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장·매니저등 역할경계 무너진 지 오해
반이민정책 요인 등 한인직원 구인 힘들어
#1>한식당 업주 A씨는 최근 주방 보조를 히스패닉 직원으로 바꿨다. A씨는 “갑자기 기존 직원이 그만둔 상태에서, 한달이 걸려도 마땅한 한인 직원을 구할 수가 없었다”며 “결국 타민족 직원을 고용하게 됐는데 일을 빨리 배우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2>공항 남쪽에서 뷰티서플라이이 업체를 10년째 운영해 오고 있는 한인 B씨도 최근 가게 매니저를 흑인으로 채용했다. 지금까지는 줄곧 매니저로 한인을 채용해 왔지만 최근 한인 매니저가 그만 둔 뒤 적격 한인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B씨는 "예전에는 한인 신문사나 온라인 게시판에 구인 광고를 내면 쉽게 자격을 갖춘 한인들을 매니저로 고용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인 업소들에서 타민족 직원 비율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한인 직원들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한인 직원들의 빈자리를 히스패닉을 비롯해 다양한 인족의 직원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둘루스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식당내에서 한인과 타민족이 맡는 역할이 예전에는 구분됐지만 이제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라며 “한식당은 물론 중화요리 주방에도 타민족 주방장들이 입성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히스패낵 등 타민족 직원들이 진출한 식당업계와는 달리 매니저급의 경우 한인들로만 채워졌던 뷰티 서플라이 업계도 최근 들어서는 타민족 매니저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흑인이나 히스패닉 고객들이 거의 전부인 업종 특성상 직원들 대부분이 이들 인종들로 구성돼 있지만 한인 매니저들이 업소 운영을 총괄해왔으나 현재는 이 자리마저도 타민족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
이같은 한인 직원 기근 현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더불어 한국으로부터 한인들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한인들의 방문 목적도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 과거에는 돈을 벌기 위해 미국을 찾았지만 이제는 자녀 교육이나 투자 등 다른 목적을 위해 미국을 찾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애틀랜타 조지아 한인 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이제 한인 업소들도 한인 직원을 고집하기 보다는 타민족 직원을 구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을 정도로 업주의 생각도 많이 달라지고 있는것 같다”며 “미국내 불경기와 더불어 이민 문이 좁아지면서 한인 인력난은 앞으로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우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