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 소염 작용
스포츠음료 비해
훨씬 더 효과 높아
운동을 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시합 날 ‘무얼 먹여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영양도 챙겨야 하고 시합 결과까지 챙겨주는 음식이라면 금상첨화다. 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바나나다. 준비가 수월하고 먹기도 편해서다. 하지만 바나나보다는 스포츠 음료를 즐겨 찾는 자녀들이 더 많다.
바나나와 비슷한 영양분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맛도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녀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스포츠 음료보다는 바나나를 먹이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 운동 선수들이 운동 후 쉽게 겪는 염증 발생 증상에 스포츠 음료보다는 바나나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선수들이 경기 중간 스포츠 음료나 바나나와 같은 과일을 먹는 이유는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위해서다. 탄수화물은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줄 뿐만 아니라 운동 능력을 오랫동안 지속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영양소다. 유명 육상 선수와 수영 선수들이 경기 전 많은 양의 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탄수화물은 경기 중 근육에 연료를 공급하고 ‘생리적인 스트레스’(Physiological Stress)를 줄여준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소염제 작용까지 하기 때문에 운동선수들에게는 필수 영양소로 여겨진다.
스포츠 음료가 대표적인 탄수화물인 당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인공 향료 등 화학 첨가제도 섞여 있어 일부 운동선수들은 멀리하고 있다. 반면 바나나와 같은 과일은 천연 당분인 ‘과당’(Fructose)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화학 첨가제 걱정이 없기 때문에 스포츠 음료 대용으로 자주 추천되는 음식이다.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바나나와 스포츠 음료의 효능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연구팀은 사이클 선수 20명에게 약 47마일에 달하는 거리를 경주하도록 하면서 한 그룹은 수분만, 다른 그룹은 스포츠 음료 8온스 또는 바나나 반개씩을 30분마다 섭취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경기 전, 경기 도중,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의 혈액을 채취해 염증 지표와 대사 물질 상태 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분만 섭취한 운동 선수의 혈액에서는 높은 수준의 염증 지표가 관찰됐다. 반면 스포츠 음료나 바나나를 섭취한 운동 선수의 염증 지표 수준은 훨씬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음료나 바나나를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한 운동 선수의 경우에는 물질대사 스트레스 역시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이 밝혔다.
이처럼 스포츠 음료와 바나나가 운동 선수의 운동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전자 활동에서만 유독 차이를 보였다. 운동 도중 바나나를 섭취한 운동 선수의 혈액 세포의 경우 ‘콕스-2’(COX-2)로 알려지 효소의 생성이 더디게 나타났지만 스포츠 음료를 섭취한 운동 선수에게는 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콕스-2 효소는 호르몬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로 프로스타글란딘은 염증을 일으키는 호르몬이다. 따라서 콕스-2 효소가 적게 생성될수록 격렬한 운동 뒤 자주 발생하는 염증 증상 역시 덜 나타난다. 대표적인 소염제 성분인 ‘이부프로펜’(Ibuprofen)가 콕스-2 억제 작용을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는데 바나나가 천염 소염제 역할까지 한다는 연구 결과다. <준 최 객원기자>
운동할 때 바나나가 스포츠음료보다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