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뉴스칼럼] 할리웃의 AI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7-18 14:02:06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할리웃이 초대형 작을 추구하던 시대가 있었다. 1956년 개봉된 ‘십계’ 그리고 1959년의 ‘벤허’가 대표적이다. 엄청나게 많은 인원을 투입하고, 웅장한 세트를 만들고 첨단 특수효과를 동원하면서 천문학적 제작비를 쏟아 부었다. 물자 풍부한 미국, 할리웃이니 가능한 일이었다. 

1920년대 무성영화로 ‘십계’를 제작 감독했던 세실 드밀 감독은 50년대에 두 번째 ‘십계’ 에 도전했다. 수년간 사전 준비작업을 마친 드밀 감독은 1954년 가을 이집트로 향했다. 3개월의 로케이션 촬영을 위해서였다. 어마어마하게 무거운 카메라 4대 등 장비들을 가지고 촬영팀이 처음 향한 곳은 시내산이었다. 그런데 장비를 이송하던 낙타들이 산 중반까지 가더니 더 이상 올라가지를 못했다. 결국 스탭들이 장비를 나눠 짊어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 촬영을 해야 했다. 

그렇게 하루 분의 촬영을 마치고 나면 필름을 트럭에 실어 10여 시간 떨어져 있는 카이로로 옮겼다. 그리고 나면 트럭은 다시 시내산으로 돌아와 다음날 촬영 필름을 받아 카이로로 옮기기를 반복했고, 필름 통들은 배에 실려 할리웃으로 보내졌다. 무엇이든 사람 손을 거쳐야 하니 엄청난 인력이 소요되었다. 

스탭과 비교도 할 수 없이 많이 필요했던 인력은 엑스트라였다. 모세가 이집트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데리고 홍해를 건너는 출애굽 장면을 찍을 때, 드밀 감독은 무려 2만5,000명의 엑스트라와 1만5,000 마리의 가축들을 고용/동원했다. 3마일에 걸친 광활한 사막에 이들을 배치해놓고 그는 크레인 꼭대기에 올라가 확성기와 단파 라디오로 진두지휘했다. 

당시 그의 나이 73세. 180cm 장신의 거구였지만 몸이 버텨내지를 못했다. 로케이션 끝날 즈음 심장마비가 와서 그는 LA로 돌아가고 스탭들이 촬영을 마무리했다, 다행히 바로 건강을 회복한 그는 다시 117일 간의 세트장 촬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영화 개봉 2년 여 후 결국은 심장마비로 사망, ‘십계’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지금은 상황이 엄청나게 달라졌다. 웬만한 영상은 컴퓨터 그래픽스(CG)로 창조나 조작이 가능하니 많은 엑스트라가 필요 없고, 드론으로 공중촬영이 가능하니 무거운 장비를 메고 산꼭대기로 올라갈 필요도 없다. 촬영한 필름을 트럭이나 선박으로 옮길 일은 더 더욱 없다. 편리한 세상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하던 일에 인공지능(AI)이 좀 더 깊이 개입하면 어떻게 될까. 결국 사람은 밀려나는 게 아닐까 - 하는 불안에 할리웃이 마비됐다. 작가조합이 지난 5월 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배우들이 지난 주말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작가노조와 배우노조가 동반파업 하기는 1960년 이후 처음이다. 로널드 레이건이 배우노조 대표로, 마릴린 몬로가 노조 회원으로 참가했던 까마득히 먼 옛날의 일이다. 

노조 측 요구조건은 기본급 인상과 근무조건 개선, 스트리밍 대기업의 공정한 수익분배 등. 하지만 핵심은 AI 활용 제한이다. A급 스타들은 모르겠지만 보통 배우들은 하루 촬영하고 하루 일당 받고 나면 영구히 일이 없을 수가 있다. 제작사가 이미지를 소유한 후 AI로 작업하면 이미지를 얼마든지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AI는 이미 할리웃에 깊이 들어가 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시나리오를 쓰고, 딥페이크 AI가 배우의 얼굴과 성우의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재창조하며, 영화 편집이며 특수 분장도 이제는 AI의 몫이다. AI가 흉내 낼 수 없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감정지능과 공감이 필수인 영역을 찾아야 하는데, 그건 할리웃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숙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파트 C와 D의 상관 관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파트 C와 D의 상관 관계

최선호 보험전문인 몇 가지 술에 여러 가지 향료, 조미료, 감미료 등을 섞어 만든 것을 우리는 ‘칵테일’이라고 부른다. ‘칵테일’ (Cocktail)이라는 말을 직역하면 ‘수탉 꼬

PCA 포장업체, 애틀랜타 인근 공장 폐쇄
PCA 포장업체, 애틀랜타 인근 공장 폐쇄

피닉스 인근 새 공장 개설 예정고객 서비스 향상 위해 결정 지난 9일 PCA(Packaging Corporation of America)가 103명이 근무하고 있는 애틀랜타 인근

주지사, 학교안전 보조금 5천만 달러 추가 배정
주지사, 학교안전 보조금 5천만 달러 추가 배정

총 보조금 1억5,800만 달러로 늘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13일 올해 조지아의 학교 안전을 위해 5,000만 달러를 추가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켐프 주지사는 2

[내 마읨의 시] 등불
[내 마읨의 시] 등불

장명자(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바람이 당신을 부르고 흔들 거릴때우리 마음에 심은작은 등불을 켜요 잔잔한 호수에아픔은 아픔으로 담그면서사람은 사랑으로 안으면서한 방울 기름으로 남아

[화요 칼럼] 하얼빈과 꼬레아 우라!

땅 땅 땅!이토 히로부미는 쓰러졌고 기차역 하얼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꼬레아 우라! 꼬레아 우라!”안중근의 피맺힌 절규는 하늘을 찢었고 목숨을 건 외침은 오늘도 우리를 전

아들 혼자 걷게 한 엄마 체포 사건 2라운드
아들 혼자 걷게 한 엄마 체포 사건 2라운드

해당 여성 유명TV 토크쇼 출연체포 부당 호소∙∙∙동조여론 확대 10세 아들이 동네를 혼자 걷도록 방치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던 조지아 여성이 TV  토크쇼에 출연해 당국의 조

〈한인타운 동정〉  감자탕 전문 이바돔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
〈한인타운 동정〉 감자탕 전문 이바돔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

감자탕 전문 이바돔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귀한 손님께 정성스럽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감자탕 전문점 이바돔이 그랜드 오프닝 스페셜로 황제 우거지탕을 9.99불에 제공한다

켐프, 조지아 인프라 개선에 10억 달러 투자
켐프, 조지아 인프라 개선에 10억 달러 투자

조지아 매치 확대, 소송규칙 개편 조지아 주의회 입법회기가 개막한 가운데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의 급증하는 흑자를 활용해 10억 달러 이상을 대규모 도로 건설 프로젝트와 주

마치 공항처럼∙∙∙등교 때도 금속탐지기 통과해야
마치 공항처럼∙∙∙등교 때도 금속탐지기 통과해야

총격참사 애팔래치고에 금속탐지기교육청, 관내 타 학교에도 설치 추진 지난해 총격참사를 겪은 애팔래치고에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 학교 안전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

코윈 애틀랜타 올해 첫 정기모임 개최
코윈 애틀랜타 올해 첫 정기모임 개최

조앤나 조 총무, 엘리사벳 지 회계 선임 세계한민족 여성네트워크(KOWIN) 애틀랜타지회(회장 김문희)는 13일 오후 6시 둘루스 한식당 청담에서 2025년 첫 정기모임을 개최하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