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바람 부는 호숫가에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12-15 07:50:47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최 모세(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최 모세(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바람 부는 날이면 캐디널 호수(Cardinal Lake)를 찾아 차를 멈춘다. 삶이 힘들고 답답할 때는 세상사 잊고 온갖 시름을 내려놓기 위해 찾는 곳이다.

빛을 잃은 영혼과 무기력해진 자신을 추스르는 순간, 응어리진 감정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있다. 지친 영혼이 회복되며 삶의 새로운 의미와 결핍된 사랑의 감정이 살아나는 희열을 느낀다. 호반에 밝은 햇살이 쏟아지고 있는 아늑한 풍경에 가슴에는 풍요로움이 가득 차오른다. 삶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 호반의 풍경은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호수를 스치면 수면에 부서지는 눈 부신 햇살은 물결의 어루만짐을 즐기며 반짝이고 있다.

자신의 내면에서 밝은 빛을 반짝이게 하는 것, 이런 열망의 순수함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살아가면서 인간관계에서 덧없는 생각으로 바람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변칙과 어리석음으로 시련을 겪게 되는 고통과 아픔이 있다. 

이러한 인간의 어리석음을 구약 성경 전도서에서는 수 없이 되풀이해서 권면 하고 있다. 

“내가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본즉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전: 1-4)

진실하고 오류가 없게 하는 잠언의 말씀처럼 “허탄과 거짓말을 자신에게서 멀리하는 것”(잠: 30-8)이 거짓된 말을 분별할 지혜의 선한 방법으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빛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라 눈으로 해를 보는 것이 즐거운 일이로다”(전: 11-7)

자연의 바람 부는 호숫가에서 바람의 부드러운 어루만짐으로 내적 갈등에서 벗어나 현재의 중요성에 대해 숙고하게 된다. 

호수의 출렁거리는 검푸른 물결을 바라보는 순수를 회복한 마음에 영화 테마 뮤직 중에서 피아노(Piano by Roger Williams)의 애잔한 선율이 흐르고 있다. 

가슴 시리게 하는 ‘옛 여인’(The old Woman)의 간주곡도 이별의 슬픈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한 아름다운 선율의 곡이다.

영화 ‘수퍼맨’의 주연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Christopher Reeve)가 젊은 날에 출연했고 음악은 영화음악의 귀재인 ‘존 베리’가 작곡했다. 

존 베리(John Barry)는 이 영화에서 ‘라흐마니노프’(S, Rachmaninoff)의 피아노곡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을 삽입곡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곡에 흐르는 비장미가 영화의 비극적인 슬픈 사랑의 주제와 잘 어울려 한층 더 극적인 효과를 높이고 있다.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의 감미로운 선율은 늦가을의 낭만적인 시흥을 한껏 돋우고 있다. 

슬픔에 잠기게 하는 원초적인 그리움은 내면에 격정적인 물결을 일으키며 파고를 높이고 있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다.

호수의 물결 위에 띄워 보내는 사랑의 갈망과 깊은 탄식은 오히려 사랑의 아픔을 더해주고 있는 감정의 아이러니(irony)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 시인의 그리움의 시 구절이 가슴을 적신다.

“그리움은 생명이 있는 사랑의 씨앗이다” 용혜원목사, 시인의 문장이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리움의 대상은 연인 가족 옛친구 고향, 인간관계에서 맺어진 지인 등이 세상을 떠났을 때의 애석함, 사랑의 감정과 자신이 추구하는 정신적 가치와 조국애일 수도 있다.

이민 생활에서 고국에 대한 향수에 젖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베르디’(J, Verdi) 작곡 오페라 ‘나부코: Nabucco’ 중에서 ‘히브리 노예의 합창’과 한국 가곡 ‘가고파’ 대중가요 ‘고향초’ ‘향수’ ‘그리운 금강산’ 등이 우리의 심금을 울려주고 있다.

히브리 노예의 합창은 구약성경 시편 137편의 바탕을 둔 유대민족이 바벨론의 포로가 되어 바벨론 강가에서 조국인 시온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애절한 노래이다.

‘주제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가 이 오페라를 초연한 1842년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의 압제하에서 신음할 때였다.

