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고교 졸업 앨범에 등장한 장애인 안내견

미국뉴스 | | 2023-04-19 08:15:15

고교 졸업 앨범에 등장한 장애인 안내견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4년간 척수 근육 위축증 장애인 지켜…'졸업생 대우' 받아

비슷한 사례 간간이 소개…장애인에 대한 美 사회 인식 단면

몬테비스타고 2018년 졸업 앨범에 등장한 '안내견'(위에서 둘째줄 왼쪽 두번째)[몬테비스타고 2018년 졸업 앨범 캡처]
몬테비스타고 2018년 졸업 앨범에 등장한 '안내견'(위에서 둘째줄 왼쪽 두번째)[몬테비스타고 2018년 졸업 앨범 캡처]

 내일(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날을 전후해 열리는 여러 행사와, 보도되는 다양한 뉴스를 통해 잠시 잊고 지냈던 주변의 장애인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미국에는 장애인의 날은 별도로 없다. 그렇다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90년 제정한 장애인법을 통해 미국에서 장애인은 고용에서 차별받지 않고, 모든 공공서비스와 편의시설 등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받는다.

 

미국에서는 어린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일상화돼 있다.

이들이 음식점이나 공공시설을 들어갈 때면 앞서가던 사람이 문을 열어주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학생들을 태운 스쿨버스가 도로에 정차하면 뒤에 있는 차량은 물론, 앞뒤 좌우에 있는 모든 차량이 멈춘다. 스쿨버스가 출발해야 비로소 움직인다.

특히 최근 우연히 보게 된 미국의 한 고등학교 졸업 앨범은 놀라웠다.

5년 전인 2018년 미 몬테비스타 고교 졸업 앨범에는 한 장애인 안내견이 약 600명의 졸업생과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몬테비스타고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가량 떨어진 댄빌이라는 지역에 위치한 공립 고등학교다.

이 안내견의 이름은 '레이크'(Lake). 앨범에는 '맥헤일'(Mchale)이라는 성(姓)도 붙여졌다. 레이크는 다른 학생들처럼 턱시도를 입고 앨범 한 공간을 차지했다. 마치 '진짜 학생'처럼.

레이크는 장애인을 도와주는 안내견으로 잘 알려진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으로, 이 학교 학생이었던 대니얼 맥헤일(사진 왼쪽)의 안내견이었다고 한다.

대니얼은 어릴 때부터 척수 근육 위축증을 앓은 지체 장애인이었다.

영국의 유명한 천재 물리학자였던 스티븐 호킹처럼 대니얼은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해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손만 약간 움직일 수 있는 정도였다.

몸이 불편했지만 그는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에 가지 않고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이 고등학교에서 4년 전 과정을 마쳤다.

 

대니얼과 같은 수업을 들었던 한 졸업생은 "대니얼 옆에는 언제나 레이크가 있었다"며 "학교에서도 어딜 가든 줄곧 그의 옆을 지켰다"고 돌아봤다.

레이크는 수업 시간에는 물론, 대니얼이 수업을 듣기 위해 다른 반으로 이동할 때도, 화장실을 갈 때도 그를 안내했다.

대니얼과 함께 4년간 고등학교를 보내며 레이크도 모두의 친구가 됐다.

그리고 턱시도를 입고 '졸업생' 앨범에 이름을 올렸다. '진짜 학생'은 아니었지만,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학교로부터 '졸업생'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미국에서는 레이크와 같은 사례가 간혹 있었다. 2016년에는 루이지애나에 있는 한 중학교 졸업 앨범에 '프레슬리'라는 안내견이 실려 화제가 됐고, 이듬해에는 버지니아주 한 고등학교 앨범에 '알파'라는 안내견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알파는 주인인 앤드류가 매일 수시로 혈당을 검사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소아 당뇨'를 앓고 있었다. 알파는 24시간 함께하며 앤드류의 혈당이 급격히 오르거나 내리면 이를 신속히 감지해 위험을 알려줬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졸업 앨범에 안내견이 등장한 것이 '뉴스'가 될 정도로 흔한 일은 아니지만, 친구들에게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대니얼의 한 동창은 "레이크가 졸업 앨범에 있다는 사실이 낯설거나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다"며 "그는 대니얼 가족이었고, 4년간 수업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대니얼은 몸이 불편했을 뿐, 똑같은 우리의 친구였다"고 돌아봤다.

