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주말 에세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2-15 18:21:42

주말 에세이, 박인애, 수필가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허물없이 지내는 백 시인은 문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종종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박인애 씨 처음 문학회 왔을 때, 영락없이 밥하다 뛰어나온 아줌마 같았는데 많이 컸다.”라고. 여러 번 들어서 새로울 일도 없고, 오라버니 같은 사람이라 기분 나쁠 일도 없다. 나 자신도 기억 못 하는 내 모습이 그에겐 꽤 선명한 모양이었다. 

17년 전 내 모습은 어땠을까? 올해 21살 된 딸아이가 4살 때였으니 지금보단 젊었을 테고, 워킹맘이었으니 그렇게 추레하진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자, 급 궁금증이 발동했다. 왜 여태 사진 찾아볼 생각을 못 했을까. 책장에서 오랫동안 들춰보지 않았던 아이 앨범을 꺼냈다. 지금이야 컴퓨터나 클라우드에 사진을 저장하지만, 그때만 해도 인화해서 앨범에 끼웠다. 사진첩을 넘기다 신데렐라와 여러 공주가 장식된 케이크에 초 4개가 꽂힌 사진을 찾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보고야 말았다. 그가 강조했던 밥하다 뛰어나온 아줌마를! 빵 터져서 배를 잡고 웃었다. 혼자 있었기 망정이지 누가 봤다면 미친‘ㄴ’인줄 알았을 것이다. 오랜만에 눈물까지 훔쳐내며 할할 웃었다. 그리 말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빠글 파마와 아이를 낳았음에도 꺼지지 않던 배가 한몫을 했을 것이다. 

긴 생머리만 고집하던 내가 “손님은 얼굴이 귀여워서 짧은 머리를 하면 더 어려 보일…”이라는 긴 설명 중에서 ‘어릴’이란 말에 꽂혀 앞머리를 싹둑 자르고 단발머리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어찌나 촌스럽던지 영락없이 딸이 매일 보는 애니메이션 주인공 ‘DORA’같았다. 다시 붙여달라고 할 수도 없고 정말 도라~버릴 것 같았다. 한동안 거울 보기가 싫었다. 실력은 없고 입으로 한 머리 하시는 미용사에게 머리를 덜컥 맡긴 내 잘못이 컸고, 연하의 남자와 사는 여자의 비애였다. 시간이 흘러 머리가 어깨에 닿을 무렵 “요즘 디지털 파마가 유행인데, 자연스러운 웨이브라 여성스럽다. 묶어도 예쁘고 풀어도 예쁘다”라는 말에 또 넘어가 빠~마를 말고 말았던 거~시~었~따. 그 비싼 스트레이트파마로 갈아탈 때까지 부해진 사자머리 쥐어뜯으며 후회했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하필 그 흑역사 중심에 그가 있었다. 앞으로 백 시인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면 이전보다 더 쿨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2006년, 내가 사는 지역에 한인문학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우연찮은 기회에 그곳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지인도 아닌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였다. 미국에 한국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반가워서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정기 모임에 열심히 참석했다. 같은 결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게 좋았다. 성실이 돋보였는지 2년 후 부회장이 되었고 그로부터 2년 후 회장이 되었다. 그곳에서 지난 17년 동안 나를 부르는 호칭이 여러 번 바뀌었다. 회장, 부회장, 총무, 회계, 편집위원, 편집국장, 고문 등이다. 어떤 자리가 빵구 나든 땜빵 가능한 인재가 되었다. 백 시인이 많이 컸다고 한 건 아마도 그런 의미였을 것이다. 회장 하다 내려와 자존심도 없이 따까리나 한다고 비아냥대는 소리도 전해 들었으나 무시했다. 내게 직책은 봉사하는 자리일 뿐 벼슬이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문화가 자리 잡아 차기 회장도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봉사하신다. 

