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여직원 어깨에 손 얹고 포옹 등
은근히 신체 노출… 회사측 소송 당해
최근 부서 회식을 가진 LA 지역 한인 업체의 이모 팀장은 회식 다음날 여직원들의 요청으로 면담을 가진 뒤 충격을 받았다. 팀 회식에서 한 남성 간부가 술에 취해 일부 여직원들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강제로 포옹을 하는 등 행동을 한데 대해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다며 회사에 정식으로 항의를 한 것이다.
이씨는 “한 남자 간부가 술에 취해 여직원들에게 실수를 한 것 같다”라며 “회사 측 인사담당자와 상의 후 관련자 징계를 하는 등 이런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인 영세업체인 B사는 회식자리에서 대표가 여직원에게 저지른 성추행이 문제가 돼 소송을 당했다가 결국 파산신청을 한 경우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식자리에서 대표가 여직원에게 몸의 일부분을 노출하는 등 도를 넘는 행위를 하다가 결국 배심원 재판까지 소송이 확대됐었다”며 “판결에서 나온 배상액이 너무 커 회사 대표가 어쩔 수 없이 파산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LA 한인사회내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특히 직장 내 발생하는 성희롱의 대부분은 과도한 음주 등 회식자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회사에서 직장 상사 및 동료들로부터 성적인 수치심을 느끼는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해 상담을 의뢰하는 경우가 매달 계속 접수되는 등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들은 상당수가 양측의 합의로 마무리되지만 10건 가운데 1건 정도는 민사에 이은 형사소송까지 진행된다는 게 변호사들의 말이다.
노동법 전문 주찬호 변호사는 “직장 내 성추행문제는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 둘 사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회사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며 “또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성추행의 경우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에 회사측의 책임도 분명이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한인타운내 성희롱 및 성추행이 속출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음주가 빠지지 않는 한국식 회식 문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회식이 강제성을 띄고 있다는 점과 간단한 저녁식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노래방으로 연결되는 것도 직장내 성희롱 및 성추행 증가와 큰 연관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법 전문 엘리엇 김 법률그룹의 배형직 변호사는 “일단 과음을 하게 되면 자제력을 잃게 되고 회식 자리가 노래방으로 이어질 경우 자칫 상대방이 원치 않은 접촉을 할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며 “결국 직원들을 강제적으로 참석시키고 술잔을 돌리는 한국식 회식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직장내 성희롱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