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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발‘패닉 바잉’바이어 후회막심

미국뉴스 | | 2021-03-01 1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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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조급함이 앞서 주택을 구입했다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최근 속출하고 있다. 제살 깎아 먹기식 경쟁이 나은 결과로 일부 구입자는 구입 직후 금전적 손해까지 보고 되팔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주택 매물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지만 봄철 성수기를 앞두고 주택 수요가 쏟아져 나오면서 생긴 현상이다. 역대 최저 수준인 모기지 이자율 역시‘일단 사고 보자’는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조급한 마음에 집을 샀다가 후회한 구입자들의 쓰라린 경험담을 들어봤다. 

 

금전적 손해로 연결되는 경우 허다

주택 수리 위한 보험 청구도 급증

 

◇ 곰팡이, 석면도 막지 못한 구입 의지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스텔라 관(30)은 지난해 남가주 샌타 클라리타 지역에 집을 구입하기 위해 수개월간 오퍼를 써냈다. 하지만 전국에서 내 집 마련이 가장 힘든 남가주 주택 시장의 살벌한 현실만 경험해야 했다. 오퍼를 써낸 매물마다 이미 15~16건의 오퍼가 동시에 제출됐고 나온 가격보다 10만 달러나 높은 가격에 팔리는 매물도 부지기수였다. 구입 경쟁이 치열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뉴저지에서 내 집 마련이 경험이 있던 관은 남가주 주택 시장 상황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고 7차례에 걸친 실패 끝에 8월 약 60만 달러 상당의 주택을 구입하는데 성공했다. 1975년 지어져 조금 오래된 집이지만 깔끔하게 리모델링 된 주방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새 집으로 이사한 뒤 며칠도 되지 않아 집에 대한 사랑이 순식간에 증오로 바뀌고 말았다.   

여러 번에 걸친 실패에 지친 그녀는 홈 인스펙션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곰팡이와 석면이 검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고 보자’며 구입을 감행한 것이다. 하지만 건강을 위협하는 주택 결함이 그녀를 후회하게 만들었다. 결국 거액을 들여 대대적인 수리를 실시해야 했고 그래도 마음에 찜찜한 구석이 남아 집을 다시 팔기로 결정한 것이다. 

만만치 않은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지만 다행히 집이 팔려 현재 그녀는 LA 한인타운의 한 아파트를 임대해 생활하고 있다. 관은 “큰돈을 손해 봤지만 그 집을 다시 보지 않아도 돼 마음은 행복하다”라며 “전문가들의 경고를 귀담아들었어야 했는데 급한 마음이 앞선 것이 후회된다”라고 전했다.  

 

◇ 딱따구리가 살 줄이야

뉴욕 브루클린에서 최근 북가주에 정착한 한 부부는 지역적인 자연환경을 이해하지 못해 황당한 피해를 입었다. 코로나가 강타한 브루클린의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기로 마음먹은 부부는 북가주 베이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찾기에 나섰다. 생각보다 훨씬 치열한 구입 경쟁에 놀랐지만 재정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던 부부는 두 번의 실패 끝에 189만 달러에 달하는 매물을 구입하는데 성공했다. 

부부의 첫 번째 출혈은 매물의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구입해야 했던 것이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리스팅 가격에 약 10만 달러를 더 얹어 오퍼를 써낸 끝에야 다른 바이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 

두 번째 출혈은 홈 인스펙션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데서 발생했다. 에스크로를 끝내고 이사하기 위해 집을 방문한 부부는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택 건물 한쪽 외벽에 90개가 넘는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이 주택 주변은 울창한 참나무 숲이 아름답다. 그런데 구입 뒤 실시한 홈 인스펙션에서 이 동네 출몰하는 딱따구리에 의한 피해가 빈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이미 구입을 되돌리기에는 늦었다. 

부부의 세 번째 출혈은 수리비다. 전문가를 통한 점검 결과  딱따구리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나무 건물 외벽을 시멘트로 교체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수리비만 15만 달러가 넘는다는 견적이 나왔다. 남편은 “코로나 팬데믹만 아니었다면 조금 더 신중했을 것”이라며 “앞서 두 번에 걸쳐 주택 구입 경쟁에 지는 바람에 감정이 앞섰던 것도 화근”이라고 후회했다.  

 

◇ 무모한 구입, 금전 손실로 이어지기 마련

주택은 다른 물품과 달리 구입 뒤 환불이 불가능하다. 구입 절차가 완료되면 좋든 싫든 구입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구입하기 전에 철저한 홈 인스펙션을 통한 검증 절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출혈 경쟁식 주택 구입이 늘면서 홈 인스펙션 절차를 생략하는 등의 무모한 구입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 

협소한 아파트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려는 구입자,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으로 더 큰 집이 필요한 구입자, 이자율이 오르기 전에 내 집을 장만하려는 구입자 등 코로나 팬데믹이 만들어 낸 ‘성급한’ 주택 구입 수요가 이 같은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피해가 후회로만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대부분 재정적인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 주택 수리, 주택 보험 청구 급증

최근 너무 성급하게 주택을 구입하는데 따른 긴급 주택 수리도 급증하고 있다. 주택 수리 및 리모델링 정보 업체 ‘홈 어드바이저’(Home Advisor)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긴급 주택 수리는 한 가구당 평균 1.2건으로 2019년의 약 0.4건보다 세배나 늘었다. 긴급 주택 수리를 위해 지출된 비용 역시 지난해 평균 약 1,640달러로 2019년의 약 124달러의 10배 이상 치솟았다.

자연재해와 관련 없는 피해로 인한 주택 보험 청구도 증가했다. 대형 주택 보험 업체 ‘쳐브’(Chubb)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자연재해와 관련 없는 주택 보험 청구 건수가 금액과 빈도면에서 크게 늘었다. 프랜 오브라이언 대표는 “주택 보험 청구가 증가한 것은 일부 성급한 주택 구입과 관계가 있다”라며 “대도시 아파트에서 교외 지역 큰집으로 이사하는 경우 지역 환경이나 주택 관리에 미숙해 주택 수리 발생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준 최 객원기자>

팬데믹 발‘패닉 바잉’바이어 후회막심
성급한 주택 구입으로 인한 후회는 물론 금전적 피해까지 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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