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글로벌 주요 변수
중 부동산 붕괴에 성장률 하락세
미 금리인하 시점 물가향방 관심
진영갈등에 무역 단절 심화 우려
지정학적 갈등에 산업망도 재편
China risk 중국 경제·Rate 글로벌 금리인하·Isolation 미·중 진영 분리·Supply chain 공급망 갈등·Immigration 이민·Super election 선거
2021년 이후 세계를 뒤덮었던 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걷히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1년 전 화두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에 명확하게 쏠려 있었다면 2024년을 앞둔 지금은 지정학적 갈등과 중국의 침체 우려 등 다양한 경제 변수가 추가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 불안(China risk),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Rate),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단절(Isolation),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Supply chain) 등을 새해 글로벌 경제의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여기에 미국·유럽의 사회문제로 부상한 이민정책(Immigration)과 미국 대선을 비롯해 세계 주요 국가에서 치러지는 굵직한 선거 결과(Super election)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2024년 세계경제가 골디락스를 향할지, 위기(CRISIS)에 가까워질지는 이 같은 주요 변수들의 전개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 중 하드랜딩 시 미 성장도 타격
2021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의 파산으로 시작된 중국 부동산 기업 붕괴는 올해 들어 관련 업계를 넘어 금융산업과 지방정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24~2025년 중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성장률 목표치(5.0%)보다 낮은 4.0%로 예상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최고아시아이코노미스트인 창 슈는 “우리는 중국 경제가 지난 십수년을 통틀어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에 가까운 상태라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의 부진은 글로벌 GDP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 미의 금리 인하 신호 시점·폭 주목
그동안 세계 긴축 기조를 주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를 공식 예고한 가운데 세계 중앙은행들은 침체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상황에 놓였다. 금리 인하 시점이 빠르거나 폭이 클 경우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할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반대로 물가 우려에 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친다면 불필요한 침체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달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고) 너무 오래 기다릴 경우의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으며 실기하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과 영국도 내년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 미중 단절 때는 GDP 7% 증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세계경제가 뒷걸음질 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웰스파고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간 무역이 단절될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7.34~7.72%가량 줄어든다. 웰스파고는 “이는 단절이 무역 부문에 그친다고 전제한 경우”라며 “실제로는 외국인 직접 투자나 노동 공급, 기술, 정보 등도 차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 미중 간 단절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려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년 중국 주식·채권시장에서 65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금이 유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 전략자원 무기화·블록화 긴장↑
지정학적 갈등의 여파로 전 세계 산업망이 재편되는 점도 내년 세계경제의 부담 요인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 등을 제정하면서 각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 시도가 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IRA를 본뜬 EU의 핵심원자재법(CRMA)에 이어 최근에는 일본까지 ‘전략 분야 국내 생산 촉진 세제’를 신설하며 산업 블록화 경쟁에 나섰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