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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무궁화

미국뉴스 | | 2020-08-14 16: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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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5일은 광복 75주년을 맞는 날이다. 일제 탄압으로부터 독립하여 국권을 회복한 것을 기념하는 경축일이다. ‘흙 다시 만져 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길이 길이 지키세’ 마지막 소절까지 거침없이 불러진다. 감격스럽게도 광복절 노래를 기억하고 있었네 싶다. 광복절이 돌아오면 일본 순사의 모진 고문 끝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와 독립투사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가 다감하게 떠오른다. 

광복절 무렵이면 무궁화 꽃이 활짝 피어난다. 이국이라서 어딜 가도 무궁화를 쉽게 만날 수 없는 터이라서 무궁화가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은 아린 마음이었는데 우리 시니어 아파트 담장에 여러 그루의 무궁화나무가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활짝 꽃이 핀 모습을 만나고 있는 중인데 마을 산책길에서도 무궁화를 만났다. 한그루가 외따로 있고 댓걸음 떨어진 곳에 두그루 무궁화가 탐스럽게 꽃을 피워내고 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너울지듯 짓푸른 초록과 멋스럽게도 잘 어울린다. 꽃망울이 많이 맺혀있어 가을이 오기까지 꽃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변함없는 자태로 그리운 고향내음을 간직한 꽃이라서 어디서건 만날 때마다 마음에 환한 등불이 켜지는 듯 반가움이 뒤설렌다. 가까운 지인 한분은 뒤뜰에다 무궁화 여러 그루를 심으시고  가꾸시면서 이국살이의 그리움을 삭이고 계셨다.

나라 꽃, 무궁화가 품고 있는 의미를 되짚어 본다. 무궁화 꽃 말은 무궁무진 영원함, 일편단심, 끈질기고 강인한 생명력, 변화, 섬세하고 미묘한 아름다움이다. 없을 무(無), 다할 궁(窮), 끝이 없는 무궁 영원함을 표징하는 꽃이다.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내고 여학생 무렵까지 지냈던 고향집은 무궁화가 울타리처럼 두르고 있었다. 부모님들께서는 무궁화를 애지중지 하셨다. 부모님의 나라사랑 정성이었으리라. 그 이름만큼이나 한반도 전역에 흔하디 흔할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일제 침략으로 창시개명과 한글 말살정책뿐 아니라 한민족의 얼이 담긴 무궁화 꽃도 벌레 많은 꽃이라 천대시하며 마구잡이로 나무를 뽑아내며 탄압 했지만 우리네 백의민족은 무궁화를 심고 또 심었다.  

구한말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무궁화를 몰래 몰래 보급하며 광복의 의지를 심어왔던 겨레들에게 일본은 7천여 그루의 무궁화를 소각하는 일을 자행했던 일을 부모님들께서는 해방이 되고 나서도 마음 아파하셨던 일이 새롭듯 떠오른다. 해마다 고국에선 벚꽃 잔치가 이어지곤 하는데 벚꽃이 왜 그리 많이 심겨졌는지에는 국민들의 관심이 전무한 것 같다. 일제 강정기에 나라꽃 무궁화를 통한 광복운동을 소멸시키기 위해 무궁화가 무참하게도 뽑히어지고 그 자리에 벚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순국선열들에게는 부끄러운 일임에 틀림 없다. 겨레와 함께 수난 당해온 우리 나라 꽃 무궁화를 가꾸고 사랑하며 민족 정체성을 심어가야 할 일이라 여겨진다. 2세들에게도 우리 재외 한국인의 뿌리인 고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수하며 뿌리 교육에도 소홀치 말아야 할 일임을 힘주어 강조하고 싶다.

벚 나무는 활짝 피었다 싶으면 이내 낙화하지만 무궁화는 한 송이가 봉오리를 열고 활짝 피었다 오므라들면 다른 꽃봉오리가 열리면서 잇대어 피고 지며 연연히 꽃을 피워낸다. 무궁함과 영원성의 상징으로 날마다 새로운 꽃들로 신선한 모습을 이어간다. 추위에도 강한 편이며 꺾꽂이한 것도 쉽게 뿌리가 내리고 곧게 자라는 성질로 하여 척박한 환경에도 잘 자라는 것이 무궁화의 특성이다. 만주와 한반도 일대에서 자생한 것으로 고대문헌 자료에서 보면 신라시대에 외국으로 보내는 국서에 근화향(槿花鄕), 즉 ‘무궁화 나라’로 기록되어 있음을 보면 신라시대에 이미 나라 꽃으로 인정받고 있었던 것이다. 한민족과는 어쩔 수 없는 밀접한 꽃이었다.

고 조선 시대로부터 천여 차례의 외세 침략을 받았고, 근대사에선 일제 치하에 무참히 짓밟히고 유린 당하고 속박을 당해왔지만 강인한 생명력으로 오늘에 이른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함초롬 피어있는 무궁화 꽃을 바라보노라면 겨레의 부지런함과 진취성과 청렴한 민족성을 고스란히 표상해내고 있는 모습이다. 숱한 인고의 세월을 거쳐온 민족 혼과 함께 자라온 오묘한 꽃 무궁화는 민족성을 대변하는 꽃으로 우리 겨레 백의민족의 맑은 혼이 영글은 민족의 혼불이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삼천리 강산은 허리가 묶인 채 70여년이란 세월이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 묶임에서 풀려나는 날, 한반도 삼천리 강산 가는 곳마다에 무궁화가 만발한 무궁한 평안을 누리는 날이 도래했으면. 일흔 다섯번째 광복절 앞에 무궁화 꽃 말처럼 당당하고 질긴 생명력으로 세상 어느 나라도 이제 더는 감히 흔들 수 없는 든든하고 당당한 고국으로 세워져 가기를. 아울러 세계 방방곡곡에 한국인의 디아스포라 길을 따라 무궁화도 민족 얼도 겨레 구심의 채널이 되어주며 널리널리 번져가기를 간곡히 기원 드린다. 동네 신작로 전신주에 술래가 눈을 감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던 시절도 흐르고, 민들레 홀씨되어 낯설은 이방에 뿌리 내리느라 잊고 있던 사이에도 무궁화 꽃은 피었습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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