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현장 르포 - 이민단속 직격탄 다운타운 자바시장] 한인 업주·직원들 ‘공황상태’… 문 닫은 업체들 급증

미국뉴스 | | 2025-06-10 08:39:07

이민단속 직격탄, 다운타운 자바시장, 한인 업주·직원들, 공황상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ICE 다음 급습 준비’ 소문

 “언제 닥칠지 몰라” 뒤숭숭

“정상영업 어렵다” 하소연

 “자바업계 전체 생존 위협”

 대대적 이민 단속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의류업소 밀집 지역이 9일 인파가 뚝 끊긴 채 적막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박상혁 기자]
 대대적 이민 단속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의류업소 밀집 지역이 9일 인파가 뚝 끊긴 채 적막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박상혁 기자]

 

연방 이민단속국(ICE)의 기습 단속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9일 월요일 오전, 주말 장사를 마친 소매업주들과 바이어들의 발길로 가장 활기를 띠어야 할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 이른바 ‘자바’는 이례적일 만큼 적막했다. 평소 같으면 찾을 엄두도 못 냈을 스트릿 파킹은 텅텅 비어 있었고, 주차장에서 깃발을 흔들며 손님을 끌던 직원들마저 자취를 감췄다.

 

거리 곳곳에는 셔터를 내린 채 영업을 멈춘 매장들이 눈에 띄게 많았고, 점심시간 전후로 줄을 서야 겨우 음식을 살 수 있었던 푸드 트럭 주인은 차 안에서 고개를 내밀고, 순식간에 사라진 손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손님도 직원도 찾아보기 힘든 한산한 자바 거리엔 흉흉한 소문만이 무겁게 떠돌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 기조가 계속되면서,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 한인 업계가 극심한 불안과 침체에 빠졌다. 반복되는 실제 단속으로 업주와 종업원 모두 심리적 공황 상태에 가까운 긴장을 겪고 있으며, 이어지는 시위와 군 병력 투입 등 불안한 상황이 겹쳐 정상적인 영업조차 어려워진 실정이다.

 

한인 업주들 사이에서는 “ICE가 규모가 큰 업소들을 중심으로 다음 단속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며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었다. 복수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9일 오전, 4~5명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샌패드로 홀세일 내부와 아넥스 빌딩을 정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목격자들은 “지난주 금요일과 같이 직접적인 체포는 없었지만, 다음 타깃을 찾는 듯 주변을 꼼꼼히 살핀 뒤 떠났다”고 입을 모았다. 아침까지만 해도 정상 영업하던 가게들 중 일부는 ICE 요원 출몰 소문이 퍼지자 곧바로 문을 닫고 장사를 접었다.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는 ICE 요원들이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지만, 상당수 업소가 셔터를 내린 채 휴업 중이었다.

 

업주들은 “이런 단속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끝날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H 브랜드를 운영하는 40대 업주 이모씨는 “이민 단속의 여파가 단순히 불법체류자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전체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오늘만 해도 미팅이 예정된 바이어들로부터 ‘다운타운 쪽으로 가는 게 두렵다’며 이번 주 바잉을 취소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가뜩이나 어려운 불경기에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또 다른 한인 업주 김모 씨는 인력난 속에서 업주들이 겪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씨는 “지난 금요일 단속 이후 ‘체류 신분이 불안정한 직원을 쓰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며 “타인의 서류를 사용하거나 신분을 숨긴 채 취업하는 경우가 많아 업주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게다가 공장이나 창고 일은 워낙 힘들어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들이 꺼려하기 때문에 인력난에 시달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고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일부러 불법체류자를 고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패션 디스트릭트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봉제, 프린트, 커팅 등 하청 업체들도 단속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프린트 공장을 운영 중인 이모 씨는 “쇼룸은 밀집돼 있어 단속의 주요 타깃이 되기 쉬운 반면, 공장들은 흩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덜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직원들이 출근은 했지만 하루 종일 긴장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팅 공장을 운영하는 허모 씨는 “직원들의 불안감도 문제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선 경기가 얼어붙을 경우 우리 같은 하청업체들이 받게 될 2차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며 “지금은 단순히 불법체류자 단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인력난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업계 전체의 생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중동전쟁 세계경제 여파 어디까지] ‘제2의 오일쇼크’ 오나…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중동전쟁 세계경제 여파 어디까지] ‘제2의 오일쇼크’ 오나…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원유가 100달러 돌파 여파환율 또 롤러코스터 행진산유국 생산차질 리스크에세계 금융시장 한때 ‘출렁’ ‘호르무즈’ 운항재개 분수령  이란의 보복 공습으로 9일 바레인 시트라섬의 뱁

은퇴연금까지 손댄다… 401(k) 조기 인출 ‘사상 최대’
은퇴연금까지 손댄다… 401(k) 조기 인출 ‘사상 최대’

자산운용사 뱅가드 보고서생활비·의료비 등 재정압박 “작년 가입자 6% 긴급 인출” 팬데믹 전 평균 2% 웃돌아 가계 압박에 401(k)를 조기 인출하는 가입자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

검색대 ‘긴 줄’3 시간까지… 공항 ‘대혼란’
검색대 ‘긴 줄’3 시간까지… 공항 ‘대혼란’

국토부 셧다운 장기화TSA 무급에 인력 부족보안검색대 축소 운영항공기 탑승 놓치기도 LA 국제공항(LAX)을 비롯한 미국 주요 공항들이 국토안보부(DHS) 부분 셧다운의 여파로 극

“대마·코카인 등 마약류 뇌졸중 위험 크게 높여”

마리화나(대마)·코카인·암페타민 등 마약류를 기분전환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뇌졸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며, 이런 경향은 젊은 사용자에게서도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영국 케임

트럼프 지지율 급락… ‘부정적’ 62%

인플레 대응 부정적 평가 지지율 36%의 2배 가까워 이란 전쟁에 지지층 균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2주차에 접어들며 국내 여론 악화에 직면했다. 원유 가격 급등과 물

유관순 열사·길원옥 할머니… 세계역사 속 여성 100명에
유관순 열사·길원옥 할머니… 세계역사 속 여성 100명에

NYT ‘여성 역사의 달’기획기사서 집중 조명  유관순 열사(왼쪽)와 길원옥 할머니 [연합]  뉴욕타임스(NYT)가 미국에서 ‘여성 역사의 달’인 3월을 맞아 선정한 역사적 인물

“21세기 독립운동가 양성 프로젝트”

반크·대한인국민회 공동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는 미주 한인단체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사장 제니퍼 최)과 ‘글로벌 대한인국민회 홍보대사’ 양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쿠팡 투자사 “연방정부, 무역법 301조 광범위한 조사 추진”
쿠팡 투자사 “연방정부, 무역법 301조 광범위한 조사 추진”

‘조사 청원’ 철회하며 주장  지난달 27일 서울 지역의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차가 서 있다. [연합]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불공정 처우’를 주장하면서

아마존 자율주행택시 ‘죽스’ 시험주행 확대
아마존 자율주행택시 ‘죽스’ 시험주행 확대

SF·라스베가스 서비스 죽스(Zoox) [로이터]  아마존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죽스(Zoox)가 시험 주행 도시를 미국 10개 도시로 확장했다. 죽스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텍사

인간 통제 벗어난 AI 단독행동 논란

AI가 암호화폐 채굴까지 인공지능(AI) 기술이 날로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AI의 단독 행동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악시오스에 따르면 AI 에이전트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