요즘 단체마다 회장 이·취임식이 많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문학회 회장 임기를 마쳤다. 전직 회장은 고문으로 예우한다는 회칙에 따라 고문이 되었다. 건강이 안 좋으니 빵구 난 자리가 나를 고문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제 숨통이 트이나 했는데, 이북오도민회 회장이 되었다. 거절 못 하는 병에 걸려 수락하였다. 중증이다. 전생에 무수리였던 게 틀림없다. 나는 지극히 약하고 부족하나 내가 필요하여 앉혔다면 감당할 힘도 주시겠지. 그분 백을 믿고 힘을 내본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믿으며 청사진을 그려본다. 

<박인애 수필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언제 부터 인가

김 정자(시인 수필가)   언제 부터 인가 기다림과 그리움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 들었지만 밀어 내려고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품지도 않으며 그런가 보다 하면서 못본체 하기도 하고

애틀랜타 IRS 사무실, 쥐 때문에 재택근무 시행
애틀랜타 IRS 사무실, 쥐 때문에 재택근무 시행

사무실에 쥐, 바퀴벌레 창궐 애틀랜타 챔블리(Chamblee) 소재 국세청(IRS) 사무실에서 수주간 이어진 쥐와 바퀴벌레 창궐 사태로 인해 결국 직원들의 재택근무가 허용됐다.IR

월드컵 행사장 인근 불법 드론 3대 압수
월드컵 행사장 인근 불법 드론 3대 압수

비행제한 위반 시 10만 달러 벌금  애틀랜타 연방 당국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열리는 FIFA 월드컵 관련 행사 주변의 임시 비행 제한 구역을 위반한 드론 3대를 압수했다고

애틀랜타 벨트라인 17마일 하나로 연결
애틀랜타 벨트라인 17마일 하나로 연결

12일 사우스사이드 트레일 개통 12일 애틀랜타 벨트라인(Beltline)의 새로운 구간이 개통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약 17마일에 달하는 연속적인 산책로가 완성된다.관계자들은 사우

17일 귀넷 시니어 위한 '제너레이션 엑스포' 열려
17일 귀넷 시니어 위한 '제너레이션 엑스포' 열려

17일 10시-오후 2시 페어그라운드 6월은 아버지의 날과 준틴스 기념일로 분주한 달이지만, 귀넷 카운티 시니어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귀넷 데일리 포스트(Gw

동남부, 장애인 애틀랜타선수단 해단식 열려
동남부, 장애인 애틀랜타선수단 해단식 열려

우승과 준우승 선수단 격려하고 축하 제44회 동남부한인체육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애틀랜타선수단 해단식 및 축하의 밤 행사가 11일 오후 6시 30분 둘루스 콜로세움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동포사회 월드컵 응원으로 하나돼
‘대~~한민국!’ 동포사회 월드컵 응원으로 하나돼

한국 체코에 2-1 짜릿한 역전승18일 멕시코전 응원도 콜로세움 애틀랜타 한인동포 사회가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공동 응원전을 펼치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리를 간절히 응원했다. 덕

월드컵 행사 참여 꺼리는 ATL 이민 커뮤니티
월드컵 행사 참여 꺼리는 ATL 이민 커뮤니티

ICE 이민단속 우려감 확산  축구 축제 대신 집에 머물기일부선 대회 뒤 단속 걱정도  FIFA 월드컵이 개막되면서 대회 개최지 중 한 곳인 애틀랜타도 열기가 달아 오르는 가운데

〈한인마트정보〉한인마트도 월드컵 열기 ‘후끈’…핫세일 ‘풍성’
〈한인마트정보〉한인마트도 월드컵 열기 ‘후끈’…핫세일 ‘풍성’

메가마트초특가 대표상품전에서는 (금/토/일 한정) 국물멸치 box 1.5kg19.99 ,(금/토/일 한정) 살아있는 활전복(대) 8pcs $19.99, (금/토/일한정) 고창 풍천

췌장암 치료 새 판도...조지아 병원들 '알약' 임상시험
췌장암 치료 새 판도...조지아 병원들 '알약' 임상시험

알약 '다락손라십' 종양 줄여줘환자생존율 두 배 연장 획기적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치명적인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은퇴한 애틀랜타 변호사 데이비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