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할 의(疋-14, 4급)
*물을 문(口-11, 7급)
의문은 쌓일수록 좋으나, 의심은 그렇지 않다. 의심이 의심을 낳아서 자꾸 쌓이게 되면 계획을 ○치게 된다. 먼저 ‘疑問’이란 두 글자를 샅샅이 뒤져본 뒤에 빈칸에 들어갈 말을 알아보자.
疑자의 원형에 대하여는, 갈래 길을 만난 사람이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를 몰라 망설이는 모습이라는 설, 뒤뚱거리는 아이의 걸음걸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라는 설이 있다. ‘알듯 말듯하다’(dubious)가 본뜻인데 ‘의심하다’(doubt) ‘두려워하다’(be afraid of) 등으로도 쓰인다.
問자는 ‘묻:다’(ask)가 본뜻이니 ‘입 구’(口)가 의미요소이자 부수로 쓰였고, ‘문 문’(門)은 발음요소이기 때문에 의미와는 무관한데, 의미를 부여하여 억지로 해석한 책들이 많다.
疑問은 ‘의심(疑心)하여 물음[問]’, ‘의심스럽게 여김’ 또는 그런 일을 이른다. 묻는 일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침이 없다. 배우고 묻고 하는 일을 바로 ‘학문’(學問)이라 한다.
‘상서’ 또는 ‘서경’이라고도 하는 책에 다음과 같은 명언이 나온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다. 원문은 4+4 여덟 글자 밖에 되지 아니하니 외우기도 참 좋다. 우리말 번역을 33332로 맞추느라 고민을 좀 했다.
“의심이 쌓이면 계획을 망치게 되고, 태만과 소홀은 정사를 거칠게 한다.”
蓄疑敗謀, 축의패모
怠忽荒政. 태홀황정
- ‘尙書’.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우리말 속뜻 논어> 국역인
(jeonkj@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