, 아시아나항공 12대로 총 35대다. 국적 메가 캐리어로서의 영역도 확장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약 40개국 114개 도시, 아시아나항공은 72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20일까지 총 1조5,000억 원(영구채 3,000억 원 별도)의 인수 대금 중 남은 8,000억 원도 납입해 신주 인수 거래를 종결한다. 잔금 납입은 아시아나항공 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항공이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유상증자 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은 63.88%가 된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문제가 매듭 지어지면 산업은행과 합의한 인수후통합전략(PMI) 작업을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