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기내 체포 잇따르자, 안전·법적책임 우려 확산
“행정영장만으로는 안돼”, 전국 공항 곳곳 마찰 증가, ICE는 공항 단속 확대 방침
![연방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뉴욕 JKF 케네디 공항에 배치돼 있는 모습. [로이터]](/image/fit/295666.webp)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항에서 이민 단속을 대폭 강화하자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방식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일부 항공사는 판사가 발부한 사법 영장 없이 항공기 탑승이나 승객 정보 제공에 협조할 수 없다며 ICE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이 법원의 영장이 없는 경우 기내 진입이나 승객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등 자체 원칙을 내세우며 승객 안전과 법적 책임을 이유로 연방 당국과 충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지난 7월25일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올랜도행 항공편에 탑승하려던 승객을 체포하기 위해 기내 진입을 요구한 ICE 요원들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ICE는 내부 승인만 받은 행정영장(administrative warrant)을 제시했지만, 항공사 직원들은 판사가 서명한 사법 영장이 없다는 이유로 기내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승객 정보가 표시된 컴퓨터 화면도 보여주지 않았으며 직원 신원 공개 요구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례는 최근 수주 동안 사우스웨스트항공에서만 최소 6차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캔자스시티 등 전국 공항에서도 탑승구와 매표소, 제트브리지에서 ICE가 체포 작전을 벌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공항에서 이뤄진 ICE의 체포는 하루 평균 10~30여 건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속 대상도 크게 확대됐다. 과거에는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이민자가 주된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비자가 만료됐더라도 영주권이나 망명 신청 등 다른 신분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인 사람들까지 체포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ICE는 비자 만료 자체가 체포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는 이러한 단속이 승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협하고 공항 운영에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법적 절차를 명확히 해줄 것과 함께, 체포가 필요하다면 기내나 탑승구가 아닌 교통안전청(TSA) 보안검색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안전한 여행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고객 정보를 제공하기 전에는 법 집행기관이 적절한 법적 문서를 제시하도록 하는 내부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젯블루항공도 “고객의 이민 신분 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며, 이를 정부 기관에 제공하기 위한 어떤 프로그램이나 협약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 항공사들을 대표하는 업계 단체인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는 최근 국토안보부(DHS)와 만나 공항 내 이민 단속 절차를 협의했다. 단체는 “공항에서 법 집행 활동이 이뤄질 경우 모든 관계자의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는 명확한 절차와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토안보부는 “연방 정부는 국가의 법률과 기존 정책을 집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단속 확대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WSJ는 TSA가 확보한 승객 명단을 ICE에 제공해 체포 대상을 선별하는 협력이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됐으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수백 건의 공항 체포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