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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암 환자 생명 연장에 효과” 획기적 연구

미국뉴스 | | 2025-10-24 09:32:27

코로나 백신, 암 환자 생명 연장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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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앤더슨 암센터“mRNA 백신, 생존 기간 2배 늘려

면역 체계를 암에 맞서 싸우도록 강력하게 자극

암 환자에 적용 가능한‘범용 백신’개발에 희망”

케네디 장관은“mRNA 개발 중단”… 과학자들 반발

 

 mRNA 코로나 백신. [로이터]
 mRNA 코로나 백신. [로이터]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평가받는 코로나19 백신이, 인간의 면역 체계를 암에 맞서 싸우도록 강력하게 자극해 환자들의 중앙 생존 기간을 거의 두 배로 늘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와 플로리다대학 연구진이 새롭게 발표한 후향적 연구가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미 진행성 비소세포 폐암과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에 대한 승인된 면역치료를 시작한 MD 앤더슨 암센터의 1,000명 이상 환자 기록을 검토했으며, 이들 중 코로나바이러스 mRNA 백신을 접종한 환자와 접종하지 않은 환자를 비교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아담 그리핀은 지난 22일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서 “이 데이터는 매우 고무적이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3상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로리다대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현재는 MD 앤더슨의 방사선 종양학과에 재직 중인 그리핀은, 3상 임상시험 준비가 이미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환자 등록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자들이 서로 다른 암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범용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지만, 동시에 mRNA를 사용하는 백신 연구가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8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백신들이 코로나19나 독감 같은 상기도 감염에 효과적으로 보호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데이터가 있다”며 미국 정부가 약 5억 달러 규모의 mRNA 백신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케네디의 주장에 강하게 반박했다.

 

메신저 RNA(mRNA) 백신은 단일 가닥의 분자로, 실제로 신체를 감염시키지 않고 면역 체계에 바이러스 단백질의 무해한 조각을 만들도록 지시함으로써 면역 반응을 훈련시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하에서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mRNA 플랫폼을 이용해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다. 백신 개발에는 보통 10~15년이 걸린다. 그러나 mRNA 백신은 결코 새로운 개념이 아니었다. 과학자들은 20년 넘게 독감과 암 치료에 mRNA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이번 최신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치료받은 약 900명의 진행성 폐암 환자들을 분석했으며, 암 면역치료 시작 후 100일 이내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환자들은 접종하지 않은 환자들의 중앙 생존 기간이 20.6개월이었던 것에 비해 37.3개월의 중앙 생존 기간을 보였다고 밝혔다. 전이성 흑색종 환자들 또한 백신을 접종했을 때 생존 기간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면역치료는 ‘면역 체크포인트 억제 치료’라고 불리며, 과도한 면역 반응이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막는 일종의 ‘브레이크’를 해제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브레이크가 해제되면 T세포라 불리는 백혈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된다.

 

연방 보건복지부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65세 미만 인구에서 코로나 백신의 위험-이익 비율은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높은 집단, 즉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진행성 암 환자들에게 가장 유리하다”며 “코로나19와 같은 상기도 감염에 효과적인 보호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데이터로 인해 22개의 mRNA 백신 개발 투자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mRNA 백신이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암에 반응하도록 그렇게 효과적으로 자극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이는 RNA가 생명 진화에서 근본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플로리다대 병원의 소아 종양학자인 엘리아스 사이어 교수는 “RNA는 진화적으로 DNA보다 먼저 존재했기 때문에 세포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RNA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인체의 모든 경보가 울리게 된다. ‘우린 지금 위기에 처했다’는 911 신호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핀은 2019년까지 플로리다대의 사이어 연구실에서 일했으며, 2021년 7월 MD 앤더슨으로 옮겼다.

 

양 기관의 과학자들은 MD 앤더슨 환자 기록에 대한 분석을 이어, 실험실에서 생쥐 모델을 사용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면역치료와 mRNA 백신을 병행했을 때 종양의 성장이 늦춰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드류 바이스먼과 함께 공동 수상한 펜실베니아대학의 카탈린 커리코 교수는 “이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유럽에서 다른 과학자들과 이야기할 때 그들이 ‘코로나 백신이 암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50건의 mRNA 백신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이 중 절반가량은 감염성 질환 치료를, 나머지 상당수는 암 치료를 위한 것이다.

 

커리코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고 있고, 이것은 쉽고, 저렴하며, 매우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며 “이 연구는 발전할 것이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스홉킨스대학의 RNA 생물학 및 치료학 전공 제프 콜러 교수 역시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mRNA는 인체의 자연산물로, 매우 유망한 암 치료 수단으로 평가되어 왔다”며 “우리 몸은 매일 수백만 번 mRNA를 만들어 내며, 그것은 놀랍도록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mRNA는 매우 다루기 쉽고, 개발과 제조, 필요할 때의 변경도 간단하다. 어떤 의학적 치료제도 이 정도로 유연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그는 “과학자들이 SARS-CoV-2의 유전체 서열을 확인한 다음날 바로 그에 맞춘 mRNA 백신을 설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백신이 승인되고 실제 사용되기까지는 몇 달이 더 걸렸다.

 

그리핀은 이번 발견으로 이어진 여정이 2016년에 시작됐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개별 환자의 뇌종양에 맞춘 맞춤형 백신을 개발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는 각 종양의 특성에 맞춘 새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었다. 그러나 충격적인 일은 대조군 백신의 반응을 분석했을 때 일어났다”고 전했다. 종양의 구성과 전혀 관련이 없는 대조군 백신들이 놀랍도록 강한 면역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리핀은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의 정반대였다”며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는 모든 환자의 면역 체계를 암을 공격하도록 훈련시킬 수 있는 범용 백신을 설계할 가능성의 문이 열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수십억 회의 mRNA 백신이 접종되면서, 과학자들은 그것이 암 환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리핀과 MD 앤더슨의 방사선 종양학자 스티븐 H. 린은 2015년부터 2023년 사이 치료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은 환자들이 더 오래 생존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후향적 연구를 시작했다.

 

백신이 개별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될 필요가 없다는 점은 특히 중요하다.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을 만들려면 환자의 종양을 생검하고 유전적 구성을 분석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는 몇 달이 걸린다. 사이어와 다른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트럼프 행정부가 중단한 mRNA 백신 개발 결정을 재고하도록 이끌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이어는 “코로나19 mRNA 백신만큼 포괄적으로 검증된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게 암의 완치법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도구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면역치료 반응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면역 체크포인트 억제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수백 명의 암 환자가 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여러 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By Mark John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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