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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공 잘 찬다고 월클 아냐…인품을 동반해야"

한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4-04-17 11: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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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의 지혜, 책에서 얻어…"월클은 실력과 인품 겸비해야"

손웅정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아이 재능보다 부와 성공쪽으로 유도하는 ‘앞바라지’ 부모 많아

 

밝은 표정의 손웅정 감독 =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밝은 표정의 손웅정 감독 =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흔히들 자식에게 친구 같은 부모가 되어 줘야 한다고들 하는데 저는요, 그거 직무 유기라고 봐요."

손웅정 씨는 최근 출간된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서 이 같은 교육관을 피력했다. 그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의 아버지다.

SON축구아카데미의 감독이기도 한 그는 "친구 같은 부모"가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애가 습관적으로 뭘 좀 잘못해서 고쳐야 할 부분이 있어. 근데 친구끼리 그게 돼요? 아니 못 고쳐. 친구가 지적은 할 수 있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끝끝내 말해줄 수 있는 건 부모뿐이라고요."

골 세리머니하는 손흥민 <연합>
골 세리머니하는 손흥민 <연합>

손 감독은 "큰 부모는 작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우고,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작게 키운다"는 생각으로 자식들을 키웠다고 한다. "자식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이 진짜 부모"라는 신념도 지녔다고 했다. 그래서 아들에게 어떨 때 행복한지, 꿈은 무엇인지 늘 질문했다. 돌아오는 손흥민의 답변은 항상 같았다. "나는 축구하는 게 가장 행복해."

손흥민은 기본기를 익히는 데만 7년의 세월을 쏟아부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겨움을 느꼈을 법한데, 짜증 한 번 안 냈다고 한다.

"짜증요? 흥민이가요? 아니 자기 꿈이 여기 있는데 무슨 짜증을 왜 내겠어요. 제가 무서워서 순순히 따랐는지도요(웃음)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하면요, 저 아주 매섭게 혼냈거든요. 흥민이 장점이요? 음, 매사에 비교적 인정을 잘한다? 네 인정은 좀 잘해요."

18세 무렵 손흥민<연합>
18세 무렵 손흥민<연합>

손 감독이 자식에 대해, 교육관에 대해, 그처럼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많이 공부했기 때문이다. 학교 공부가 아닌, 삶의 지혜가 담긴 책을 통해서였다. 그는 책을 읽으며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어떻게 살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고 한다.

손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학교 공부는 등한시했다. 자신을 틀에 집어넣으려는 학교 교육에 대해 일정한 반감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1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학창 시절엔 반항아였다. 선생님들이 (나를) 틀에 넣으려고 해 자꾸 뛰쳐나가려고 했다"고 회고했다. 대신 책은 어린 시절부터 계속 읽었다고 했다.

"그때도 공부의 기본은 독서라 생각했어요.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려면 독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죠. 미래를 여는 열쇠는 책에 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책 읽기는 곧 습관이 됐다. 책 한권을 열독했다. 줄을 그어가며 세 번씩 읽고 독서 노트까지 기록했다. 노트까지 쓰고 나면 망설임 없이 책을 버렸다. 일단 청소하는데 거추장스러웠다. 또한 책을 모으면 "자랑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 감정이 싫었다고 했다. 연간 200~300권씩 읽었다고 하니, 버린 책도 수천권은 족히 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그는 시간 날 때마다 서점에 나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책을 통해 읽어 내려간다고 한다. 생업에 종사하랴 자식 키우랴 시간 내기 어려웠지만 책 읽기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정성만 기울이면 아무리 바빠도 낼 수 있는 게 시간이라고 그는 믿었다. 누워서, 화장실에서도, 이동할 때도 책을 읽어 '삼상지학'(三上之學)이란 말을 만들어낸 중국 송나라 문인 구양수처럼 "시간만 낸다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책 읽는 모습 <연합>
책 읽는 모습 <연합>

책에 '진심'이었지만, 자식들에게 독서를 강요하진 않았다. 그저 읽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한다. "저는 가난만 대물림되는 게 아니라 부모의 게으름, 부지런함, 청소하는 습관도 대물림한다고 생각해요. 어디 가서 사람과 사람 간에 선을 넘지 않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식들도 (그런 태도를)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책이란 지식의 집대성이고, 그런 수많은 책을 읽다 보면 지식은 흩어져도 그 정수인 지혜는 마음에 남기 마련이다. 그가 수많은 지식에서 증류한 지혜는 겸손함이다. 그런 겸손은 인품으로 드러난다. 그가 손흥민에게 늘 강조하는 것도 인품이라고 한다.

"공 하나 잘 찬다고 해서 월클(월드클래스)이 되는 건 아닙니다. 인품을 동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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