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100만달러 이상
50만여 명으로 역대 최고
올해 미국 증시 호황으로 직장인 퇴직 연금인 ‘401(k)’ 가입자들의 자산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매체 CNBC는 401(k) 주요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3분기 말 기준 피델리티가 관리하는 전체 연금 계좌의 평균 잔액이 1년 전보다 23% 증가한 13만2,300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6일 전했다. 피델리티는 미국에서 총 4,900만여 개의 퇴직연금 계좌를 관리하고 있다.
이 회사 보고서에 따르면 잔액이 100만 달러 이상인 이 계좌 수도 3분기 말 기준 49만7,000개로, 2분기 말보다 9.5% 증가했다. 이처럼 퇴직연금을 불려 부자가 된 이들은 은퇴 연령에 도달한 장년·노년층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일부 밀레니얼 세대(1980∼90년대 출생자들)도 목격된다고 피델리티 측은 전했다.
이처럼 퇴직연금 잔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가입자들의 꾸준한 불입금과 함께 올해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지속해서 상승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CNBC는 전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나스닥 지수는 34%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8%,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8% 각각 상승했다.
401(k)는 미국 주요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퇴직연금 계좌로, 절세 혜택이 있으며 고용주가 일부 금액을 추가로 지원해주기도 하고 운용 수익을 재투자함에 따라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미국인들의 자산 증식에 크게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입자들은 다양한 투자 옵션 중에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데, 최근 미 증시 활황에 따라 주식 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고용주와 직원 납입금을 포함한 401(k) 평균 적립률(전체 임금 중 납입 비율)은 현재 14.1%로, 피델리티의 권장 저축률인 15%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인 재무 설계사이자 자산관리회사 본파이드웰스 설립자인 더글러스 본파스는 “이러한 (퇴직연금 잔액) 사상 최고치는 무엇보다도 증시 가치 상승에 기인한 것이겠지만, 적립금이 계속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