‘히브리 노예의 합창’은 이태리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제2의 이태리 애국가가 되었다.

고국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을 언급하는 것은 사족이 될 것 같다.

슬픔의 정서로 감정의 정화를 통해 삶의 순수를 회복하는 역설이 영혼과 마음을 빛의 충만함으로 채우게 된다.

자동차의 활짝 열어젖힌 창문으로 불어오는 바람과 호수의 물결이 철석거리는 자연의 음악을 들으며 호숫가를 떠나고 있다.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바람 부는 호숫가에서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바람 부는 호숫가에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조지아 식료품비 전국 6위, 2026년은 중고차의 해,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사회 동정까지!
[애틀랜타 뉴스] 조지아 식료품비 전국 6위, 2026년은 중고차의 해,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사회 동정까지!

[12월 넷째 주 조지아 다양한 소식!]“조지아 성탄 연휴 교통사고 15명 사망·137명 부상”“도라빌 주택가에 경비행기 추락… 인명 피해는 없어”“조지아 독감 ‘심각’ 단계 진입

[수필] 멈추었던 크리스마스, 사랑으로 다시 흐르다

유사라 (사랑의 어머니회 수필교실) 어릴 적 크리스마스는 늘 설렘이 가득한 날이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대하며 친구와 만나기로 했던 날, 친구는 약속 장소에 뜻밖의 사람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자영업자도 메디케어에 가입해야 하나요?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자영업자도 메디케어에 가입해야 하나요?

최선호 보험전문인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은퇴와 건강보험은 늘 고민거리다. 고용주를 통해 직장 건강보험을 제공받는 일반 근로자와 달리, 자영업자는 보험 선택부터 비용 부담까지

2026 월드컵 티켓 전쟁 '1억 5천만 건' 신청 접수
2026 월드컵 티켓 전쟁 '1억 5천만 건' 신청 접수

3차 티켓 예매 1월 13일 마감, 추첨 2026년 FIFA 월드컵을 향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열기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준결승전 개최지로 선정된 애틀랜타를 포함한 북미 전역의

주말 도심 청소년 집단난동...부모도 형사처벌
주말 도심 청소년 집단난동...부모도 형사처벌

애틀랜틱 스테이션서 400여명 난동 총기 발사도...경찰, 10대 5명 체포 지난주 토요일인 27일 저녁 애틀랜틱 스테이션에서 벌어진 400여명의 청소년 난동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한인타운 동정〉 '다올 평생문화교육센터 회원모집'
〈한인타운 동정〉 '다올 평생문화교육센터 회원모집'

다올 평생문화교육센터 회원모집한인노인회가 운영하는 센터는 55세 이상 등록할 수 있으며, 겨울학기는 1월 14일-2월 26일(접수마감은 1월 7일). 회원 가입비 1년 100달러이

[비즈니스 포커스] 스와니 ‘K-필라테스 스튜디오’ : “좋은 움직임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
[비즈니스 포커스] 스와니 ‘K-필라테스 스튜디오’ : “좋은 움직임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

체계적인 맞춤형 지도신체 균형과 재활 도와자이로토닉 및 댄스 결합한 차별화된 프로그램 제공 건강한 삶을 위한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 애틀랜타 스와니에 체계적이고 전문

스와니 월마트서 상습 '바바리맨' 검거
스와니 월마트서 상습 '바바리맨' 검거

노출 후 도망치다 검거돼상습 전과자, 출입금지돼 스와니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음란 행위를 저지른 남성이 보석으로 풀려난 가운데, 이 남성이 과거에도 수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인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올 한 해도 애틀랜타 및 동남부 한인사회도 숨가쁘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대규모 이민단속으로 동포들의 마음은 타들어갔고, 관

귀넷 인접서 지역경찰·ICE 합동 이민단속
귀넷 인접서 지역경찰·ICE 합동 이민단속

호쉬턴 경찰 교통단속 현장에ICE 요원 동행...불체자 체포 귀넷 인근 지역에서도 지역경찰이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과 불법체류 이민자 단속에 공조한 사실이 드러났다.30일 AJ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