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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언어 여행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1-28 07:53:19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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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시인·수필가)

 

인생을 여행이라 했다지만 처음부터 알고 시작한 사람은 없다.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걷기도 하고, 때로는 오리무중 깊은 숲길을 만나기도 하고, 때론 진창인 길을 걸어가면서도 걷다보면 어디메 쯤이면 잘 포장된 편안한 길을 만날 것이란 희망을 품고 초연이 걸어가는 것이었다. 

생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은 사랑이었고, 배려였고, 아름답고 따뜻한 언어였다. 세상살이가 힘에 부쳐도 사랑의 언어가 스며들면 마음 속에선 찬양이 흘렀고, 세상으로부터 우겨 쌈을 당할 때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행복의 언어가 주변을 맴돌며 쉬지 않는 유희로 마음을 붙들어주었기에 내 삶은 언어 여행이었다 해두어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일 수도 있는 소중한 무언가를 함축하 듯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아픈 기억을 품기도 하고, 슬픈 세월을 넘기며, 상처를 보듬고 긴 여정을 걷고 또 걸어간다. 하루하루 아름다운 기억의 언어들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노라면 기쁨으로 단장한 선한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감사의 띠를 두른 일상들이 행복의 강에서 유영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내비칠 수 있게 될 것이다. 

행, 불행의 가늠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생들에 고만 고만한 부피와 무게의 삶을 나눔 받았지만 언어 여행의 이정표를 어느 쪽으로 기우려 삶을 답습하는지에 따라 행복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불행한 삶을 선택하게도 된다.

따뜻한 언어를, 푸른 하늘같은 언어를 품은 이들은 맑은 눈동자를 지녔고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다사로운 마음을 나누기 위해 따스한 언어를 품고 살아가기 때문이리라. 언어 여행의 보람은 소소한 일상에서도 표적처럼 가상한 삶의 긍지가 드러나 보이기 마련이다. 무슨 일을 진행해도 얻어지는 결과에서 만족감과 자랑스러움,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가치있는 인생을 꽃피울 수 있다. 좋은 언어를 품고 살아가면 좋은 삶이 열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요 삶의 정석이다. 

언어 여행이란 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모든 언어의 시작과 출발은 어머니라 할 수 있겠다. 태중에서부터 엄마 마음과 언어 여행에 동행하고 있었고, 세상을 만나면서도 언어 습득은 어머니로부터였고, 언어 사용법까지 어머니를 비롯해 가족들과 더불으며 듣고 배우고 전수받으면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내 어머님께서는 일찍이 글을 깨우쳐 주시고 그 시절로는 귀했던 동화책이며 새 벗, 소년, 어린이 등 잡지를 접하게 해주셨고 자작 동화를 쓰도록 지도해주셨다. 유년에서부터 쓰는 행위에 매료되고 있었던 것 같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표현이며 동시에 인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인식하고 깨달으며 생각 울타리를 어떻게 정립시켜야 할지를 스스로 배우게 된다. 살다보면 설정해둔 미래가 현재 삶을 억압하며 지배하려 흔들어대기도 하지만 미래가 현재를 세워주는 지지대가 되어주기도 했기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음줄이 나의 현재이고 미래이다. 

매주 한 편의 글을 퇴고하는 과정이 두려움이지만, 이 두려움조차도 여기까지 오게 한 마중 물이었다고 생각한다. 글을 보내고 이 두려움에서 잠시 벗어나다보면 이겨낼만한 두려움이었음에 감사가 넘친다.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다시 쓰는 일이 내 삶이요 문학의 길이 아닐까 하는 어설픈 깨달음을 얻는다. 글을 쓴다는 것 또한 언어 여행의 답습이다.

사람을 만나고 그 속에서 소재를 얻고 글로 옮기는 과정들이 문학이라는 존재의 거처이다. 육신이 영혼의 거처이듯 글쓰기가 연륜이 더해 갈수록 난해해지고 있음도 언어 여행의 본향을 찾아가는 여정일 것이다. 글쓰기로 언어 여행에 집중하다 보면 좋은 글쓰기는 살아온 궤적의 행보를 응시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작업임을 갈수록 그 한계를 통감하게 된다. 내면 깊숙히 들여다 보는 것이 글쓰기 훈련이요, 때로는 몸살을 앓을 만큼, 호흡이 힘들 만큼의 떨림이 유발되기도 했던 것까지도 언어 여행의 고단한 일면이었다.

따스함과 평안을 끼치는 글이기를 바램하며 퇴고에 앞서 간곡한 기도로 준비를 한다. 독자님들에게 한 소절이라도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글이기를 소원하지만, 글 짜임새부터 문단의 얼개와 표현 모양새가 부자연스러울 땐  읽는 이들의 마음 문마저 닫게 하지는 않으려나, 두려운 긴장감이 팽팽하게 노구를 감싸기도 한다. 

하지만 글쓰기에 고심한 만큼 짜릿한 탈고의 기쁨도 누릴 수 있음이요, 혼자 떠나는 언어 여행에선 자유와 기적이 기다려주기도 하고, 낯섦을 만나게 될 길 떠남의 설렘이 긴장감을 풀어주기도 한다. 해서 닿지 않는 풍부한 언어와 소재와 표현 능력의 완만한 능선을 그려내기 위해 한계 없는 언어 여행을 이어갈 것이다. 언어 여행에서 만나게 될 설핏하고 촘촘한 우여곡절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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