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에 지방 쌓인 근지방증
유방암 치료 효과 낮춰
심근경색·빠른 간섬유화도
근육 속 지방 축적 정도가 높을수록 유방암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의 질’을 바꾸면 암 치료 효과도 나아지는 만큼, 약물치료 못지않게 영양관리와 운동요법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연세암병원·세브란스병원·연세대 의대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이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악액질·근감소·근육 저널)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근지방증은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으로, 근육의 질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연구진은 연세암병원에 내원한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247명을 대상으로 치료 전 근육 속 지방량과 치료제 투여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근육 속 지방량은 요추 3번 허리 부분의 근육과 지방을 찍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기준으로 측정했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에 반응하는 유방암 세포에 의한 유방암의 종류로, 유방암 환자의 약 60~70%가 여기에 해당한다.
차이는 확연했다. 근지방증을 앓고 있어 CT에서 근육의 밀도가 낮게 나온 83명 환자의 경우 유방암 진행 위험도가 근육 밀도가 정상인 환자군에 비해 84% 높았다. 특히 폐경 전 젊은 환자군과 폐·간 등 다른 장기로 암 전이가 없는 환자군의 경우 근지방증에 따른 치료 효과 하락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근지방증이 있으면 암 치료제 효과가 암 전이가 있는 환자만큼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유방암 환자는 근지방증을 앓고 있을 경우 대사조절 기능 이상이 동반돼 치료 효과가 낮아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를 진행한 연세암병원 김현욱 종양내과 교수는 “근지방증이 유방암 치료제의 투여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지표임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