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 평가가치 영향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앞두고 글로벌 자금이 동남아시아로 몰리고 있다.
1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 달 아시아 각국의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수익률 상위 5개 가운데 4개가 동남아시아 증시이며, 이중 태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5주 연속 유입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세안지수도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 지수는 7월 초 이후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보다 14%포인트 웃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동남아 증시가 매력을 끄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우호적인 현지 정부 정책, 매력적인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등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경제 상황이 악화하는 인접 경쟁국 중국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MSCI 아세안지수가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추정치의 13.6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5년 평균인 14.7배에 비해 낮은 것이다.
또 인도네시아의 재정 완화 정책과 태국, 말레이시아의 주식 소유 장려 정책 등이 시장에 긍정적이며, 시장 내 은행에서 부동산 개발업체에 이르기까지 금리에 민감하고 수익률이 높은 업종의 비중이 높은 것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달 태국에 대해 새로운 국영 바유팍 펀드가 “투자심리와 유동성을 함께 제공해 외국 자본을 다시 시장에 끌어들일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시장 비중’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 홀딩스도 지난달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증시에 대해 미국 금리인하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면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올렸다.
투자관리회사 발베르데 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 존 푸는 “아세안은 오랫동안 무시당해왔다”며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의 원자재기업, 싱가포르의 안정적인 리츠 시장, 말레이시아의 기술기업, 베트남의 수출기업, 회복세의 태국 기업 등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 기회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