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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돌연사… 크고 단단해진 심장이 위험 부른다

미국뉴스 | | 2025-09-16 09:35:53

젊은층 돌연사, 크고 단단해진 심장이 위험 부른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호흡곤란·부정맥·심방세동 유발

10~40대서 돌연사 발생률 높여

비대성 심근병증 다수가 가족력

 

근육이 커지고 단단해지면 건강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심장만큼은 예외다. 두꺼워진 심장 근육은 오히려 호흡곤란과 흉통, 어지럼증을 몰고 온다. 심한 경우 심장 박동이 고르지 못한 부정맥, 심장 기능 장애로 체내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은 물론, 심장 돌연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 세계심장연맹(WHF)이 정한 ‘심장의 날(매년 9월 29일)’을 앞두고 대한심부전학회 초청으로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캐럴린 호 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심혈관유전학센터 교수에게 이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비대성 심근병증’에 대해 들어봤다.

 

■ 고혈압 아닌데도 심근 두꺼워져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은 심방 2개(좌심방·우심방)와 심실 2개(좌심실·우심실)로 이뤄져 있다. 정맥을 통해 되돌아온 혈액은 심방에 저장됐다가 심실을 통해 다시 뿜어져 나와 온몸을 순환한다.

비대성 심근병증은 고혈압처럼 심장 근육 비대를 일으킬 원인이 없는데도 좌심실 근육 등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을 말한다. 12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만난 호 교수는 “심근 세포 자체가 커지면서 심장이 딱딱해지는 섬유화 현상이 동반되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진 탓에 수축력이 증가하지만 이완 기능은 떨어진다. 그 때문에 이완기 때 심실 안으로 혈액이 유입되는 데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보통 좌심실 근육이 두꺼워져, 좌심실에서 심장 바깥으로 혈액이 나가는 통로가 좁아지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1만6,124명이던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는 지난해 2만3,443명으로 45% 안팎 뛰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전체 환자의 약 90%가 겪는다. 가슴 통증, 심장 두근거림, 어지럼증, 실신을 경험할 수도 있다.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만큼 부정맥, 심부전 등 각종 심혈관계 합병증도 일으킨다. 심방세동 위험 역시 일반인보다 약 4~6배 높다.

 

■ 환자의 95%가 심전도 이상 소견

비대성 심근병증이 무서운 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호 교수는 “돌연사는 주로 젊은 환자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비교적 젊은층에서 돌연사 위험이 높고, 운동선수처럼 격렬한 신체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집단에서 더 자주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20대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의 사망률이 또래 일반인보다 4배 이상 높은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20대라고 건강을 자신할 게 아니라,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는 얘기다.

비대성 심근병증 여부는 심전도나 심장 초음파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해당 질환 환자의 약 60%가 가족력을 갖고 있는 만큼 가족 중 비대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은 이가 있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의 약 95%가 심전도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온다. 심장 초음파 검사로는 심장의 크기와 기능, 심장 근육 두께를 좀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호 교수는 “가족력이 있다면 만 3, 4세부터 심장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계속 경과를 관찰하다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시점부터 12~18개월 간격으로 추적 검사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비대성 심근병증은 좌심실 근육이 혈류 흐름을 감소·차단하는 폐색성, 그런 증상이 없는 비폐색성으로 나뉜다. 세계적으로 보면 폐색성 환자가 전체 비대성 심근병증의 75% 안팎을 차지하지만 국내에선 유독 그 비율이 낮다. 지난해 기준 국내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 중 폐색성으로 진단된 이는 약 13%에 그친다.

호 교수는 “안정적인 상태일 때 시행한 심장 초음파 검사에선 비폐색성으로 보였던 환자가 운동부하검사에선 폐색성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며 “폐색성 여부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선 운동부하검사를 포함한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운동부하검사는 환자의 가슴에 전극을 붙인 후 트레드밀 위에서 단계적으로 운동 강도를 올리면서 운동 중의 심전도, 혈압, 맥박 변화를 관찰하는 검사다.

 

■ 폐색성 환자 치료약 보험 적용

폐색성과 비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중 어떤 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호 교수는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은 최근 이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먹는 약(성분명 마바캄텐)이 나오면서 환자의 치료 선택지가 보다 확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와 전남대 의대, 분당서울대병원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이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 46명 대상으로 3월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이 약을 계속 복용한 44명 중 58.1%는 뉴욕심장학회(NYHA) 등급이 한 단계 이상 개선됐다. 환자 46명(2명은 연구 도중 사망)을 56~205일 동안 관찰한 결과다.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1~4단계의 NYHA 등급은 단계가 높을수록 신체 능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1단계는 신체 활동에 큰 제한이 없는 상태, 4단계는 거의 모든 신체 활동이 불편하고 휴식할 때 심부전이 나타나는 상태다.

호 교수는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은 유전적 요인을 비롯한 다양한 원인이 함께 작용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되긴 어렵다”면서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증상 완화와 질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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