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등 6개주 선관위·관공서에 ‘의문의 편지’ 배달돼 충격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펜타닐이 담긴 의문의 편지 봉투가 잇따라 배달돼 직원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은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규제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만큼 미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캘리포니아를 비롯 조지아, 네바다 등 6개 주 선관위와 관공서 건물에 펜타닐이나 흰색 가루, 협박과 모호한 정치적 상징이 담긴 편지가 배달됐다. 일부는 배달 과정에서 차단됐지만 편지 때문에 대피 소동이 벌어지거나 개표가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일부 편지에서는 반파시스트 상징과 무지개 깃발, 오각형 무늬가 발견됐다. 이들은 종종 좌파 진영과 연관되지만, 보수 진영이 좌파를 낙인찍고 고정관념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고 AP는 짚었다. 연방수사국(FBI)과 우편조사국(PIS)은 이들 편지의 발송 경위를 추적 중이다.
AP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패배 후 선거와 관련한 허위 주장을 퍼뜨리기 시작한 이후 미국 전역의 선거 관리 직원들이 위협과 괴롭힘, 협박에 시달려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2001년 5명의 목숨을 앗아간 탄저균 테러의 공포를 떠올리게 하는 의문의 편지 사건이 계속되자 일부 지역 선관위는 해독제 날록손을 비축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워싱턴주 킹카운티 선관위는 지난 8월 펜타닐 편지를 받은 뒤 날록손을 구비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엘든 밀러는 “우리 팀은 선거에 따라 수천에서 수십만 개의 투표용지를 개표해야 하기 때문에 대체로 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