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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푸바오, 영원히 기억할게"…울음바다 된 푸바오 배웅길

한국뉴스 | 사회 | 2024-04-03 09:18:57

울음바다 된 푸바오 배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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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팬 6천명 새벽 4시부터 정문 앞 장사진…제주서 배웅 오기도

소음에 놀랄까봐 조용한 이별…강철원 사육사, 모친상에도 중국길 동행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1천354일간 '행복·힐링의 아이콘'

강철원 사육사와 송영관 사육사가 3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강철원 사육사와 송영관 사육사가 3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푸바오 팬들이 3일 오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를 실은 특수차량을 보며 배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푸바오 팬들이 3일 오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를 실은 특수차량을 보며 배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에게 행복을 전해 준 푸바오, 중국에 가더라도 널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할게. 널 만난 건 기적이었어."

국내에서 탄생한 1호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옮겨지는 3일 오전 에버랜드에는 6천여명의 팬이 모여 푸바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새벽 4시부터 정문 앞에서 입장을 대기한 팬들은 비가 오고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온 김윤정 씨는 "푸바오가 가는 길을 마지막으로나마 보고 싶어서 멀리서 왔다"며 "우리에게 행복을 준 보물 푸바오의 행복을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왔다는 또 다른 팬은 "오늘 새벽 일찍 출발해 좀 전에 도착했다"며 "푸바오로 인해 많은 행복을 받았기 때문에 마지막 배웅길에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푸바오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측이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로 옮겨진다.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생활한 지 1천354일 만이다.

 

◇ 강바오 편지에 눈물바다 된 배웅 행사 현장

특수 무진동차량에 탑승해 오전 10시 40분 판다월드를 출발한 푸바오는 에버랜드 퍼레이드 동선을 지나 오전 11시 장미원 분수대 앞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팬들은 미리 준비해 온 깃발을 흔들면서도 푸바오가 소음에 놀랄까 봐 조용히 이별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날 모친상에도 불구하고 푸바오의 중국길에 동행하기로 한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던 푸바오, 제2의 판생을 위해 먼 여행을 떠나야 하는 날이네"라며 "검역을 받는 중에 번식기까지 잘 견뎌낸 네가 정말 고맙고 대견하다. 이제 푸바오는 어른 판다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모든 과정을 다 해냈구나. 할부지는 대견스럽단다"라고 전했다.

이어 "네가 새로운 터전에 도착할 때까지 할부지가 곁에 있어 줄게. 넌 어느 곳에서나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너는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할부지의 영원한 아기판다야. 할부지에게 와줘서 고맙고 감사하구나. 푸바오 사랑해"라고 덧붙였다.

편지를 읽은 후 그는 팬들에게 "잘 데려다주고 돌아오겠다"며 "푸바오를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강 사육사가 편지를 읽는 동안 푸바오와의 이별과 모친상을 당한 강 사육사의 사연에 소리 내 우는 팬들의 모습도 보였다.

팬들은 울음을 삼키면서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푸바오야 잘 가, 행복해야 해", "푸바오야 사랑해"라고 읊조리며 푸바오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에버랜드는 SNS로 사전 모집한 고객들의 응원 메시지를 유채꽃 모양의 디자인에 담아 푸바오를 위한 꽃길을 마련했다.

120만 송이 봄꽃이 가득한 포시즌스 가든의 대형 LED 스크린(가로 24m, 세로 11m)에는 푸바오 사진과 특별 영상을 상영했다.

에버랜드는 비를 맞으면서도 새벽부터 배웅 행사를 기다린 팬들을 위해 오전 10시 30분까지 정문 인근 3개 식음료 매장에 입장한 배웅객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했다.

배웅 행사 현장에는 AP, AFP, 신화통신 등 외신과 국내 취재진 수십명이 몰려 푸바오의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 '돌발 사고 없게'…특급 이송 작전

에버랜드는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간 중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푸바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이송 준비를 해왔다.

이동 중 흔들림으로 인한 안전사고, 외부 접촉에 따른 위험 요소 등을 차단하기 위해 가로 190cm, 세로 130cm, 높이 135cm, 무게 270kg의 특수 케이지를 마련해 푸바오가 적응할 수 있게 충분한 연습을 진행했다.

에버랜드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구간별로 관할 경찰이 수송 차량을 에스코트한다.

아울러 푸바오가 낯선 환경에서도 안정을 찾게 에버랜드 출발부터 중국 선수핑 기지 도착까지 모든 과정에는 강 사육사가 동행한다.

중국 측에서도 이송 7일 전 판다 전문 수의사를 에버랜드로 파견해 이송 준비를 함께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에 푸바오가 탈 전세기 외에 예비 전세기를 마련해 놓고 비상 상황에도 대비했다.

푸바오가 타는 전세기에는 강 사육사와 중국 수의사가 동승해 20∼30분 단위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게 된다.

기내 온도는 판다가 좋아하는 18℃로 유지되며 기압은 다른 여객기와 동일한 수준이다.

기내에는 대나무, 워토우, 당근, 물, 사과 등 푸바오가 비행 중 먹을 충분한 음식과 9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비상 약품도 준비됐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중국 CCTV와 맺은 협약을 통해 푸바오의 중국 생활 모습을 팬들에게 지속해서 전할 계획이다.

 

◇ 행복을 준 보물 1천354일간의 진기록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자연번식으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국내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인 푸바오는 그간 에버랜드에서 생활하면서 '용인 푸씨'나 '푸공주', '푸뚠뚠' 등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푸바오 이름 짓기 대국민 이벤트에는 5만명이 참여했으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 때는 SNS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행복과 힐링의 아이콘이 돼줬다.

특히 2020년 12월 푸바오가 강 사육사 다리에 매달려 조르는 영상은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에서 조회수 1천600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강바오와 팔짱 끼고 휴대폰 보는 데이트(2천400만 뷰), 송영관 사육사에게 업혀 퇴근하는 모습(720만 뷰) 등 다양한 영상이 화제가 됐다.

많은 시민이 푸바오의 성장 모습을 SNS로 지켜보며 랜선 이모, 삼촌을 자처하게 됐고, 아이바오, 사육사들과 함께 육아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푸바오의 팬이 됐다.

지금까지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와 '말하는 동물원 뿌빠TV'에는 1천100여 건의 푸바오 영상이 게재됐고, 누적 조회수는 5억뷰에 달한다.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는 2023년 7월 업계 최초 구독자 100만명을 넘어 이날 현재 132만명을 기록했다.

푸바오가 대중에 공개된 2021년 1월부터 지난달 3일까지 1천155일간 판다월드 방문객 수는 550만명으로,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국민 10명 중 1명이 푸바오를 만난 셈이다.

특히 멸종위기종 보전 협약에 따라 푸바오가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옮겨진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한해간 판다월드 입장객만 215만명에 달했다.

푸바오 관련 카카오톡 이모티콘 또한 출시 직후 인기 순위를 휩쓰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푸바오 이모티콘은 2021년부터 1탄 '푸바오는 한 살', 2탄 '푸바오는 세 살', 3탄 '푸바오는 우리 딸', 4탄 '푸바오는 우리 언니'까지 총 4차례 출시됐는데, 2탄부터 4탄까지는 공개 하루 만에 종합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바 있다.

<연합뉴스>

강철원 사육사가 3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강철원 사육사가 3일 오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푸바오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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