몸이 불편한 이들이 일반 학교를 졸업한 것도 놀랍지만, 이들 안내견을 졸업 앨범에까지 올린 것은 더욱 놀라울 뿐이다.

이는 장애인에 대한 미국 사회의 시각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까 싶다. 그것도 이미 5∼7년 전의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쯤 안내견이 실린 졸업 앨범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올해 장애인의 날이다.

<연합뉴스>

대니얼과 레이크 모습.[대니얼 페이스북 캡처]
대니얼과 레이크 모습.[대니얼 페이스북 캡처]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30년 모기지 금리 7.33%… 1년새 1.14%p 급등
30년 모기지 금리 7.33%… 1년새 1.14%p 급등

주택 구매 부담 가중고가 주택시장 직격탄내년 금리전망 7.5%로 미국의 모기지 금리가 다시 7%대를 웃돌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택

고물가에 핼러윈 사탕도 안 팔린다
고물가에 핼러윈 사탕도 안 팔린다

올해 판매 6.7% 감소5년새 가격 44% 급등생활비 부담 지갑 닫아 핼러윈을 앞두고 미국 내 사탕 판매가 오히려 감소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초콜릿과 사탕 가격이 수

미국서 태어났는데… ICE에 9개월 넘게 구금
미국서 태어났는데… ICE에 9개월 넘게 구금

출생증명서·미 여권 보유정신질환으로 시민권 부정30대 자메이카 추방 위기 미국에서 태어나 15년간 미국 여권까지 보유했던 30대 남성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9개월 넘게

연말 자선기부 시즌… 올해는 세금공제 혜택 달라진다
연말 자선기부 시즌… 올해는 세금공제 혜택 달라진다

■ 세법과 생활경제표준공제 선택해도 부부 2천불까지 기부금 공제65세 이상 추가 공제·IRA 통한 기부도 활용 가능“연말 기다리지 말고 12월 첫째주에 기부 마쳐야”   연말 자선

AI가 바꿀 미래는…“인류 멸망도, 난치병 치료도 가능”
AI가 바꿀 미래는…“인류 멸망도, 난치병 치료도 가능”

앤트로픽, IPO 신고서에   AI의 빛과 그림자 제시   인간 통제 벗어난 AI의‘인류 생존 위협’도 경고   8천억불 인프라투자 부담   IPO, 수익성 입증 관건 인공지능(A

텔루라이드, 4년 연속 10만대 돌파
텔루라이드, 4년 연속 10만대 돌파

기아, 북미 맞춤전략 성과첫 출시 이후 누적 78만대올해 하이브리드 비중 41% 기아의 북미 시장 전용 전략 모델인 텔루라이드가 4년 연속 1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26일 기아

한미, 3분기 순익 2,368만불… 7.4% ↑
한미, 3분기 순익 2,368만불… 7.4% ↑

총자산 80억4천만불 넘어총예금고 첫 70억불 돌파순이자마진 수익성 개선   한미은행(행장 바니 이)이 올해 3분기 순익 증가와 함께 총자산 8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미국 소셜연금 62세부터 받으면 월평균 얼마일까?

사회보장국 통계 분석 결과 월 1,424달러…남성 1,573달러, 여성 1,286달러67세보다 5년 일찍 받으면 연금 최대 30% 감소…70세까지 늦추면 24% 증가 미국에서 소셜

영주권 수속 중 추방재판 일시 중단 길 막혔다

이민판사 재량 ‘행정 종결’연방대법, 제한조치 유지이민자 구제 절차에 제동 연방 대법원이 이민판사의 재량으로 추방재판을 일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제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조회 동의 거부 땐 SSI 신청거부·지급중단

연방 사회보장국(SSA)이 저소득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생활보조금(SSI) 신청자에게 은행 계좌 등 금융기록 조회 동의를 의무화하고 있다. 동의를 거부하면 신청이 승인되지 않으며,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