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너무 온다. 올 겨울 들어 캘리포니아주에 11번의 ‘대기의 강’ 폭풍이 지나갔는데 다음 주에 또 한 차례의 눈과 비, 강풍이 예고돼있다.
오랫동안 비 없는 겨울과 기록적인 가뭄이 계속된 후 찾아온 역대급 폭풍우는 반가움을 넘어서 주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34년만의 폭설로 고립된 샌버나디노 산악마을에서는 12명이 사망했고, 곳곳에서 전기시설이 파손돼 20여만 가구가 정전 속에 추위를 견뎌야했다.
지난달 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내린 겨울폭풍 비상사태는 가주내 총 58개 카운티 중 43개 카운티에 달하고,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곳도 30여곳이나 된다.
특히 북가주와 중가주 지역의 홍수 피해는 심각하기 짝이 없다.
샌타크루즈 인근 파하로 강이 범람하면서 제방이 무너져 주택과 도로와 농지가 침수되고 수만명이 대피했으며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문제는 산악지대에 기록적으로 많이 쌓인 눈이 따뜻한 비로 인해 녹기 시작하면 중가주의 방대한 평지와 농지는 계속되는 홍수피해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범람하는 물을 바다로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범람원을 마련해 잡아두고 땅으로 스며들어 고갈된 지하수원을 확보하게 하는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기후대란은 서부지역만이 아니라 미 북동부지역에서도 발생, 심각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15일 뉴욕, 뉴햄프셔, 매사추세츠주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되고 수많은 가구가 단전 피해를 겪었으며 악천후로 3,000여편의 항공이 취소되는 대란이 이어졌다.
기후전문가들은 이런 겨울 우기가 앞으로도 더 자주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 이유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이제 우리는 폭염과 혹한, 가뭄과 홍수, 그 사이에서 많은 산불을 겪으며 극단을 오가는 기상변화 속에 살아가야할 것이다.
이미 올 여름부터 전례 없는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우려된다.
3년간의 라니냐 현상이 끝나고 엘니뇨가 찾아오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건조하고 가물며 기록적인 고온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