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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램펠 칼럼] 화석 연료와의 “헤어질 결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1-10 14:41:46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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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직면한 다른 모든 경제적, 정치적 도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위협이 우리의 눈앞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과연 인류는 화석연료와의 신속한 결별을 통해 기후변화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막아낼 수 있을까?    

미국이 화석연료에서 보다 깨끗한 형태의 재생에너지로 이동하는 것은 이제 가정이 아닌 ‘시간의 문제’다. 정치인들이 전환 과정을 다소 앞당기거나 늦출 수 있어도 없던 일인 양 시치미를 뗄 수는 없다. 

설사 정부의 재정지원이 없다 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는 결국 재생에너지의 편에 설 것이다.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초기 투자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겠지만 일단 풍력과 태양광 발전시설이 조성되면 연료에 해당하는 바람과 햇빛은 거저 주어진다. 

석탄, 원유와 천연가스는 그렇지 않다. 화석연료는 늘 막대한 채집과 가공비용을 필요로 한다.  

예상보다 빠른 테크놀로지 발전과 정부의 후한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태양열과 풍력은 전통적인 에너지원을 상대로 점차 가격경쟁력을 갖추어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의 경우 새로운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를 건설해 가동하는 것이 석탄을 사용하는 기존의 화력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다. 

독립기구인 미국 에너지 정보청은 올해 안에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량이 석탄을 사용해 생산한 전력량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개발이 정치적 고려나 문화전쟁보다 경제적 요인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본보기로 보수성향이 강한 텍사스가 꼽힌다. 텍사스는 전국 50개 주 가운데 클린 에너지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주이다. 

물론 화석연료와 결별하기 위해선 숱한 선결과제를 처리해야 한다. 첫 번째 문제는 흐린 날, 혹은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일이다. 건전지 기술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만족할만한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또한 송전선과 전기차 충전소 등 더 많은 인프라를 구축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장소에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이같은 작업을 신속히 추진하려면 소비자들이 거들고 나서야 한다. 다행히 연방정부는 지난해 제정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개발에 기록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투자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지 여부는 완전한 별개의 문제다.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채찍보다 당근에 비중을 두었다. 

다시 말해 탄소배출량이 많은 이른바 불량 에너지 사용을 제한하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대신 자발적으로 청정에너지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금전적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유럽연합과 그 이외의 다른 국가들은 인기는 없지만 효율성이 높은 ‘채찍’을 선택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원래의 취지와는 상관이 없는 조치로 기후 프로그램에 부담을 주었다. (예를 들어 정부는 사회정의라는 명목으로 저소득 가구 밀집지역에 우선적으로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저소득가구는 신형 전기차를 장만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다.) 정부의 의도는 충분히 납득하지만 더 나은 기술을 고안하고, 만들고, 신속히 채택하는데 적합한 기준은 아니다.  

우리는 재생에너지 개발을 방해하는 비금전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그 중 하나가 복잡한 인허가 절차다. 일부 주 정부와 카운티가 고의적으로 풍력 발전기와 태양광 전지판 및 송전선 설치 승인을 늦추거나 아예 금지한 탓에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의회는 이같은 규제와 인허가 장해물을 제거할 수 있음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풍력발전 단지와 송전선이 미관상 좋지 않지만 해당 커뮤니티에 최상의 이익을 제공한다는 점을 지역 주민들에게 납득시키는 작업 또한 녹록치 않다.    

이들은 모두 정치 경제학의 영역에 속한 까다로운 문제다. 클린 에너지 기반시설 구축에 따른 혜택은 여러 갈래로 분산돼 쉽게 와 닿지 않는 반면 비용은 눈에 띌 만큼 집중된다. 물론 미국을 제외한 외국의 태도 역시 문제다. 

기후변화를 인정하는 보수주의자들은 주요 탄소배출국들의 협력없이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작업을 가속화할 경우 기후변화에 충분한 제동을 걸지 못한 채 미국의 경비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노련한 정치력과 외교력 및 세계를 하나로 묶을 인센티브 전략이 필요하다.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극우파의 접근방식은 집단행동(collective action) 문제를 해결할 우리의 능력을 훼손한다.  

인류적 차원에서 벗어나 미국인이라는 보다 편협한 입장에 선다 해도 기후변화 대응절차를 가속화해야할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미 강도가 높아지고 빈도가 늘어난 폭염과 가뭄, 기아, 태풍, 홍수와 전염병 및 이로 인한 대규모 인구이동이 여기에 포함된다. 

미국인들은 이미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한데 따른 결과를 나라 안팎에서 목격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인프라시설을 구축한다면 미국은 변덕스런 산유국 독재자들에게 휘둘리지 않게 된다.      

기후변화와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 사이의 경주가 점차 가열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실질적인 정책 개입이 없다면 우리의 푸른 행성은 향후 10년 이내에 재앙을 불러올 기온의 기준 턱을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간이 지닌 독창성과 자기보존 본능에 힘입어 기후변화라는 재앙의 데드라인을 넘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캐서린 램펠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캐서린 램펠은 주로 공공정책, 이민과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는 워싱턴포스트지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이다. 자료에 기반한 저널리즘을 강조하는 램펠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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