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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가 좌지우지했던 주택 시장, 집 못 구한 바이어들 한숨만

미국뉴스 | | 2022-01-03 11:26:51

주택시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 올해 주택 시장에서 어떤 일들 있었나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어느덧 다 지나갔다. 올해 주택 시장은 역대급 셀러스 마켓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매물 부족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이에 따른 과열 경쟁과 집값 폭등 현상에 많은 바이어들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 해다. 이 밖에도 올해 주택 시장에서 있었던 이모저모를 정리해 본다. 

올해 집값을 고무줄처럼 늘리는 셀러가 많아져 바이어들이 애를 먹었다.				    <로이터>
올해 집값을 고무줄처럼 늘리는 셀러가 많아져 바이어들이 애를 먹었다. <로이터>

 

◇ 타주 이사 늘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구가 밀집한 도심을 떠나 교외로 이사하려는 현상이 뚜렷했다. 동시에 살인적인 집값을 피해 타주 이사도 크게 늘었다. 이사업체 ‘유나이티드 밴 라인스’에 따르면 춥고 집값이 비싼 북동부에서 기후가 온화하고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중서부로의 이사 트렌드가 나타났다. 유출 이사가 가장 많았던 주는 뉴저지 주로 대부분은 높은 세율과 집값, 생활비 등이 타주 이사의 원인이었다. 반대로 유입 이사가 가장 많았던 주는 아이다호 주로 주택 가격이 인근 가주에 비해 훨씬 저렴한 반면 최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이 젊은 직장인과 은퇴자의 유입 이사를 부추겼다. 

◇ ‘스테이 풋’ 현상 뚜렷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이사하지 않고 장기간 거주하는 ‘스테이 풋’(Stay Put) 트렌드가 이어졌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주택 보유자 중 약 25%는 20년간 같은 집에서 거주 중이었다. 한 주택에서의 평균 거주 기간은 약 13년으로 조사됐다. 스테이 풋의 원인은 주택 매매 비용 상승, 재융자 혜택 증가, 신규 주택 공급 부족 등이다. 

◇ 연인을 위한 이사 증가 

젊은 세대 중 연인을 위해 이사하는 비율이 유독 높았다. 대출 기관 ‘렌딩 트리’의 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4명은 연인을 위해 이사를 감행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세대별로는 밀레니엄 세대(약 56%)와 Z 세대(약 52%)에서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연인을 위해 이사를 결정한 적이 있었다. 응답자의 약 70%가 연인과 함께 하기 위해 100마일이 넘는 거리를 이사했으며 1,000 마일 이상의 장거리 이사 비율도 약 11%나 됐다. 반면 연인을 위한 이사 경험이 있는 여성 중 5명 중 1명꼴로 이사를 후회했다.

◇ 건물주의 황당한 렌트비 납부 요구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세입자의 렌트비 체납이 늘자 황당한 방식으로 렌트비 납부를 요구하는 건물주가 등장했다. 주로 기업형 건물주로 정부의 퇴거 유예 조치도 무시하며 체납 세입자를 거리로 내몰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부 건물주는 체납 세입자에게 머리카락이나 혈액을 팔아서라도 렌트비를 마련하라며 황당한 내용의 통보를 보낸 경우도 있었다. 또 일부 건물주는 여성 세입자에게 난자를 기증해서 수입을 마련하라는 가하면 일부 건물주는 단기 고리 대출을 받으라며 렌트비 납부를 압박하는 등의 횡포를 부렸다.

◇ 주택 처분 관심 최고조

올해 4월 주택 매매에 대한 관심도가 최고조에 달했다. 구글 검색어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금이 주택 매매 시기로 적절한지에 대한 검색 횟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중 ‘지금 집을 사야 하나’(Should I buy a house)란 검색 지수는 42로 주택 시장이 활황이었던 2007년 7월의 5보다 무려 8배나 높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을 내놓기가 꺼려졌다. 그러나 올 들어 백신 접종자가 늘고 코로나19 관련 수치가 개선되면서 주택 처분에 대한 관심도 급증한 것이다. 

◇ 세입자도 ‘스테이 풋’

주택 구입 여건이 악화되면서 주택 임대를 지속하는 세입자가 늘었다. 하루 다르게 오르는 주택 가격을 보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미련을 포기하고 당분간 임대를 이어가겠다는 결정이다. 주택 임대료 역시 상승세이지만 집값 상승폭에 비하면 견딜 만하기 때문에 최근 세입자들은 주택 구입 대신 임대 재계약을 많이 택했다. 소득은 제자리인 반면 주택 가격이 급등해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이 감소한 점도 세입자들이 ‘스테이 풋’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과열 경쟁과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 역시 세입자 스테이 풋의 원인이었다.

◇ 코로나 발 리모델링 증가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영향으로 주택 리모델링 공사가 크게 늘었다. 주택 정보 업체 ‘비드온이큅먼트’의 조사에서 약 89%에 달하는 주택 소유주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크고 작은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이중 약 10%는 주택 구입 뒤 처음으로 리모델링에 나선 경우로 코로나 팬데믹이 리모델링을 결정한 계기가 됐다. 

