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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메리 크리스마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2-18 08:41:04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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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한 영혼은  신의 선물입니다

신의 가슴에 숨겨진 사람의 가슴

'너 지금 어디 있느냐 --'

가슴 떨리는 목마른 기도

길잃은 나 하나를 찾는

하늘 열리는 목마른 기도

잃어버린 영혼 하나의 사랑때문입니다 

 

한영혼은 온 우주의 빛입니다

칠흑같이 어둔 세상 향해

온 우주 해도, 달도,불밝히는 밤

문 열어라-- 하늘 음성

당신을 찾는 사랑 때문입니다.

 

전쟁으로  죽어 간 잃어버린 

한 아이의 목숨

하늘 우는 서러운 눈물은

어른이 잃어버린  차디찬 

가슴 때문입니다. 

아가야,오늘은  누구에게 ' 메리 크리스 마스'를 전하랴 (한 영혼, 시, 박경자)

 

내 나이 일곱살 때, 우리 동네에는 교회당도 없는 시골 동각에서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렸다. 전쟁이 휩쓸고 간 폐허같은  동네, 20여가구의 가난한 시골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새벽송을 준비하느라 밤잠을 설쳤다. 세 사람의 동방박사 그 새벽별이 우리 동네를 지나간 걸까… 가슴 떨리는 그날의 '크리스마스 이브'를 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그때의 흥분이 까맣게 사라지고 말았지만  내게 그날의 성탄은 내영혼을 일깨우는 맑은 영혼으로 신에 귀의할 수 있는 12월 성탄절 흥분이 다시한번 '돌아온 탕자'처럼 신의 품에 귀의하고 싶은 내마음의 신성한 성역이다. '산타 클로스' 선물 대신 어른들이 만든 전쟁으로  죽어간 우리 아가들에게 어떻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전할까… 예수가 이 세상에 다시 오신다면 ' 우리에게 전할 말은 과연 무엇일까? 사랑 때문에 이세상에 오신 예수는 그날이나, 오늘이나  단 한 마디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 한 마디일 것이다. 가슴 떨리는 그 한 마디 사랑한단 그 말이 오늘의 성탄절 메시지 전부일 것이다. 오늘의 최과학이  아무리 세상을 바꾸어 놓아도  과학은 기계는 가슴 뜨거운 사랑을 모른다.

''눈부시게 밝은 햇살아래

언제나 눈물 너머로 보이는 이여

끝끝내 인간의 사막을 걸어 간

걸어서 하늘까지 다다른 이여

그를 따라  사는 자의 아름 다움이여{ 시 , 새벽 편지, 정호승}

 

나는 연말이 되면  낯선 땅에 살며, 외로워할  우리 청소년들이 외롭지는 않나, 크리스마스 파티는 누가 마련해 주나 마음 쓰인다. 한인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아직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는 아직 사랑의 선물 '크리스마스'가  하늘의 메시지 이전에   가슴 시린 외롬을 더 느끼는 계절이기도하다. 한인 사회가 연말이면  수많은 파티로 출렁거려도 청년을 위한 파티는 왜 없는가… 난 30년간 어머니회에서  일하면서 '엄마 밥 '행사를 조지아 8개 대학생들을 한인회에 초청하여 손수 밥을 짓고, 우리 청년들과 만나면서 그들이 얼마나 목마르게 그리워하는 '나는 한국인이다. '엄마 밥'은 배고픔이 아니라 영혼의 사랑을 전하는 우리 민족의  한 핏줄임을  그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행사가 끝나고 엄마 밥 앞에 모여 사진을 찍고 밤 늦도록  한인 회관을 떠나지 않았다. 대학 별 노래 자랑 , 웅변 대회, 춤추며, 노래하며 그토록 사랑에 목말라 하던 우리 아이들이 그 밤, 그 '엄마 밥'이 민족의 혼을 흔들어 깨워주었다. 음식은 엄마 손으로 만들었고,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수많은 어머니들이 함께하셨다.

왜 지금도  한인회에서는 세모에 외로운 우리 자녀들 그 청년들을 초대해 청년 파티를 해주지 못하는지… 청소년 회관 하나 없는 한인회는 노인회당인가 의문이다. 유대인들은 청년 한 사람이 태어나면 그의 모든 재정적인 보장을  이미 하고 있다한다. 사랑없이 자란 청년들이 과연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의문이다. 우후죽순처럼  노인을 위한 단체는 매일 새롭게 생긴다. 정부 보조금 때문일까?… 청년이 없는 이민자들의   한인 사회는 어둡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길이 보이지 않는 날엔 고 함석헌  선생님의 '밀알의 소리'가 왜 오늘은 그리운지 모른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를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시, 함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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