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및 경력 위조 의혹으로 미국판 ‘신정아 사건’의 중심 인물이 된 연방 국무부의 한인 여성 고위 관료(본보 14일자 보도)가 결국 사임했다.
NBC방송의 보도로 학력을 과장하고 자신의 얼굴이 표지에 실린 타임지를 가짜로 만들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미나 장 국무부 분쟁안정국(CSO) 부차관보가 1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사직서에 따르면 장 부차관보는 “현시점에서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유일하게 남은 선택지는 사직”이라고 사유를 밝혔다.
장 부차관보는 사직서에서 국무부가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았다며 원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나의 자격이나 성품이나 인성을 공격하는, 오로지 빈정거림에 기반한 인격 살인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국무부의 상관들은 날 보호해주거나 나서서 진실을 말해주길 거절했고, 내가 나에 대한 거짓 비난에 맞서 답할 기회를 주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 부차관보는 국무부 내부의 문화와 분위기도 비판했다. 그는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국무부의 정무직 관리와 직업 외교관들은 역사상 최악이자 가장 깊은 도덕적 위기에 부딪혔다”며 “국무부의 사기는 바닥이며 한때 미국 외교 부처의 특징이었던 전문성과 동료 간의 협력관계는 모두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장 부차관보의 사임과 관련한 폴리티코의 질의에 국무부 대변인은 즉각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장 부차관보 측 대변인은 사직서와 이전에 낸 NBC 보도 내용에 대해 반박문 외에는 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NBC는 장 부차관보가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생’이라고 밝혔으나 실상은 7주짜리 과정을 이수했으며, 자신의 얼굴이 표지에 실렸다고 내세운 ‘타임’도 가짜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장 부차관보는 반박문을 내고 하버드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한 적이 없으며, 타임지 표지도 친구들이 한 예술가에게 자신의 얼굴이 들어간 타임 표지를 만들도록 의뢰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