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70% 차지 소매판매
3개월간 전년비 1.3%↓
미국인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등 지갑을 닫으면서 경기침체 임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소비 경기 침체의 초기 징후가 마침내 전면에 등장했다“고 진단했다.
앞서 연방 상무부는 올해 5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계절 조정 기준 전월대비 0.1% 증가한 7,031억달러로 집계됐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릿저널(WSJ)의 전망치 0.2% 증가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상승했다.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보합에서 0.2% 하락으로 하향 조정됐다.
로젠버그는 ”지난 3개월 동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며 ”이는 1분기 소매 판매 4% 감소에 더해져 소비자 불황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소매판매는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 온 지표 중 하나다.
인플레이션과 고용 시장 냉각이 누적되면서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최근 매켄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심리 위축 원인으로 생활비 상승과 고용 활동 부진이 꼽혔다. 소비자의 35%는 외식을 축소하고, 30% 이상은 국제선 및 국내선 항공편에 대한 지출을, 32%는 주류 소비를 줄일 계획이다.
도이체방크의 전략가들은 최근 메모에서 ”소비자 패턴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우울한 상태로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표면적으로 노동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동 전망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판테온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소비가 3분기에 더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둔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20대들 역시 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꿈과 가정을 꾸리는 데 따른 현실적 부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3일 CBS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17~24일 등록 유권자 2,460명(18~29세 743명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세 이하 응답자의 82%가 이전 세대보다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가족 부양이 어려워졌다는 응답도 30세 이하 유권자의 76%에 달했고, 70%는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일부 지표 호전에도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 문제가 주요한 화두로 부상한 상황이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기존 5.25~5.50%로 동결, 2001년 이후 최고 수준 유지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