리모델링을 실시한 주택 소유주 중 약 30%는 리모델링에 1,000~3,000달러의 비용을 지출했고 리모델링 평균 비용은 약 3,797달러로 조사됐다. 조경 공사 등 실외 공사가 전보다 많이 늘었고 여가 생활 목적의 스파 공사도 많았다. 집에 요리하는 ‘집 쿡’이 대세로 주방 공사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았던 해다.

◇ 고급 주택 시장 호황

코로나 팬데믹 이전만 해도 좀처럼 팔리지 않던 고급 주택이 불티나게 팔렸다. 리모델링을 거쳐 비싸게 나온 집이라도 고급 주택 바이어들의 구매 능력이 크게 개선되자 매매가 쉽게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급 주택의 매매 기간은 약 61일로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한 달이나 단축됐다. 고급 주택 매매 기간은 다른 가격대의 매물에 비해서도 매우 빠른 편이다. 올해 1분기 고급 주택 매매 기간은 중간 가격대 매물의 매매 기간보다 약 18일, 낮은 가격대의 매물보다는 약 14일이나 더 빠르게 팔렸다. 

◇ 서둘러 집 팔고 후회 많아

너무 서둘러 주택을 구입한 뒤 후회하는 구매자를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주택 구입 경험이 없는 젊은 층 구매자 중 후회의 목소리가 높았다. 주택 구입을 후회하는 경향은 주택 구입 경험이 적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25세~40세 사이의 밀레니엄 세대 구입자 중 주택 구입을 후회한다는 비율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주택 수리비를 충분히 모으지 않은 것, 더 낮은 이자율을 알아보지 않은 것, 너무 큰 집을 산 것 등에 대한 후회가 가장 많았다. 반대로 막상 집을 팔고 나서 너무 급하게 판 것을 후회하는 셀러도 많았다. 높은 가격에 팔고도 이사 갈 집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셀러, 전에 살던 집보다 나은 조건의 집을 찾지 못한 데 대한 후회가 특히 많았다.

◇ 황당한 매매 조건 제시한 셀러

셀러가 주도하는 셀러스 마켓이 이어지면서 황당한 매매 조건을 들고 나오는 셀러가 많았다. 일부 셀러는 6개월 이상의 에스크로 기간을 요구하기도 하고 일부 셀러는 키우던 애완견까지 떠맡으라는 내용을 매매 조건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리스팅 가격을 고무줄처럼 올리는 셀러는 이제 흔한 현상이 됐다. 어떤 셀러는 변기나 바닥 타일 등을 뜯어가는가 하면 일부는 이사 후 쓰레기를 잔뜩 남겨놓고 가 바이어를 골탕 먹이는 사례도 있었다.

◇ LA 카운티 재산세 사상 최고

집값이 급등하면서 LA 카운티 2020년~2021년 회계연도 재산세 사정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LA 카운티 재산세 사정국의 발표에 따르면 해당 회계연도 재산세 부과 대상 LA 카운티 부동산의 재산세 과세 표준은 약 1조 7,600억 달러이며 이를 기준으로 약 170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산정되는 2020년~2021년 회계연도 재산세 과세 표준은 전년 회계연도 대비 약 3.7%나 상승한 수치로 경기 대침체 이후 11년 연속 상승 추세다. 

◇ 밀레니엄 세대 활발한 내 집 마련

올해 주택 시장은 밀레니엄 세대(1981년~1998년생)에 의해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주택 구입 중 밀레니엄 세대에 의한 구입이 차지한 비율은 약 37%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치솟는 집값, 매물 부족, 치열한 경쟁, 캐시 구매 바이어와의 경쟁 등 내 집 마련을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엄 세대는 내 집 마련에 대한 높은 열정을 앞세워 활발한 주택 구입 활동을 펼쳤다. 밀레니엄 세대는 도심, 외곽 구분 없이 활발한 주택 구입에 나섰고 학자금 대출 부담으로 부모의 지원을 받아 내 집을 마련한 비율도 높았다.

◇ 내 집 마련 열망 최고조

아이러니하게도 주택 구입이 어려워질수록 내 집 마련이 ‘아메리칸드림 성취’라고 믿는 사람은 더욱 많아졌다. 조사에서 ‘내 집 마련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96%가 내 집 마련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답변했는데 이중 약 72%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중 약 62%는 조사가 진행된 지난 10월 중 주택 구입을 위해 이미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함께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내 집을 마련할 때까지 금주, 의류 구입 자제, 외식 자제, 일부는 성관계를 자제하겠다며 주택 구입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이기도 했다.

◇ 자연재해 피해 타주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 잦은 산불과 허리케인, 찌는 듯한 폭염을 피해 더 나은 기후 환경을 찾아 이사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이 올해 초 미국 가구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약 49%가 자연재해를 이유로 내년에 이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 변동 이자율 관심 다시 높아져

변동 이자율을 통한 모기지 신청 건수는 최근 1년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1년간(6월 18일 기준) 변동 모기지 이자율 신청이 꾸준히 증가해 약 12.5%나 증가했다. 주택 가격이 기록적으로 오르자 바이어들이 변동 이자율과 같은 페이먼트 절약 수단을 찾기 시작한 결과다. 변동 이자율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2월부터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가 주택 구입자들 사이에서 발급이 많이 이뤄졌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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