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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복통과 설사, 혈변…‘크론병’때문이라고?

미국뉴스 | | 2023-07-07 16:56:53

복통과 설사, 혈변,크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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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 난치병은 환자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적절한 치료법과 대체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질환을 말한다. 희소 난치병의 일종인‘염증성 장 질환’은 유전, 개인 면역 반응, 장내 미생물 조성, 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장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크론병, 궤양성대장염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크론병은 장내 염증 조절 반응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배가 아프고, 설사를 반복하고, 혈변을 보기도 하며, 심하면 장을 절제하기도 한다.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기에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질병 소분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크론병 환자가 3만1,098명으로 2010년 1만2,234명에서 12년간 2.5배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상이 28%로 가장 많았고, 30대(22%), 40대(14%), 10대(12%) 순으로 특히 20대 이전의 환자 비율이 높았다.

김유이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크론병을 포함한 염증성 장 질환은 최근 10년간 국내 소아청소년에서 2.5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는 등 늘어나는 추세”라며 “가장 중요한 원인은 서구화된 식이,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을 거치면서 배달 음식의 보편화 등 식생활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는 영양 흡수가 안 되기에 저체중이나 저신장 등 성장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입에서 항문까지 어디든지 염증 발생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만성 복통, 만성 설사, 혈변 등으로 자다가 깰 정도로 복통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 밖에 성장장애, 사춘기 지연, 반복적인 구강 궤양, 항문 농양 또는 치루(齒瘻), 관절통, 피부 발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박소원 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소아청소년기 환자의 경우 40~50%가 진단 당시부터 항문 주변 누공이나 농양을 동반하고 있기에 설사·복통과 함께 항문 질환이 생기면 크론병을 염두에 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크론병은 젊은층 유병률이 높아 환자의 절반 가량이 20~30대이며, 전체 환자 4명 중 1명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시기에 발병한다.

크론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크론병과 관련된 유전적인 요인, 식품, 위생 상태, 약물, 흡연 등 사회적 여건 변화를 포함한 환경적 요인 및 개인 면역이 꼽히고 나이에 따라 임상 양상이 바뀌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는 크론병일 때는 아주 어린 나이에서 발병하고, 이때는 예후(치료 경과)가 매우 좋지 않은 편이다.

또 장내 미생물 환경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부에서 들어온 해로운 물질을 방어하고, 우리 몸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필요한 물질을 음식물로부터 합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내 미생물이 균형을 잃으면 장벽이 망가지고 유익균이 줄면서 유해물질에 대한 보호 역할을 하지 못해 여러 가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장 질환 외에도 당뇨병, 비만,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김유이 교수는 “크론병의 경우 장내 미생물 변화로 인해 유익균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해로운 균이 늘어나며 장내 미생물이 균형을 잃는다”며 “그러면 장벽이 망가지고 장 투과성이 증가해 독성 물질 또는 해로운 균이 장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MRI·내시경검사 등으로 진단

크론병 진단을 하려면 내시경을 통한 조직 검사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 최근에는 발병률이 높지 않지만 장 결핵 등 다른 질환과도 감별이 필요하다.

다만 조직 검사에서 특징적인 크론병 세포가 나오지 않을 때도 많아 임상 증상, 혈액검사, 대변 검사, 자기공명소장조영술(MR enterography) 같은 영상 검사, 내시경검사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한다.

김유이 교수는 “크론병 진단을 위한 영상 검사는 소장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일반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는 좀 차이가 있다”고 했다.

소장은 평소에는 장 내강이 부풀려져 있지 않고 붙어 있는데 소장에서 생기는 누공, 협착 등 병변을 간접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MRI 검사 전에 조영제를 복용해 장내강을 부풀려 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장의 좁아진 부분, 샛길, 장 부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꾸준한 자기 관리와 주위 배려 중요

크론병의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 치료다. 치료는 시기에 따라 첫 진단 시 또는 악화가 된 활동기,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활동기에는 질병이 없는 상태인 관해(寬解)를 유도하기 위한 관해 유도 치료를 하게 된다.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경증, 중등증이라면 영양소가 잘게 잘려진 음료를 필요한 칼로리만큼 8주간 섭취하는 ‘완전 경장 영양 요법’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관해가 유도되면 이를 유지하기 위해 질병 상태에 따라 항염증제 또는 면역조절제 등의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경증, 중등증, 중증 3단계로 나눠 관해 유도 치료, 관해 유지 치료 약물로 각각 나뉜다. 일반적으로 관해를 유도하기 위해 ‘완전 경장 영양(exclusive enteral nutrition·EEN)’ 식이요법을 시행한다. 완전 경장 영양 식이요법은 일반 음식을 전혀 먹지 않으면서 아미노산·당분·무기질·비타민 등이 골고루 들어 있는특수 식이만 6~8주 동안 섭취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증상이 심한 중증이거나, 완전 경장 영양에 실패하거나 재발했다면 스테로이드, TNF-알파 억제제 같은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관해를 유도한다. 이후에는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로 관해 유지 치료를 한다.

크론병에 처음 진단되면 약물 단계를 계속 올리더라도 관해 유도를 반드시 해야 한다. 이후 유지 치료를 하면서 질병이 악화되기도 하는데, 이후에도 다시 관해를 유도하는 치료를 시행하고 관해가 유도된 후 다시 유지 치료를 계획한다. 일반적으로 크론병이 지속적으로 활성 상태를 보일 때는 거의 없지만, 자주 재발하면 협착 등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김유이 교수는 “크론병의 경우 사춘기인 소아청소년기 어린이들에게 많이 발생하다 보니 진단을 받으면 생소한 병명에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 등으로 자녀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많이 당황하고 속상해 할 때가 많다”며 “가족ㆍ학교ㆍ교사ㆍ친구 등이 함께 질환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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