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 계획이라면 당장
구매 계획이라면 1월
늦어도 관세 부과 전
급하지 않으면 2년 뒤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리스할 계획이라면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전기차 구매에 제공되는 최고 7,500달러 보조금 혜택이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 취임과 함께 중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보편적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전기차 배터리와 부품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가격이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도 전망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보조금 등 세제 혜택이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기차 구매 시기를 1월 이후로 늦추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키스 포그 하버드 법대 은퇴 교수는 “개정 세법에 의해 세제 혜택을 공식 중단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전기차 구매 계획이 있다면 내년 초까지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취임을 앞두고 전기차 구매와 리스 시기를 결정할 때 고려하면 도움 되는 사항을 알아본다.
■리스는 당장
전기차 리스에 제공되는 세제 혜택은 구매 시보다 유연하게 적용된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적용되는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구매자의 소득과 전기차 가격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안 되고 자동차 부품과 배터리의 일정 비율이 미국에서 제조되어야 한다.
그런데 리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자동차 딜러들은 전기차 리스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을 별다른 제한 없이 받아 리스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전기차 세제 혜택과 관련된 일종의 허술한 구멍인 셈으로 전문가들은 전기차 리스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늦어도 1월까지 리스 계약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조지 워싱턴대학 자동차학과 존 헬베스톤 부교수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전기차 세제 혜택을 중단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은 리스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 허점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인 점은 자동차 딜러도 차기 정부가 리스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을 단속하기 전에 전기차 리스 계약을 더 많이 체결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환경보호단체 ‘쿨 더 어스’(Cool the Earth)의 칼린 쿨린 디렉터는 “전기차 리스 계획이 있다면 더 미루지 않고 당장 딜러를 방문하라”라며 “적극적인 협상을 큰 할인을 받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구매는 1월 안에
전기차 구매자는 리스 보다 약간의 여유가 있다. 차기 행정부가 전기차 세제 혜택을 중단하거나 자격 조건을 강화할 수 있지만 관련 세법을 개정하려면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새 지출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몇 달리 걸릴 수도 있고, 하원에서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를 차지한 점을 고려할 때 전기차 세제 혜택이 폐지 없이 유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전기차 세제 혜택 폐지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취임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도 폐지가 시도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전기차 세제 혜택이 완전히 폐지되더라도 올해 전기차를 구매했거나 리스한 경우 폐지에 따른 영향은 없다.
일반적으로 개정 세법은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이번 경우에는 의회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세법을 개정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전기차 구매 계획이 있다면 관련 세법 개정 과정을 주시하며 1월 중 구매를 마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한다.
■늦어도 관세 부과 전 구매
어떤 전기차 모델을 구매할 계획인지에 따라서도 구매를 서두르거나 늦출 수 있겠다. 모델과 제조 연도에 따라서 세제 혜택이 적용되는 차량과 혜택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연방환경보호국’(EPA) 웹사이트에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모델과 제조 연도, 판매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웹사이트: www.fueleconomy.gov/feg/tax2023.shtml
구매하려는 전기차가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차량이라도 구매 시기를 너무 늦추지 않는 것이 좋다. 적어도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에 전기차 구매를 마쳐야 가격 급등을 피할 수 있겠다.
조지 워싱턴대학 자동차학과 존 헬베스톤 부교수는 “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부품이 관세 대상으로 관세 부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라며 “내년 전기차 또는 개솔린 차량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차량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라고 전망했다.
■급하지 않다면 2년 뒤
전기차 세제 혜택이 폐지되고 관세 부과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 전기차 구매 비용이 오르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 기술 향상으로 장기적으로 전기차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미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인 가운데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제조 공장 신설에 나서고 있어 향후 지금보다 저렴한 전기차가 대량 공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일대학 환경공학과 케네스 길링험 교수는 “만약 앞으로 6개월 안에 전기차를 구매해야 한다면 지금 구매하는 편이 유리하다”라며 “그러나 2년 뒤에 전기차를 구매해도 괜찮다면 전기차 가격을 동향을 살피며 기다려보는 것도 좋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