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이스트먼 음대
‘사드 보복’일환 해석
미국 명문 음대 중 하나인 이스트먼 음대 오케스트라가 오는 겨울로 잡혀 있던 중국 공연 일정을 갑작스레 취소했다. 미중 무역전쟁 탓이 아니다. 중국 정부가 한국 국적의 유학생 3명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불거진 한중 갈등의 불똥이 엉뚱하게 미국 음대로까지 튄 셈이다.
30일 NBC뉴스에 따르면 뉴욕주 로체스터 소재 이스트먼 음대의 자말 로시 학장은 “모든 단원이 갈 수 있을 때까지 (중국) 투어를 연기한다”면서 이 학교 오케스트라인 ‘이스트먼 필하모니아’의 공연 취소 소식을 발표했다.
당초 이스트먼 필하모니아는 이번 겨울 중국 8개 도시에서 12일 동안 투어 공연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중국 정부가 오케스트라에 소속돼 있는 한국인 학생 3명의 비자 승인을 거부하며 제동이 걸렸다.
로시 학장은 전날 밤 학교 홈페이지에 ‘학장으로부터의 편지’를 띄우며 이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2016년 한국에 미사일방어시스템을 배치하기로 한 결정과 관련이 있고, 중국은 한국의 예술가가 자국에서 공연하는 걸 막음으로써 대응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단원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비자 발급 거부’ 통보 이유를 이같이 설명한 것이다.
로시 학장은 고민 끝에 한국인 단원 없이 중국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지만 재학생과 동문들의 거센 반발로 결국 공연을 취소하기로 했다.
NBC는 “중국의 (한국인) 학생 비자 발급 거부는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K-팝 아티스트들이 큰 영향을 받았다면서 이제는 클래식 음악을 하는 학생들한테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