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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이슈] 텍사스 낙태금지법 거센 후폭풍

미국뉴스 | | 2021-09-08 09: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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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여성 직격탄” 지적, 인근 ‘원정 낙태’ 잇따라

낙태권 옹호론자들이 연방 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 [로이터]
낙태권 옹호론자들이 연방 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 [로이터]

거센 논란 속에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텍사스주의 낙태(임신중단) 금지법이 야기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기본권을 침해당한 여성들의 반발이 갈수록 확산되는 데다,‘경제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있는 유색인종 여성의 빈곤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비판의 층위도 넓어지고 있다.

심지어 해당 법을 옹호하고 있는 공화당에서도 역풍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임신중단권 제한의 정당성을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지만, ‘(민주당 성향이 아닌) 중도층과 여성 유권자가 돌아설 수 있다’며 반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텍사스주를 향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공세도 본격화하는 가운데, 공화당이 수세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텍사스에선 이미 많은 여성들이 주 경계를 넘어 ‘원정 진료’에 나서고 있다.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6주 이후 임신중단을 금지한 주법을 피해,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다른 주에서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통신은 “법 시행 직후부터 텍사스 인근 주의 병원들에는 평소보다 2배 많은 예약 상담 전화가 폭주하고 있고, 밀려드는 환자로 의료진을 추가 채용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통상 임신부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인지하는 시기는 9주쯤이라는 점에서, 텍사스 법은 ‘사실상 임신중단 전면 금지를 노린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합은 텍사스주 역시 임신중단 여성 85~90%가 임신 6주 이후 시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텍사스대 정책평가프로젝트는 “새로운 법으로 인해 향후 텍사스주에서 임신중단을 원하는 여성 10명 중 8명이 강제로 임신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도 과거 “의도하지 않은 임신은 교육과 취업 기회를 박탈하고, 아이의 건강을 해치며, 빈곤 상태에 놓이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텍사스 주법이 사실상 ‘원치 않는 출산’을 강요하게 될 위험성이 크다는 의미다.

NBC방송은 “특히 백인에 비해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흑인과 라틴계 등 유색인종 여성들에게 타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법 자체가 성차별적일 뿐 아니라,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이유다. 임신중단권 옹호단체인 아피야센터 마샤 존스 국장은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사람에게 아이를 낳도록 강요하는 시스템만 있고 아이를 돌보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은 없다면, 결국 빈곤은 대물림된다”며 “가난한 사람과 유색인종한테만 빈곤을 영구화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임신중단 금지법이 궁극적으로는 공화당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방하원 윤리위원장을 지냈던 찰리 덴트 전 공화당 의원은 CNN방송에서 “아프가니스탄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에 공세를 펴야 할 시점에 텍사스주 공화당은 다른 주의 공화당원들에게 (같은 법안을 마련하라는)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공화당이 민주당한테 2022년 중간선거에서 성별 격차 문제를 무기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 꼴이 됐다”며 “의회에 몸담았던 14년간 임신중단 금지를 의제로 내세워 선거에서 이기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공화당의 ‘역주행’을 직격한 것이다.

실제로 그레그 애벗(공화당) 텍사스 주지사의 지지율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20~30일 텍사스대가 그의 직무 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임기 중 최저인 41%로 나타났다. 특히 무소속 유권자층에서 지지율은 지난 6월 41%에서 30%로 폭락했다. 임신중단 금지법 시행 전 실시된 조사이긴 하지만, 정치권에 큰 파문을 몰고 온 ‘투표제한법 강행’ 등 보수 일변도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강한 거부감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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