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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칼럼〉디지털 시대의 책 읽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8-06-12 23:23:44

화요칼럼,장승순,디지털 시대의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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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칼럼>디지털 시대의 책 읽기
<화요칼럼>디지털 시대의 책 읽기

장승순<조지아텍 재료공학과 교수>

지인과의 점심 식사 시간에 우연히 책 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삼십 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 대학생 시절을 떠올리다 보니, 해야 할 전공 공부는 뒷전이고 읽고 싶거나 읽어야 할 책들을 끼고 씨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늘 숙제와 시험의 무거운 짐을 지고 졸업 후의 진로를 위해 자신의 스펙을 채우며 분주하게 살아가는 현재의 대학생들을 보면, 그 당시의 대학가는 낭만적이었구나 라는 생각까지 든다.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여 책을 읽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책 읽기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일단 자기 소개의 취미란에 단골처럼 기입하는 취미 활동으로서의 독서를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음악 감상, 영화 감상과 마찬가지로 현실의 생업 외에 여가시간을 통해 즐기는 것이라는 의미다. 이렇게 여가 시간에 즐기는 취미로서의 독서라면, 바쁜 일상 가운데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셈이 되겠지만, 사실 책 읽기는 훨씬 진지하고 근본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필자가 보낸 대학 시절은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 독재의 시절이었다. 서슬 퍼런 독재의 억압 가운데, 소위 기성 세대였던 어른들이 먹여 살려야 할 가족들 때문에 바르지 못한 현실에 순응하며 살았다면, 많은 피끓는 젊은이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하며 진실과 정의, 그리고 진리를 위해 싸웠다. 이런 상황에서 어른들이 가르쳐 주지 않는 진리를 스스로 고민하여 깨우치기 위한 거의 유일한 통로가 '책 읽기'였고, '책 읽기'는 단순한 취미라기 보다 이 세상을 향해 질문하는 목마른 영혼들에게 진리와 정의라는 생수를 공급해 주는 우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제 정보 통신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우리의 '책 읽기'는 종이에 인쇄된 책 읽기를 넘어 디지털화된 매체로까지 확장되었다. 간편하게 휴대폰을 들여다 보며 디지털 공간에서 가상의 경험을 하고 다양한 정보를 소비하고 유통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읽고 듣고 느낄 수 있다. 이런 편리한 디지털 세상에서 '책 읽'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무한한 정보의 바다에서 말초적 흥미를 추구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우리는 '책 읽기'를 통해 시대와 공간을 뛰어 넘어 위대한 스승들이 남긴 역작들을 통해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과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을 수 있다. 결국 발달한 디지털 세상에서도 '책 읽기'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는 '책 읽기'의 주체가 되어 무엇을 읽고 어떤 생각을 이어갈 것인지 선택하고 결정할 책임을 가지며, 그 때에 '책 읽기'는 디지털 세상에서도 우리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좋은 우물이 되지 않을까. 

종종 먹고 사는 문제의 긴급함과 절실함은 책 읽을 시간을 빼앗아 버리기도 하고, 예능 프로그램은 지친 몸과 마음에 잠시의 위로를 약속하며 우리를 유혹한다. 그러나 우리가 욕망에만 이끌리는 존재가 아니라 그 너머를 바라보며 스스로 노력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다시금 진지한 '책 읽기'를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아직 결론 맺지 못한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과 답을 생각하다 보면, 또한 나와 함께 '책 읽기'의 길을 걷는 친구들과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면, 우리가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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