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전이암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로 종양 개선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전이암 환자의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지석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와 김경환(방사선종양학과)ㆍ안중배ㆍ김한상(종양내과)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은 ATM 및 BRCA1/2 돌연변이 유전자가 전이암 환자의 방사선 감수성과 치료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3년 10월~2019년 2월 연세암병원에서 전이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시행한 66명(91개 병변)을 대상으로 ATM 및 BRCA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한 방사선 치료 반응률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ATM과 BRCA1/2 유전자에 모두 돌연변이가 나온 환자군은 방사선 치료를 받은 종양이 30% 이상 감소(부분 관해)하거나 완전히 없어지는(완전 관해) 비율이 80%에 달했다(p=0.007). 이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모두 없는 환자군에 비하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18.5%).
이 중 방사선 치료를 받은 종양이 완전 관해(암 치료 후 검사에서 암이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 비율도 확연히 높았다.
ATM과 BRCA1/2 유전자에 모두 돌연변이가 나온 환자군의 완전 관해 비율은 60%로, 돌연변이가 모두 없는 환자군인 2%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방사선 치료 반응이 지속되는 비율도 큰 차이가 났다. ATM과 BRCA1/2 유전자 모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반응 지속 중위기간이 18개월에 달했으나, 돌연변이가 없는 경우 4.5개월에 그쳤다.
김경환 교수는 “이번 연구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결과에 따른 방사선 치료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항암 약물 치료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맞춤형 치료가 방사선 치료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장지석 교수는 “하지만 전이암에서 방사선 치료가 가능한 경우는 병변 개수가 적어야 하며, 개수가 적더라도 암종ㆍ다른 치료 옵션 등 여러 임상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실제 방사선 치료가 도움될지는 반드시 다학제 진료를 통해 치료 여부가 정하며 더 많은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최근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